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변호인단 "檢, 기소 정해두고 수사…승복 못해"

"검찰 공소사실 결코 사실 아냐, 심의위 존재도 부정" 반박

디지털경제입력 :2020/09/01 16:12    수정: 2020/09/01 16:15

삼성 변호인단이 삼성 경영권 불법 승계 의혹 사건 관련 검찰이 내세운 공소사실에 대해 "납득하기 어렵고, 승복할 수 없다"고 강하게 반박했다.

검찰은 1일 자본시장법 위반, 회계분식, 업무상 배임죄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등 핵심 관계자와 전·현직 임원 11명을 불구속 기소했다.

삼성 변호인단은 이날 입장문을 내고 "수사팀의 공소사실은 일방적 주장일뿐 결코 사실이 아니다"며 "피고인들은 재판에 성실히 임할 것이며, 검찰의 이번 기소가 왜 부당한 것인지 법정에서 하나하나 밝혀 나가겠다"고 밝혔다. 

변호인단은 삼성물산 합병이 ▲정부규제 준수 ▲불안한 경영권 안정 ▲사업상 시너지 효과 달성 등 경영상 필요에 의해 이뤄진 합법적인 경영활동이라고 강조했다.

투기펀드인 엘리엇 등이 제기한 여러 건의 관련 사건에서 이미 법원 판결 등을 통해 적법 판단을 받아, 수사팀의 공소사실은 범죄로 볼 수 없다는 게 객관적으로 확인됐다는 설명이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 법원에 출석했다. (사진=지디넷코리아)

또 "삼성바이오로직스의 분식회계에 관해서 보면, 회계처리에 대한 금융당국의 입장은 수차 번복됐고, 12명의 회계 전문가들도 회계기준 위반이 아니라는 의견을 제시했다"며 "법원 역시 증선위의 처분에 대한 집행정지 사건 및 분식회계 혐의 관련 영장 심사에서 회계기준 위반으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고 했다.

변호인단은 앞서 전문가를 포함한 일반 국민들로 구성된 검찰 수사심의위원회가 10대3 의결로 내린 불기소와 수사 중단 권고를 번복한 검찰에 대해서 안타까움을 표시했다. 검찰은 지금까지 수사심의위원회의 결정(8건)을 모두 수용했지만, 이번 삼성 사건에 대해서만 기소를 결정했다.

삼성 측은 "오늘 검찰이 설명한 내용과 증거들은 모두 구속전 피의자심문이나 수사심의위 심의 과정에서 제시돼 철저하게 검토됐던 것이고, 재반박할 가치가 있는 새로운 내용은 아무것도 없다"며 "사법부의 합리적 판단마저 무시한 기소는 법적 형평에 반할 뿐만 아니라, 검찰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스스로 훼손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변호인단은 검찰이 영장 청구와 수사심의위 심의 시 거론되지 않았던 업무상 배임죄를 기소 과정에서 추가한 부분에 대해서도 입을 열었다.

삼성 변호인단 측은 "수사팀도 그동안 이사의 주주에 대한 업무상 배임죄를 인정하지 않는 일관된 대법원 판례에 반한다는 법리적 이유와 합병으로 인해 구 삼성물산이 오히려 시가총액 53조에 이르는 삼성바이오로직스 주식을 소유하게 되는 이익을 보았다는 점 등을 고려해 의율하지 못했던 것이었다"며 "기소 과정에 이를 추가한 것은 피의자의 방어권을 심각하게 침해하고, 수사심의위의 존재 자체를 부정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검찰 자료 이미지(사진=뉴스1)

또 합병비율 조작이 전혀 없었던 것으로 결론 나서 공소사실에 한 줄도 적시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합병비율 조작이 없고 법령에 따라 시장 주가에 의해 비율이 정해진 기업 간 정상적인 합병을 범죄시하는 것을 이해하기 어렵다는 게 변호인단 입장이다.

변호인단은 "수사팀은 수사심의위 심의를 신청하니 구속영장을 청구하고, 수사심의위에서 압도적으로 수사중단·불기소를 결정하니 수사심의위에 상정조차하지 않았던 업무상배임죄를 추가하는 등 무리에 무리를 거듭해 왔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수사팀의 태도는 증거에 따라 실체적 진실을 찾아가기보다는 처음부터 삼성그룹과 이재용 기소를 목표로 정해 놓고 수사를 진행했다고 볼 수밖에 없다"며 "더구나 수사팀이 구성한 공소사실은 삼성물산 합병에 반대했던 투기펀드 엘리엇이 우리 정부를 상대로 제기한 ISD 중재재판에서 주장한 내용과 동일하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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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울러 "부장검사 회의, 전문가 의견 청취를 통하여 결론을 도출하였다고 하나, 이는 검찰권 행사를 민주적으로 통제하기 위해 도입된 중립적·객관적인 수사심의위의 결론을 뒤집기 위한 편법에 불과하다"며 "참석자나 전문가를 자의적으로 선정하고 수사팀의 일방적 주장과 자료만을 제공해 수사팀이 의도한 결론을 도출한 것이 어떻게 기소를 정당화시킬 수 있다는 것인지 매우 의문"이라고도 반박했다.

끝으로 삼성 변호인단 측은 "납득할 수 없을 뿐만 아니라, 안타깝기까지 하다"며 "주변을 돌아보면, 모두가 큰 어려움 속에 힘들어하고 있다"며 "비록 검찰의 이번 기소로 인해 삼성그룹과 피고인들에게는 많은 어려움이 예상되지만, 이에 흔들리지 않고 이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현재의 어려움을 헤쳐나가는 데 힘을 보태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