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라인드, 조직 내 숨은 문제 터지기 전 알려준다

기업문화 컨설팅 플랫폼 '블라인드 허브' 출시

중기/벤처입력 :2020/09/01 16:36    수정: 2020/09/01 16:55

직장인 커뮤니티 블라인드가 기업문화 컨설팅 플랫폼 ‘블라인드 허브’를 출시했다고 1일 밝혔다.

블라인드 허브는 블라인드에 쌓인 기업 내·외부 평가를 기계학습(머신러닝)을 통해 분석, 고객사에 대시보드 형태로 제공하는 기업문화 컨설팅 B2B 플랫폼이다.

■ 재직자 평판·업계 언급량 분석...조직 문제 사전 파악 도울 것

블라인드 허브

2020년 9월 기준 한국과 미국에서 450만 명의 직장인 가입자를 보유하고 있는 블라인드에는 지금도 기업별 평판 데이터가 실시간으로 쌓이고 있다. 15만개 회사에 근무하는 직장인들의 재직사 언급, 업계 내 언급량, 회사명 연관 검색어 등이 그것.

문성욱 블라인드 대표는 "블라인드 첫 5년의 목표는 직장인들이 우릴 믿고 자신의 이야기를 하게 만드는 것이었다면, 이제 다음 목표는 직장인들이 어렵게 꺼낸 목소리가 기업에 실제로 반영될 수 있게 공신력 있는 형태로 전하는 것"이라며 블라인드 허브 출범 배경을 밝혔다.

이어 그는 “회사 문제를 언급하는 건 아무리 익명이더라도 여전히 직장인들에게 부담스러운 일이다. 굳이 게시물을 쓰지 않더라도 회사에서 느끼는 감정이나 생각을 회사에 전할 수 있다면 훨씬 더 많은 직장인들이 자기 목소리를 내는 데 동참할 것이라고 봤다”면서 “기업 역시 문제가 생기기 전에 재직자 의견을 알 수 있다면 대응하는 데 드는 자원을 혁신적으로 줄일 수 있다”고 덧붙였다.

■ 핵심 인재 유출 막으려는 실리콘밸리에서 먼저 주목

지난달 5일 한국과 미국에서 동시에 오픈한 블라인드 허브는 현재 기업별 공식 페이지와 재직자의 기업 평가 등의 기능만 공개한 상황. 향후 시장 상황에 맞춰 블라인드 허브의 핵심 기능인 재직자 감정 분석, 퇴사 의향 파악, 업계 내 언급량 순위 등을 순차적으로 공개할 계획이다.

문성욱 대표는 “블라인드 본사가 있는 실리콘밸리에서 먼저 홍보를 시작했다. 핵심 기능을 오픈하기도 전에 기업들의 문의가 오는 것을 보고 이 시장의 가능성을 봤다”며 “아직 고객사 이름을 공개할 수는 없지만, 핵심 인재를 경쟁사에 뺏기지 않는 것이 최우선 과제인 대기업 HR 조직의 관심이 아주 높은 상황”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아마존, 어도비 등 미국 IT 기업들은 자체 사내 플랫폼을 개발해 회사에 대한 재직자 태도와 업계 평판을 주기적으로 조사한다. 재직자 근속연수를 높여 조직의 생산성을 높이는 한편, 핵심 인재의 경쟁사 이탈을 방지하는 것이 목적이다. 이를 펄스 서베이라고 불리는데, 한국에서는 아직 생소한 개념이지만 미국에서는 시장 규모만 1조원에 달한다.

■ 컨설턴트 주관 개입 안 된 객관적 데이터로 차별화

블라인드 허브

블라인드는 한국에서도 이 같은 재직자 평판 시장이 점차 확장될 것을 전망하고 있다. 블라인드 허브는 조직 문화 진단에서 한걸음 더 나아가, 채용 브랜딩 등 적극적 기업 홍보까지 플랫폼 내에서 가능하도록 서비스를 연내 확장할 계획이다.

블라인드 허브 장병준 프로덕트 매니저는 "기존 컨설팅사 대비 블라인드 허브의 차별점은 바로 데이터의 객관성이다. 회사·업계 재직자들이 익명으로 평가한 데이터를 정제해 제공하기 때문에 컨설턴트의 주관이 개입될 여지가 전혀 없다. 정확하다 못해 냉정한 수준"이라면서 "이 같은 평가 기준은 블라인드 허브의 고객사뿐만 아니라 업계 경쟁사에게도 똑같이 적용된다. 때문에 그 어떤 대형 컨설팅 펌보다 업계 위치를 정확하게 제시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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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라인드 허브의 확장과 별개로, 블라인드의 익명성은 변함없이 유지된다. 블라인드 허브가 데이터베이스로 삼고 있는 블라인드는 작성자 데이터를 시스템 내에 보유하고 있지 않기 때문이라고 회사 측은 밝혔다.

문성욱 대표는 "블라인드 허브의 존재 목적은 결국 직장인을 행복하게 하겠다는 것"이라며 "블라인드가 근 10년간 지켜온 직장인과의 신뢰를 잃는다면 블라인드 허브가 존재할 이유가 없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