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기자의 써보고서] 폰 연결하면 노트북으로 바뀌는 KT '플립북', 쓸만할까

삼성·LG폰, 데스크톱 모드 지원…간단한 업무용 최적, 화상회의에는 부적합

홈&모바일입력 :2020/09/23 09:59

KT 플립북의 겉모습은 노트북과 똑같다. (사진=지디넷코리아)
KT 플립북의 겉모습은 노트북과 똑같다. (사진=지디넷코리아)

재택근무가 늘어나면서 회사가 아닌 집에서 자신의 PC를 이용해야 하는 직장인들이 늘고 있다. 회사 PC가 아닌 개인 PC가 필요한데, 너무 비싼 태블릿 또는 노트북을 사기는 부담스럽다면 KT 플립북을 고려해볼 만 하다.

플립북은 KT가 협력사 펀디지와 함께 지난달 출시한 스마트기기다. 플립북은 스마트폰을 연결해 노트북 또는 태블릿으로 사용할 수 있으며, 게임기나 PC 등을 연결하면 휴대용 모니터로도 활용할 수 있다. 메탈 알루미늄 소재를 채택했으며, 두께는 14mm에 무게는 1.18kg다. 가격은 29만8천원이다.

새로운 유형의 스마트기기 플립북을 대여해, 노트북을 대신할 수 있을지 며칠간 사용해봤다.

■ 삼성·LG 스마트폰 사용자에 최적아이폰은 미러링만 가능

스마트폰을 연결하지 않으면, 플립북 화면은 비어있다. (사진=지디넷코리아)

플립북과 같은 유형의 기기를 처음 보는 사람들에게는 이 제품이 다소 낯설 수 있다. 이 제품은 스마트폰을 연결하지 않았을 때는 단독으로는 아무것도 작동할 수 없다. 그저 빈 화면만 나올 뿐이다.

USB-C타입 케이블로 스마트폰과 플립북을 연결하면, 삼성 덱스 또는 LG 데스크톱모드 UI를 통해 마치 노트북처럼 사용할 수 있다.

플립북은 삼성전자와 LG전자 단말만 데스크톱 모드를 지원한다. (사진=지디넷코리아)

여기서 중요한 점은 사용자가 어떤 스마트폰을 가지고 있느냐이다. 플립북은 삼성 갤럭시S시리즈, 노트시리즈 또는 LG G,V 시리즈 스마트폰을 가지고 있는 사용자만 고려해볼 수 있는 선택지라고 말할 수 있다. 삼성전자와 LG전자 단말만 데스크톱 모드를 지원하기 때문이다. 또 스마트폰으로 구동되는 제품인 만큼, 사양이 좋은 최신 스마트폰을 가지고 있을수록 좋다.

아이패드는 플립북에 연결하면 미러링만 지원된다. (사진=지디넷코리아)

아이폰이나 아이패드 등 애플 제품도 연결해 사용할 순 있지만, 이때는 데스크톱 모드가 지원되지 않고 미러링만 가능해 사용성이 현저히 떨어진다.

■ 태블릿처럼 터치도 가능모바일 사용 경험 그대로

플립북에서는 모바일에서 내려받은 애플리케이션을 모두 이용할 수 있다.

기자는 갤럭시 스마트폰을 이용해 플립북을 연결해봤다. 스마트폰과 플립북을 연결하면 삼성 덱스를 통해 전체 플립북 화면이 데스크탑 화면처럼 나온다. 플립북은 스마트폰과 100% 연동되기 때문에 스마트폰에 깔려 있는 애플리케이션을 모두 사용할 수 있다.

화면은 태블릿처럼 터치가 가능하며, 그림을 그리거나 글을 쓸 수도 있다. 이 역시 아이폰이나 아이패드를 연결해 사용할 때는 화면 터치가 불가능하다.

플립북은 태블릿처럼 터치가 가능하다. (사진=지디넷코리아)

터치가 가능한 부분은 생각보다 매우 유용했다. 모바일에서의 사용 경험을 그대로 가능하게 해 준다. 유튜브 또는 기사를 볼 때, 터치로 재생, 일시정지 등이 가능하다. 스크린은 360도 회전이 가능해, 유튜브를 볼 때는 키보드를 뒤로 젖혀서 사용할 수도 있다.

플립북은 키보드를 뒤로 젖혀서 사용할 수 있다. (사진=지디넷코리아)

문서를 작업할 때도 터치로 커서 위치를 옮기는 등 문서 편집을 터치로도 할 수 있다. 플립북으로 한글 문서나 MS워드 등을 이용할 때는 해당 앱을 깔아야만 한다.

모바일 게임도 플립북의 13.3인치 FHD 디스플레이를 활용해 큰 화면으로 할 수 있다.

플립북으로 모바일 게임을 하는 모습. (사진=지디넷코리아)

플립북을 사용하면서 은근히 유용했던 점은 바로 스마트폰의 문자를 플립북에서 받아보고, 또 플립북에서 문자를 보낼 수 있다는 점이었다. 문자를 많이 사용하는 사용자라면 따로 스마트폰에서 문자를 확인하지 않아도 플립북에서 카카오톡처럼 확인이 가능하고, 작은 스마트폰이 아닌 큰 키보드에서 문자 내용을 입력하고 전송할 수 있다는 점은 유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플립북은 USB-A타입 포트가 없으며, 마우스는 블루투스가 지원되는 제품을 연결해 사용하는 것이 편리하다.

플립북 왼쪽에는 USB-C타입 포트와 HDMI in 포트가 있다. (사진=지디넷코리아)
플립북 오른쪽에는 전원 버튼과 마이크로SD슬롯, USB-C타입 포트, 3.5mm 이어폰 포트가 있다. (사진=지디넷코리아)

■ '폰 연결' 장점이자 단점카메라 없는 건 불편

KT 플립북. (사진=지디넷코리아)

플립북은 고사양 게임이나 무거운 프로그램을 돌리지 않고, 간단한 문서 작업 정도만 사용하는 업무용이나 공부용으로 알맞은 기기다. 단, 간단한 업무용으로 사용한다 해도 아쉬운 점은 있다.

바로 카메라가 빠져 있다는 점이다. 플립북은 카메라가 탑재되지 않아, 화상회의 등을 많이 이용하는 사용자에게는 맞지 않다.

물론 스마트폰에 줌과 같은 화상회의 플랫폼이 탑재돼 있다면 플립북에서도 사용 가능하지만, 플립북에는 카메라가 없기 때문에 스마트폰의 카메라를 이용하게 된다. 하지만 스마트폰은 플립북과 짧은 케이블로 연결돼 있고, 제대로 거치해두기 어렵기 때문에 스마트폰을 이용해 자신의 모습을 전달하기에는 다소 불편하다.

영상을 많이 보는 사용자에게도 플립북은 다소 아쉬운 선택일 수 있다. 플립북에서 영상을 틀었을 때는 스마트폰과 플립북 자체에서 모두 소리를 재생할 수 있는데, 플립북에서 나오는 사운드는 스마트폰과 비교해 최대 음량이 작고, 음질이 별로 좋지 않아 답답한 느낌을 받을 수 있다.

플립북은 스마트폰과 연결해 노트북처럼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을 이용해 낮은 가격으로 출시돼 가성비를 높인 제품이다. 스마트폰을 연결해 노트북 사용성을 제공해줄 수 있다는 점은 가격을 낮출 수 있는 장점으로 작용하지만, 이내 단점이 되기도 한다.

플립북에 스마트폰이 케이블로 계속 연결돼 있어야 한다는 건 다소 걸리적거리고, 자유롭게 플립북을 이동시키면서 사용할 때 불편한 점으로 작용한다. 또 스마트폰과 플립북의 USB연결이 가끔 잘 안 되는 경우도 있어, 케이블을 뺏다 끼었다 하는 번거로움도 있었다.

또 스마트폰과의 연결을 제거하면 화면이 바로 꺼지기 때문에 무의식중에 스마트폰을 빼서 전화를 한다던가, 실수로 케이블 연결이 빠지게 되면 기존에 작업하던 것들은 미리 스마트폰에 저장을 해두지 않은 경우 없어질 수 있다.

플립북 구성품. (사진=지디넷코리아)

플립북에 스마트폰을 연결해 둔 채, 통화를 받을 때는 스피커 모드만 사용 가능해서 카페나 열린 공간에서 플립북을 연결한 채 통화를 하긴 어렵다. 영상을 보면서 통화도 불가능하다. 통화를 하게 되면 영상은 자동 정지된다.

스마트폰과 플립북에서 동시에 같은 애플리케이션을 이용할 수는 없다. 다른 애플리케이션은 동시 사용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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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립북은 별도 충전 없이 보통 밝기에서 약 4시간 동안 사용 가능하며, 스마트폰과 연결 시에는 충전을 해줄 수 있다.

플립북은 29만8천원이라는 저렴한 가격에 노트북과 태블릿의 기능을 활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분명 가성비 있는 제품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완전한 노트북의 기능을 모두 구현하는 것이 아닌 필수적인 몇 개의 기능들을 스마트폰과 연결해 지원하는 기기인 만큼, 그 특성과 자신의 기기 활용 패턴을 고려해 제품을 선택하는 것을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