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험업계, 빅데이터 기반 신사업 확보 속도전

소비자 니즈 따라 상품 설계…업권별 자문 서비스도

금융입력 :2020/09/11 08:28

보험업계가 데이터 분석 기술을 활용한 신사업 확보에 속도를 높이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국면 속에 자리 잡은 디자털 업무 환경에 적응하고, 단기적으로는 내년 본격화할 마이데이터 사업에 앞서 기반을 갖추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1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최근 생보사를 중심으로 소비자의 보장 내역을 진단하고 건강관리 노하우까지 알려주는 모바일 기반 '헬스케어 서비스'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먼저 하나생명은 지난 9일 ‘원큐라이프 체크’를 출시했다. 데이터를 분석해 최적화된 개인화 서비스를 제공하는 플랫폼이다. 특히 국민건강보험공단의 건강검진 정보를 바탕으로 소비자의 건강나이를 진단함으로써 지속적인 관리를 독려한다.

(시진=이미지투데이)

메트라이프생명도 ‘GC녹십자헬스케어'의 전문성을 바탕으로 구축한 '360헬스 앱’을 내놨다. 이 서비스는 신체 활동량과 영양섭취, 수면 상태 등 정보로 소비자의 건강 상태를 진단하고 종합 솔루션을 제공하며 검진 예약까지 돕는다. 스마트폰 카메라로 심혈관 질환과 당뇨 위험을 측정하는 기술이 탑재된 것도 눈여겨볼 만한 부분이다.

이처럼 생보사가 헬스케어 서비스에 공을 들이는 것은 일차적으로 소비자와 접점을 늘리기 위함이지만, 궁극적으로는 데이터를 활용해 사업을 고도화한다는 데 그 목적이 있다.

특히 서비스를 운영하며 쌓은 데이터는 여러모로 유용하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이를 분석해 소비자의 니즈를 파악함으로써 맞춤형 상품을 설계할 수 있어서다. 연령별 건강 리스크도 찾아낼 수 있는 만큼 보험료율 산출도 수월해진다.

신한생명의 경우 앞서 이러한 콘셉트의 '건강나이 보험료 적용 특약'을 선보여 3개월의 배타적 사용권을 획득한 바 있다. 국민건강보험공단 건강검진 결과를 바탕으로 건강나이를 산출해 보험료에 적용한다는 독창성을 인정받은 결과다.

그런가 하면 한 발 앞서 빅데이터 판매 사업에 뛰어든 곳도 있다. 최근 빅데이터 자문·판매 서비스의 부수업무 자격을 취득한 KB손해보험이다.

이는 개정된 '신용정보법'에 따라 회사가 보유한 소비자의 신용정보와 외부 데이터를 비식별정보(가명·익명·통계정보 등) 형태로 결합하고 분석해 자문 서비스 등을 제공하는 것을 뜻한다. 가령 빅데이터로 업권별 상권을 분석하고 마케팅 전략을 수립할 수도 있다. KB손해보험은 데이터 결합 전문 지원기관으로 지정된 신용정보원, 금융보안원과 함께 빅데이터 분석을 수행하게 된다.

업계에서는 마이데이터 사업 시행이 임박함에 따라 각 보험사를 중심으로 이 같은 움직임이 계속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관련 사업을 준비하는 보험사로서는 보다 많은 데이터를 모으는 동시에 이에 대한 활용 능력을 갖춰야 하는 실정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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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이터는 은행과 보험사, 카드사 등이 보유한 개인 신용정보를 모아 새로운 서비스를 제공하는 산업이다. 인가를 받은 사업자는 소비자 동의를 전제로 각 금융사에 흩어진 개인정보(가명 처리)를 취합해 맞춤형 서비스를 내놓을 수 있다.

금융위원회는 지난달 예비허가 신청서를 접수한 뒤 심사 작업에 착수했으며, 이르면 10월부터는 순차적으로 정식허가를 내준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