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행 만 6년이 된 단말기 유통법(이동통신단말장치 유통구조 개선에 관합 법률)에 대한 개선 요구가 높아진 가운데 국회가 분리공시 도입을 추진하고 있어 도입 여부가 주목된다.
분리공시는 2014년 10월 법 시행 이전부터 통신사-제조사 간 찬반논란이 팽팽했고 결국 도입이 무산됐던 제도였기 때문이다.
17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 따르면, 지난 20대 국회에서 총 26건이 발의돼 단 1건만 통과되고 자동폐기됐던 단말기 유통법 개정안이 21대 국회에서 2건이 다시 발의됐다. 더불어민주당 조승래 의원과 김승원 의원이 각각 발의했는데 분리공시 도입이 골자다.
과방위 여당 간사인 조승래 의원이 대표발의한 법안은 분리공시를 통해 제조사의 장려금을 투명하게 공개토록 하고 있다. 통신사와 제조사의 마케팅 재원을 구분해 단말기 출고가를 유도하고, 저가 요금제 가입자의 혜택을 강화하겠다는 취지다.
아울러, 약정 가입 기간 내 해지할 경우 위약금에서 제조사 장려금에 대한 부분은 제외토록 하고 있어 위약금을 줄일 수 있다는 효과도 기대하고 있다.
김승원 의원이 대표발의한 법안은 분리공시 도입과 함께 방송통신위원회가 위약금 상한의 기준을 고시하고 이러한 상한액을 초과해 위약금을 청구하지 못하도록 했다.
분리공시는 법 제정 단계에서 정부가 하위 법령인 고시에 담아 도입을 추진했지만 규제개혁위원회에 가로막혀 도입이 무산됐다.
이후 20대 국회에서 분리공시가 대표적 개선 과제로 지적됐지만, 완전자급제와 보편요금제 이슈에 밀려 제도 도입 논의까지 이뤄지지 못했다.
올해 이동통신단말장치유통구조개선협의회에서도 분리공시와 관련된 내용이 제기됐지만, 시장활성화를 위한 경쟁 촉진 방안과 새 방식의 장려금 규제가 주로 논의됐다.
하지만 최근 들어 단말기 유통법 무용론까지 나오고 있어 21대 국회에서는 제도 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높다. 특히 여당에서 관련 법안 논의에 적극성을 띠면서 분리공시를 비롯한 개정 논의가 본격화되지 않겠느냐는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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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단말기 유통법 개정은 통신사-제조사-유통점 등 여러 이해관계자의 입장이 첨예하게 엇갈릴 수밖에 없어 법 통과까지는 진통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통신업계 한 관계자는 “과거와 같이 완전자급제 도입이나 단말기 유통법 폐지로 논의가 시작되면 개선 작업이 한 발자국도 앞으로 나가기 어렵다”면서 “법이 가진 문제점과 실효성을 명확히 구분해서 개정이 추진돼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