올해 국내 1천대 기업 최고경영자(CEO) 10명 중 3명은 1960년에서 1964년 사이 출생자로 조사됐다. 향후 몇 년간 재계는 1970년대와 1980년대 출생한 오너 3세 등이 최고경영자(CEO)급으로 약진하는 경영승계 변환기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됐다.
기업분석 전문 한국CXO연구소는 ‘2020년 1000대 기업 CEO 출생년도 현황 분석’ 결과 내용을 24일 밝혔다. 조사에 따르면 국내 1천대 기업에서 활약하는 CEO는 총 1천633명으로 집계됐다.
조사 대상 CEO를 10년 단위별로 살펴보면 1940년 이전 출생자는 40명(2.4%), 1940년대생(1940~1949년)은 162명(9.9%)으로 10명 중 1명꼴로 파악됐다. 1950년대생은 523명(32%)으로 1960년대생 679명(41.6%)보다 150여 명 적었다. 이어 1970년대생 205명(12.6%), 1980년대생 24명(1.5%)으로 집계됐다.
전체적으로 재계를 움직이는 CEO의 무게중심 축은 1960년대생으로 기울어졌다는 평이다. 세분화하면 1960~1964년 세대들이 467명(28.6%)으로 가장 많았다. 1955~1959년 출생 CEO는 379명(23.2%), 1965~1969년 출생자는 212명(13%)이다. 1950년대 후반 출생자가 줄어들고 1960년대 초반부가 늘어나는 구조가 가속화될 것으로 연구소는 전망했다.

아울러 1970년대와 1980년대에 태어난 젊은 CEO(229명)가 1950년 이전 출생자(202명)보다 많아졌다. 이는 경영권 승계와 밀접한 연관이 있다는 분석이다. 연구소 측은 "아버지 세대에서 자녀 세대로 경영권이 이전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방증으로 풀이되는 대목"이라고 전했다.
단일 출생년도로 보면 1958년생이 101명으로 1961년생 100명보다 1명 앞섰다. ‘58년 개띠’로 잘 알려진 1958년생이 오랫동안 재계의 핵심추로 큰 역할을 해오고 있다는 평이다. 이어 1959년·1962년(각 99명). 1964년 93명, 1963년 89명, 1960년 86명 순으로 많았다.
1958년생 오너가 중에서는 풍산 류진 회장, 대한방직 설범 회장, 농심 신동원 부회장, 율촌화학 신동윤 부회장 등이 활약하고 있다. 이중 신동원‧신동윤 부회장은 쌍둥이 형제다. 같은 해에 태어난 전문경영인으로는 삼성전자 김기남 부회장, 현대해상 조용일 사장, 삼성중공업 남준우 사장, 한화 옥경석 대표이사, 쌍용자동차 예병태 대표이사 등이 야전사령관으로 뛰고 있다.
2021년 내년에 소띠 해를 맞는 1961년 오너가 중에서는 파라다이스 전필립 회장, 현대종합상사 정몽혁 회장, 에넥스 박진규 회장, 더존비즈온 김용우 회장, GS리테일 허연수 부회장 등이 포진돼 있다. 비오너가 중에서는 삼성전자 김현석‧고동진 대표이사, LG디스플레이 정호영 대표이사, 미래에셋대우 최현만 수석부회장, CJ제일제당 강신호 대표이사 등이 주목을 받고 있다.

주요 업종별 평균 연령은 정보통신 업종에서 활약하는 CEO가 55.8세로 가장 젊은 반면 건설업은 63세로 상대적으로 높은 편에 속했다. 자동차(62.6세), 운수(62.1세), 철강금속·식품(각 61.7세), 석유화학·전기가스(각 61.2세), 제지(61세) 업종은 평균 61세를 넘었다. 제약(60.7세), 유통무역(60.7세), 전자(60.세), 금융 및 지주사(60.5세)는 60세 정도였다.
기계(59.9세), 섬유‧패션(59.5세) CEO 평균 연령은 60세 미만으로 조사됐다. 기계와 섬유패션 업종에 있는 회사들은 상대적으로 후계 작업이 활발하다 보니 CEO 평균 연령도 타업종에 비해 다소 낮게 나타났다.
관련기사
- 대기업, 자녀세대 경영권 승계 작업 빨라져2020.09.02
- 비(非)오너 임원 중 100억 주식부자 16명...게임·바이오 '톱5'2020.09.16
- 대기업 20~40대 오너家 임원 150명…최연소는 26세2020.04.20
- 200대 기업 CEO 평균 보수 6.8억…일반직원의 8.7배2020.05.07
오일선 소장은 “향후 몇 년간 재계는 1970년대와 1980년대 출생한 오너 3세 등이 CEO급으로 약진하는 경영승계 변환기가 이어질 것”이라며 “젊은 오너들이 경영 일선에 나서게 되면서 자연스럽게 미등기 임원들의 연령대도 낮아지는 현상도 뚜렷해진다”고 말했다.
이어 “올해는 코로나19라는 예기치 못한 상황을 만나 기존 경영 패러다임에서 전면적인 궤도 수정이 불가피해져 새로운 방식의 경영 시도가 강해질 것"이라며 "업종 상관없이 IT 능력을 겸비한 젊은 CEO들을 전진 배치하려는 현상이 두드러지게 나타날 전망”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