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대면 바우처 사업 본격 시행…업계 기대감 높아져

재택근무, 협업 솔루션 시장 활성화

컴퓨팅입력 :2020/09/22 08:59    수정: 2020/09/22 16:55

중소벤처기업부가 21일 화상회의·협업툴 등 비대면 서비스 바우처 공급기업 359개사를 발표하고, 이용 기업 모집을 시작했다. 코로나19로 촉발된 재택·원격근무 흐름 속에 비용부담과 여건부족 때문에 비대면 솔루션 활용에 어려움을 겪어온 중소기업의 숨통을 틔워 줄 것으로 기대된다.

중기부는 2021년까지 중소기업 16만 곳에 비대면 서비스 이용비용을 최대 90% 지원하는 '비대면 서비스 바우처 사업'을 21일부터 본격 시행한다.

일단 이달 30일까지 비대면 서비스 지원신청부터 바우처 사용 및 결제, 정산에 이르기까지 원스톱 처리할 수 있는 'K-비대면 바우처 플랫폼'을 시범 운영한다.

중소기업의 재택근무를 지원하는 '비대면 서비스 바우처 사업'이 본격 시행된다.

지원대상 서비스는 ▲화상회의 ▲재택근무 ▲네트워크·보안솔루션 ▲온라인 교육 ▲돌봄서비스 ▲비대면제도 도입 컨설팅 등 6개 분야로, 총 412개의 서비스를 제공한다.

서비스 분야별로 재택근무 분야 175개(42.5%), 에듀테크 분야 91개(22.1%), 네트워크‧보안 솔루션 분야 58개(14.1%), 화상회의 분야 55개(13.3%) 등이다.

중기부는 2021년까지 민간 자부담금(640억원)을 포함해 총 6천400억원을 비대면 서비스 시장에 투자한다. 이를 디딤돌 삼아 계속 성장해 나갈 수 있도록, 글로벌 성장 가능성이 높은 공급기업에는 융자와 투자, 연구개발(R&D), 글로벌 진출 등 중기부의 다양한 정책수단들을 제공할 계획이다.

공급기업의 비대면 서비스를 이용하길 원하는 수요기업은 'K-비대면 바우처 플랫폼'에서 신청하면 된다. 지난달19일부터 수시 신청을 받고 있는데, 신청 기업이 17일 기준 5천453개로 집계됐다.

비대면 서비스 바우처 지원 및 사용 방법

수요기업은 공급기업을 골라 이용할 수 있으며, 수요기업으로 선정되면 공급기업이 제공하는 서비스를 400만원 한도(자부담 10% 포함)에서 이용할 수 있다. 360만원을 정부에서 대신 공급기업에 지급하는 것이다. 채무 불이행, 국세·지방세 체납 등 지원제외 사유에 해당하지 않으면 어떤 중소기업이라도 플랫폼에 접속해 신청할 수 있다.

특히 수요기업이 이용한 서비스에 대해서 품질과 가격, 공급기업의 사후관리(A/S) 등을 평가하는 별점제도가 도입돼 공급기업에 대한 정보들이 제공될 예정이다. 중기부는 수요기업의 만족도 등에 따라서 서비스 제공이 미흡하거나 불량한 공급기업은 공급기업 목록에서 제외하고 신규 기업을 추가 모집하는 등 비대면 서비스 시장을 활성화 할 방침이다.

중기부는 예산 소진 시까지 신청 수요기업 전체를 지원할 수 있도록 노력한다는 방침이다.

■ 재택근무, 화상회의, 보안 등 인기

비대면 서비스 가운데 재택근무, 협업, 화상회의, 보안 등이 인기를 얻을 것으로 예상된다. 중기부의 사업 현황조사 결과 재택근무(33%), 화상회의(22.6%), 네트워크보안(16.7%) 순으로 많았다.

웹케시의 '경리나라'와 '비즈플레이', 알서포트의 화상회의 솔루션 '리모트미팅', 마드라스체크의 협업솔루션 '플로우', 소프트캠프의 재택근무보안 솔루션 '실드앳홈'과 이메일 콘텐츠 무해화 솔루션 '실덱스 새니트랜스 메일' 등이 대표적이다.

이중 웹케시는 통상적인 재택근무 영역에서 경리업무와 경비지출 분야로 독특하게 접근한다.

웹케시는 중소기업을 위한 클라우드 기반 간편 경리업무 솔루션 '경리나라'를 제공한다. 경리나라는 국내 14개 은행과 제휴해 은행 전산망과 직접 연결해 경리업무 자동화를 지원한다. 중소기업과 소상공인의 경리 업무에 필요한 핵심 기능을 담았으며, 초보 경리 담당자도 쉽게 사용할 수 있는 UI를 갖췄다. ▲증빙, 영수증 관리 ▲통합 계좌 관리 ▲급여, 명세서 관리 ▲거래처 관리 ▲결제, 송금 ▲모바일 경리나라 ▲지출결의서 관리 ▲시재, 영업 보고서 등의 기능을 이용할 수 있다.

비즈플레이 구매 상세정보 자동수집 기능

비즈플레이는 중소기업을 위한 무증빙 경비지출관리 서비스를 제공한다. 실시간 법인카드 사용 내역을 보여주며, 공인전자문서를 통해 개인과 기타 간이 영수증, 세금계산서 정보 등에 이르기까지 무증빙으로 처리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비즈플레이를 이용하면 실시간으로 회사 내 법인카드 결제내역을 영수증이 자동수집되고, 모바일 앱을 통해 지출 결의를 할 수 있다. 관리자 또한 원하는 때에 카드별 세부 결제 현황을 살펴볼 수 있어 투명한 경비 지출 관리가 가능하다.

현재 중소기업 다수가 경비 정산 업무를 종이영수증 제출로 처리하고 있는데, 코로나19로 재택 근무를 해야 하는 상황에서 바람직하지 않다. 비즈플레이는 모바일 앱으로 언제 어디서든 지출 결의서 작성을 할 수 있어 비대면 경비지출 관리 솔루션으로 많은 주목을 받고 있다.

최근 비즈플레이는 영수증 누적처리 건수 1억건을 돌파했다. 사용자 기준으로는 15만 명이 비즈플레이를 이용하고 있으며, 비즈플레이로 관리되는 법인카드만 68만장이다.

2015년 출시된 협업툴 플로우는 업무용 메신저에 업무 관리기능을 더했다. 업무 진행 과정에서 생기는 모든 이력을 소셜미디어 형태로 보관하고 이를 공유해 업무 편의성과 효율성을 보장한다. ▲밴드형 프로젝트 업무 관리에 카카오톡형 메신저를 더한 직관적인 사용성 ▲실시간으로 확인 가능한 투명하고 체계적인 업무 관리 기능 ▲자료 보관과 무기한으로 검색할 수 있는 업무용 메신저 ▲내부 직원은 물론 외부 협력사와도 협업 가능한 게스트 기능 등이 특징이다.

■ 적극적 정부 지원 사업으로 IT산업 활성화 기대

정부는 비대면 바우처 사업으로 중소기업의 디지털 전환을 촉진하고, 유망 중소중견 IT기업의 성장을 지원한다는 방침이다. 때문에 공급기업과 수요기업 선정에 많은 여유를 뒀다.

차정훈 중기부 창업벤처혁신실장은 "K-비대면 바우처 플랫폼을 통해 1석3조의 정책목표를 달성하고자 한다"며 "2021년까지 총 16만 개 중소기업에 원격·재택근무 도입 등 디지털 전환을 지원하고, 검증받은 공급 기업을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할 수 있는 유니콘 기업으로 직접 육성하겠다”고 사업 목표를 밝혔다.

알서포트 리모트미팅을 이용해 화상회의를 진행하는 모습.

재택근무, 협업툴, 화상회의, 에듀테크 등 비대면 관련 솔루션은 이미 수년전부터 등장했다. 그러나 스마트 오피스 환경이 일반화된 미국이나 유럽 등지와 달리 대면 업무에 강하게 의존해온 한국 시장은 비대면 관련 솔루션이 큰 인기를 누리지 못했다. 이에 관련 산업 시장 규모도 수년째 답보상태였다.

때문에 정부가 직접 수요를 발굴하고 비용을 전폭 지원하는 '비대면 바우처 사업'에 거는 업계의 기대는 남다르다.

많은 중소기업이 그동안 비용, 인력의 부담이나 관심 부족 때문에 IT 서비스 활용에 소홀했다. 코로나19 대유행은 그동안의 상황을 180도 바꿨다. 모든 중소기업이 강제로 비대면 중심 업무 환경을 구축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한 것이다.

비대면 서비스 업계 관계자는 "우리니라 중소기업은 비용이나 인력 등 여러 이유로 화상회의, 협업툴, 재택근무 솔루션을 접하지 못해 IT서비스에 대한 기대효용이 적다"며 "정부의 비대면 바우처 사업을 계기로 IT를 적절히 이용해 도입의 효과를 체감하면 향후 국내 기업 전반에 IT기술 채택의 바람이 거세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망했다.

현재까지 사업에 대한 중소기업의 호응은 폭발적이다. 중기부는 지난달 19일부터 수요기업의 신청을 받기 시작했는데, 접수현황을 발표했던 이달 8일까지만 해도 신청기업은 3천413개사였다. 그리고 이달 17일 5천400개사를 돌파했다. 열흘도 안돼 두배가까이 신청기업이 증가한 것이다. 그동안 중소기업의 비대면 서비스 활용 수요가 물밑에서 커져왔다는 방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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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중소기업 지원 행정에도 비대면 바우처 사업의 성과를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사업 과정에서 축적되는 다양한 데이터를 분석함으로써 지원 정책 수립을 고도화하겠다는 것이다.

차정훈 중기부 실장은 “향후 플랫폼이 비대면 서비스 시장의 허브 역할을 넘어 정부 행정 혁신의 기초 플랫폼이 될 수 있도록 진화 방안을 마련할 것”이라며 “플랫폼에 다양한 정보가 축적되므로 이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새로운 정책과 중소기업의 지원사업에 적극 활용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