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 "더 많은 게임업체 인수 고려 중"...시너지 낼 게임사는 어디?

[이슈진단+] 게임업계 블랙홀로 떠오른 마이크로소프트

디지털경제입력 :2020/09/23 12:25    수정: 2020/09/23 13:38

마이크로소프트(MS)가 글로벌 게임업계의 블랙홀이 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제니맥스 미디어 인수 소식을 전하며 게임업계를 놀라게 한 MS는 이에 그치지 않고 더 많은 게임사 인수를 고려 중이라는 계획까지 밝혔다. 틱톡 인수 불발로 약 48조억 원 캐시가 어디로 향할지 게임업계가 주목하고 있다.

MS가 엑스박스 시리즈 엑스 출시를 앞두고 공격적인 행보를 보이는 모습은 시장 입지를 다지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플레이스테이션4와 경쟁에서 뒤쳐지며 아쉬운 성적을 남겼던 MS는 게임사 인수와 구독형 게임 서비스인 엑스박스 게임패스 라인업 확보를 앞세워 게임부문은 물론 클라우드 서버 부문 성장까지 동시에 노리는 모습이다.

MS, 틱톡 인수 불발된 자금 48조 게임업계 정조준 

MS는 동영상 공유 플랫폼 틱톡 인수 의사를 48조 규모로 타진 했었다. 하지만 틱톡 서비스 기업인 바이트댄스가 거부하며 틱톡 인수가 무산됐다.

이후 MS는 지난 21일 엘더스크롤 시리즈로 잘 알려진 베데스다 소프트웍스 모회사 제니맥스 미디어를 약 8조 7천억 원에 인수했다고 밝혔다. 이를 통해 MS는 베데스다 소프트웍스를 비롯해 이드 소프트웨어, 제니맥스 온라인 스튜디오, 탱고게임웍스, 아케인 스튜디오, 머신게임즈 등 여러 개발 스튜디오를 품에 안았다.

사티아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 대표.

MS는 구독형 게임 서비스인 엑스박스 게임패스에 이들 게임사 주요 라인업을 추가할 예정이다. 이를 통해 엘더스크롤과 폴아웃 시리즈를 비롯해 둠, 디스아너드, 울펜슈타인, 이블위딘 등 다양한 게임을 확보해 이용자를 게임패스로 이끄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게 됐다.

MS 게임시장 공략 행보는 여기서 그치지 않을 전망이다. 사티아 나델라 MS 대표는 23일 씨넷과 인터뷰에서 더 많은 게임사 인수를 고려 중이라고 밝혔다. MS가 제니맥스 미디어 인수 소식을 알린지 불과 하루만에 나온 발언이라는 점에서 눈길을 끌고 있다.

구독형 게임 부문과 클라우드 서버 시장 1위 노리는 MS

이번 발언은 MS 게임 부문을 총괄하는 필 스펜서 부사장이 아닌 사티아 나델라 대표라는 점도 주목할 점이다. MS가 전사 역량을 기울여 게임시장 공략에 나선다는 해석도 가능하다.

블룸버그 등 외신에 따르면 미국 증권가에서는 MS의 틱톡 인수 가격을 약 48조 원 안팎으로 추산했었다. 이 때문에 게임업계는 제니맥스 미디어 인수 사례처럼 MS가 틱톡 인수를 위해 준비한 예산으로 게임사 인수에 뛰어드는 것 아니냐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MS는 게임사 인수를 통해 게임패스 라인업 확보에 나섰다.

MS는 게임사 인수를 통해 엑스박스 게임패스 시장을 확대하게 되면 게임부문 매출 상승뿐만 아니라 클라우드 사업 부문인 MS 애저 시장 점유율 상승도 기대할 수 있다. 엑스박스 게임패스가 MS 애저 서버를 사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엑스박스 게임패스에 MS 클라우드 게임 서비스인 엑스클라우드가 포함된 것도 MS 애저 점유율 상승에 영향을 줄 요인으로 꼽힌다.

MS 입장에서는 클라우드 서버 시장 1위 기업 아마존 웹 서비스를 제치기 위해서라도 엑스박스 게임패스 성장이 필요하고 이를 위해 더욱 적극적으로 게임사 인수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게임업계 전망이다.

EA와 유비소프트, 테이크투...게임패스와 시너지 기대

MS가 시너지를 위해 더 많은 게임사 인수를 고려 중인 이유는 확실하다. 그렇다면 MS가 이런 목적을 이루기 위해 눈여겨 볼만한 게임사는 어디일까. MS가 구체적으로 언급한 바는 없으나 인수 소식만으로도 이용자 시선을 엑스박스 시리즈 엑스와 엑스박스 게임패스로 향하도록 하기 위해서는 굵직한 이름값과 유력 IP를 지니고 있는 게임사여야 한다는 예상을 할 수 있다.

가장 먼저 떠오르는 업체는 일렉트로닉아츠(EA)다. 시가총액이 약 40조 원을 넘기에 그 규모가 부담스럽기는 하지만 EA가 보유한 배틀필드 시리즈와 피파, 매든 시리즈 등 이름값 높은 확실한 매출원을 보유하고 있다는 것이 매력이다.

일렉트로닉 아츠.

특히 북미 지역에서 절대 인기를 누리는 매든 시리즈를 독점으로 확보할 경우에는 미국과 캐나다에서 엑스박스 브랜드 입지를 확실히 다질 수 있는 커다란 장점이 있다. 이 경우 MS는 헤일로와 매든이라는 북미 지역 양대 IP를 손에 쥐게 된다.

EA가 지난해 4월에 구조조정을 통해 일본과 러시아 지사를 폐쇄하는 등 몸집 줄이기를 진행 중이라는 점도 눈여겨 볼 부분이다.

GTA 시리즈와 레드데드리뎀션 시리즈를 개발한 락스타게임즈와 문명과 엑스컴 시리즈를 개발한 파이락시스 게임즈를 자회사로 둔 테이크투 인터랙티브도 눈여겨 볼 게임사다.  테이크투 인터랙티브는 유력 스포츠게임 브랜드인 2K 프랜차이즈와 명작 FPS 게임 바이오쇼크 시리즈를 보유한 2K게임즈도 산하에 두고 있다.

테이크투 인터랙티브.

MS는 테이크투 인터랙티브는 엑스박스 게임패스에 오픈월드어드벤처 게임 레드데드리뎀션2를 서비스하며 상호 이득을 본 전례가 있다. 레드데드리뎀션2 이용자 수는 올해 4월에 월 80만 명 수준이었으나 엑스박스 게임패스 서비스 후 최대 240만 명까지 증가한 바 있다. 엑스박스 게임패스 이용자 수도 덩달아 늘어났다.

외부 자금 수혈이 필요한 유비소프트도 눈길을 끈다. 유비소프트는 수백억 원의 개발비를 들여 지난해 출시한 디비전2와 고스트리콘 브레이킹포인트가 기대에 미치지 못 하는 성과를 내며 타격을 받은 바 있다. 그 여파로 지난해 말부터 올해 초까지 구조조정을 통한 인력감축을 진행하기도 했다.

또한 어쌔신크리드 시리즈, 파크라이 시리즈 등 주요 IP 영향력이 여전히 강력해 게임사 성장 모멘텀이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라는 평을 받고 있다. 자금이 필요한 유비소프트와 라인업 확보가 중요한 MS가 서로 이득을 볼 수 있는 경우다.

세가와 상호 협력 암시하는 트위터 게시...스퀘어에닉스와 캡콤도 눈길

일본 게임사 중에는 세가와 스퀘어에닉스, 캡콤 등 기업이 MS와 시너지를 낼만한 기업으로 꼽힌다. 게임 사업에서만큼은 일본 지역에서 유독 힘을 쓰지 못 하는 MS의 일본 시장 공략에 열쇠가 될 수 있을 게임사들이기도 하다.

MS와 세가는 23일 트위터를 통해 상호 협력을 암시하는 내용에 게시물을 게시했다. 세가는 상품판매 담당자가 손으로 엑스자를 그리며 상자 앞에 엎드리는 장면이 담긴 사진을 게시했으며 여러 이용자 질문에 반복으로 '엑스'라고 답하는 모습을 보여 눈길을 끌었다. MS 역시 트위터에 세가 대표 IP인 소닉 주제가 가사를 게시하는 등 세가 트위터에 답하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세가는 MS와 협력을 암시하는 트위터로 눈길을 끌었다.

또한 세가 대표 IP 중 하나인 용과같이가 엑스박스 게임패스를 통해 북미 지역에서 좋은 성과를 거뒀다는 것도 MS의 세가 인수에 대한 기대를 높이는 부분이다.

스퀘어에닉스는 파이널판타지 시리즈 외에도 킹덤하츠, 크로노트리거, 성검전설 등 90년대와 2000년대를 대표하는 RPG IP와 툼레이더와 데이어스 엑스 등 어드벤처 IP도 확보하고 있다. 모두 글로벌 시장에서 큰 인지도를 지니고 있는 IP라는 특징도 있다.

캡콤 역시 보유 중인 IP가 대부분 글로벌 IP라는 특징이 있는 기업이다. 일본 게임사 중 북미와 유럽 지역 게임사와 비교해도 개발력이 전혀 뒤처지지 않았다는 평을 받았을 정도로 탄탄한 기술력을 갖추고 있다는 점도 주목 할만하다.

국내는 넥슨과 펄어비스 눈길...엑스박스 원으로 게임 출시한 공통점

국내 게임사 중에서는 넥슨과 펄어비스가 거론된다. 두 게임사 모두 MS 콘솔 엑스박스 원으로 게임을 선보인 전례가 있는 기업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넥슨이 지난 6월 발표한 신규 법인이 MS의 주목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 넥슨은 당시 마비노기모바일 개발실과 카트라이더IP 개발 조직을 분리해 조인트벤처 형태로 신규 법인을 설립할 것이라 발표 했었다.

신규 법인은 마비노기 모바일과 카트라이더: 드리프트 개발을 진행할 예정이다. 이 중 MS가 넥슨의 신규 법인이 개발하는 카트라이더: 드리프트에 주목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 게임업계의 이야기다.

카트라이더 드리프트 메인 이미지.

카트라이더: 드리프트는 PC와 엑스박스 플랫폼 사이의 크로스플레이를 지원하는 레이싱 게임이다. 언리얼엔진4를 기반으로 개발 중이며 4K 해상도와 HDR 기술을 더해 기존 카트라이더의 주행 느낌과 발전된 그래픽을 더한 것이 특징이다.

지난해 11월 영국에서 진행된 MS의 엑스박스 팬 페스티벌 X019에서 엑스박스 진영의 주요 신작으로 공개됐을 정도로 MS가 카트라이더: 드리프트에 큰 관심을 보였다는 점도 MS의 게임사 인수 라인업에 넥슨의 신규 법인이 포함될 가능성을 높인다.

펄어비스 역시 게임사 인수에 집중하는 MS가 주목할만한 게임사다. 개발 기술력은 이미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하는 어느 게임사와 비교해도 뒤쳐지지 않는다는 평을 받고 있으는 펄어비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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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엑스박스 원과 엑스클라우드를 통해 MMORPG 검은사막을 선보이고 꾸준한 성과를 내고 있다는 것도 점과 펄어비스가 개발 중인 FPS 게임 플랜에잇과 액션 게임 붉은사막이 모두 PC와 콘솔을 주요 플랫폼으로 하고 있다는 점도 MS가 주목할만한 점이다.

MS의 추가 게임업체 인수설에 대해 넥슨과 펄어비스는 현재 협상을 진행 중인 사안이 없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