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 업계가 오픈뱅킹 준비에 한창이다. 중앙회 차원에서 모든 저축은행을 아우르는 시스템을 마련하고, 각각에 참여를 독려하는 등 새로운 환경에 대한 대응태세 구축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저축은행중앙회는 최근 오픈뱅킹 도입을 위한 준비 작업에 착수했다. 조만간 업체를 선정해 전산망을 구축하며, 테스트와 이체 수수료 등 조율을 거쳐 12월 중 정식 서비스를 출시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저축은행 오픈뱅킹 서비스엔 회원사 79곳이 모두 참여한다. 공용 전산망을 사용하는 67개 저축은행은 물론, 개별 전산망을 갖춘 12곳도 서비스에 합류하기로 했다고 중앙회 측은 설명했다.

이는 금융위원회가 오픈뱅킹 참여기관을 상호금융과 새마을금고, 저축은행, 금융투자회사 등 2금융권까지 넓히기로 한 데 따른 행보다.
연말 예정대로 오픈뱅킹 서비스가 시행되면 소비자는 시중은행 앱을 통해 저축은행 계좌를 관리할 수 있게 된다. 가령 ‘신한 쏠(SOL)’로도 웰컴저축은행의 계좌를 조회하고 결제나 송금 등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는 얘기다.
업계에선 오픈뱅킹 도입에 환영하는 분위기다. 디지털 환경에 익숙한 젊은 소비자의 관심을 높이는 등 저축은행의 저변을 넓히는 데 도움이 될 것이란 이유에서다. 또 플랫폼 안에서 시중은행과 어깨를 나란히 함으로써 ‘고금리’나 ‘부실 사태’와 같은 저축은행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가 개선될 것이란 기대감도 크다.
실제 오픈뱅킹은 모든 계좌를 한 번에 조회한다는 편의성에 힘입어 차츰 자리를 잡아가고 있다. 금융결제원 집계 결과 상반기말 기준 오픈뱅킹 누적 가입자 수는 4천96만명, 등록계좌는 6천588만좌에 이르며, 중복을 제외한 가입자도 2천32만명에 육박했다.
이 가운데 저축은행 업계는 상대적으로 높은 금리를 제공하는 정기 예금과 특판 상품을 앞세워 소비자를 적극 공략한다는 복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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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간 업계는 중앙회를 중심으로 디지털 환경에 적응하고 소비자 접점을 늘리기 위한 다양한 시도를 이어왔다. 지문이나 패턴 인증 체계를 도입하는 한편, 토스와 카카오페이, 페이코, 네이버페이를 통해 간편 송금·결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한 게 대표적이다. 향후에는 단 한 번의 비대면 실명확인으로 다수의 저축은행 계좌를 간편하게 개설하는 서비스도 내놓는다.
저축은행 관계자는 "금융소비자와 접점을 늘린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오픈뱅킹 도입은 업계에 상당히 파격적인 시도가 될 것"이라며 "이를 계기로 각 저축은행의 서비스와 상품이 보다 친숙해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