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기업/크래프트] "AI로 S&P500 무형자산 평가 상품 세계 첫 출시"

.4분기중...국내 1호 AI EFT 기업으로 뉴욕증시에 AI ETF 3종 상장

중기/스타트업입력 :2020/08/31 14:24    수정: 2021/07/05 09:36

2019년 5월 21일, 김형식 크래프트테크놀로지스(이하 크래프트) 대표는 뉴욕 증권거래소에 있었다. 그의 오른 손에는 상장벨을 울리는 망치가 들려 있었다. 한국 금융 스타트업이 처음으로 뉴욕증시에 인공지능(AI) 기반 ETF(Exchange Traded Fund)를 상장하는 순간이었다.

크래프트는 국내 1호 AI ETF 회사다. 김형식 대표가 금융 운용 경험을 기반으로 2016년 1월 설립했다. AI ETF를 직접 운용하는 회사는 세계적으로도 드물다. 특히 크래프트는 AI를 활용해 S&P500 지수를 이기기 위해 디자인됐다는 점에서 주목을 받고 있다.

ETF는 금융 상품 일종으로 일종의 '테마형 상장지수'다. 단순히 지수등락에 베팅하기 보다는 장기적으로 유망한 산업 혹은 투자자 취향에 맞는 종목에 투자한다. 인덱스(지수)펀드를 거래소에 상장시켜 투자자들이 주식처럼 사고 팔 수 있는 금융 상품으로, 인덱스(지수) 펀드(일반 주식형 펀드와 달리 코스피 200 같은 시장 지수 수익률을 그대로 쫓아가도록 구성한 펀드)와 주식 투자의 장점을 합쳤다. 투자자가 펀드 투자처럼 개별 주식을 고르는 수고를 하지 않아도 되고 또 주식 투자처럼 언제든 원하는 가격에 시장에서 매매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크래프트가 뉴욕 증시에 처음 AI ETF를 상장할 때 "한국 스타트업이 가능하겠냐"는 우려가 있었지만 크래프트는 지난 1년간 높은 수익률을 기록하며 순항하고 있다.

김형식 크래프트 대표는 "AI ETF가 세계적으로 몇 종류 있다. 하지만 우리처럼 처음부터 S&P500 지수를 이기게 고안한 건 크래프트트가 세계에서도 드물다"고 설명했다. S&P500 지수를 이긴다는 건 S&P500 지수 가격이 오를때 더 높게 올라가고, 반대로 지수 가격이 떨어질때 덜 떨어지는 걸 말한다. 

크래프트는 4분기 중 또 한번 주목할 만한 AI 기반 금융 상품을 내놓는다. AI로 S&P 500 기업의 무형 자산까지 평가한 상품이다. 또 AI를 활용해 '나스닥100지수'를 이기는 상품도 준비중이다. 현재 크래프트는 3종의 AI 기반 ETF를 뉴욕 증시에 상장했다. 

올초 크래프트는 미국 엔비디아가 세계 AI스타트업 30개를 선정해 특별히 지원하는 '인셋션인셉션 프리미어 프로그램'에 국내 AI기업 중 처음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김형식 대표는 서울과학고와 서울대 전기공학부전자과를 졸업했다. 석사는 서울대서 경제학으로 받았다. 대학원 졸업후 마음 맞는 친구들과 투자사를 운영하다 크래프트테크놀로지스를 설립했다. 아래는 김 대표와 일문일답.

김형식 크래프트 대표(가운데)가 뉴욕증시에서 상장을 알리는 망치를 들고 상장벨을 두드리려 하고 있다.

-AI ETF는 일반인에 생소하다. AI ETF를 전문으로 하는 크래프트를 창업한 이유는

"병역특례를 창신소프트웨어라는 자연어 처리 회사에서 했다. 당시 그곳에서 자연어 처리 기반 금융 뉴스 등을 담당했다. 흥미로웠다. 프로그램으로 돈을 벌 수 있다는 걸 알게 됐다. 투자는 대학원때부터 관심이 있었다. 크래프트라는 이름을 처음 쓴 건 2010년이다. 크래프트캐피털이라는 회사를 운영했다. 그러다 6년 후인 2016년에 공학과 금융을 융합한 회사인 래프트테크놀로지스를 설립했다. "

-크래프트 주력 상품인 AI ETF를 설명해달라

"이름 그대로 AI를 기반으로 한 ETF 금융상품이다. AI ETF는 크게 두 종류가 있다. AI가 운용하는 ETF(AI theme ETF)가 있고, AI분야에 투자하는 ETF(AI-driven ETF)가 있다. 우리는 AI를 기반으로 ETF를 직접 운용하는 회사다. AI ETF를 운용하는 회사는 세계적으로 많지 않다. 국내서는 우리가 유일하다. AI를 활용해 S&P 500지수를 이기기 위해 AI ETF를 만들었다."

-크래프트 AI ETF가 다른 회사 AI ETF와 다른 점은

"AI ETF는 상품마다 컨셉이 약간 다르다. 우리는 지수를 이기기 위한 컨셉으로 설계했다. 이긴다는 건 더 좋은 실적을 내는 거다. 우리 AI ETF는 S&P 500지수를 따라가지만 본질적으로 S&P 500 지수를 이기도록 디자인했다. S&P 500 지수를 대체하고 싶은 거다. 다른 데는 이기기보다 운영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AI가 지수(인덱스)를 이기는 걸 반복적으로 학습했다. 이게 다른 AI ETF와 차이다. 지수를 이기는게 쉽지 않다."

-크래프트가 뉴욕 증시에 상장한 AI ETF는 어떤 상품인가

"총 세 종류를 상장했다. 가장 먼저 작년 5월 21일 QRFT와 AMOM 이라는 두 종류 AI ETF를 상장했다. QRFT는 플래그십 상품이라 회사명과 똑같은 QRFT라는 이름을 붙였다. QRFT는 AI를 활용해 S&P 500지수를 이기기 위해 만든 상품이다. 기업 구성은 150~200개 기업으로 이뤄졌다. AMOM은 모멘텀 지수를 이기기 위해 만든 상품이다. 역시 AI가 기반이다. 올 2월에 출시한 HDIV는 고배당주를 겨냥해 만들었다."

-S&P500 지수를 타깃으로 한 이유는

"S&P500 지수는 일종의 인덱스 펀드다. 세계적으로 인덱스 펀드가 몇 천개 된다. 이 중 제일 유명한 게 S&P500이다. S&P500은 인데스 펀드 중 규모가 제일 크다. 미국 대형주로만 구성돼 있다. 1970년 이후 S&P500을 이긴 펀드가 미국 전체 펀드에서 3%밖에 안된다. 그만큼 이기기 어려운 게 S&P500 지수다. 그래서 타깃으로 했다. 우리는 AI를 활용해 S&P 500 지수를 이기려 한다. 예전엔 뮤추얼 펀드가 지수를 이기며 돈을 많이 벌었고, 스타 매니저 몇명이 이를 이끌었다. 지금은 이런 투자 방식이 안통한다. 데이터를 읽고 분석하는 가성비를 따지면 AI가 사람보다 낫다."

김형식 크래프트 대표 겸 설립자.

-AMOM은 어떤 상품인가

"AMOM은 AI 모멘텀의 약자다. AI로 보다 나은 모멘텀 투자 성과를 내기 위한 상품이다. 모멘텀 투자는 추세 추종 투자다. 지금 잘하고 있는 걸 따라 가는 투자다. AMOM은 AI로 모멘텀 지수를 이기기 위해 만들었다. 50개 종목 정도로 이뤄져 있다. 우리가 출시한 AMOM은 수천개 ETF에서 수익률 기준 상위 5등에 들만큼 투자 성과가 좋다. AI기반 모멘텀 투자로는 일등이다."

-세번째 내놓은 HDIV 상품은 어떤 건가

"고배당(하이 디비던드, HDIV)주를 겨냥해 만든 상품이다. 올 2월말 출시했다. 역시 AI를 활용한다. AI를 적용해 고배당 지수를 이기기 위해 만든게 HDIV다."

-앞으로 내놓을 신 상품 계획은

"향후 두 종류 AI기반 금융 상품을 내놓을 예정이다. 이름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나스닥에서는 나스닥100이 제일 유명한 지수다. AI로 이 지수를 이기는 상품을 내놓을 계획이다. 출시 일정은 아직 미정이다. S&P500 기업의 무형가치를 AI로 평가한 상품도 4분기중 선보인다. 가치투자가 최근 성적이 안 좋다. 국내 뿐 아니라 세계적으로 그렇다. 기존 산업은 장치 산업 기반이다. 유형 자산 대비 시총이 싼 곳에 투자한다. 이걸 가치 투자라 부른다. 우리가 이걸 바꾸려 한다. 자산이 유형자산만 있는게 아닌데 현 회계시스템은 유형 자산만 취급한다. 이제 무형가치에 더 주목해야 한다. 아마존을 봐라. 아마존 하면 떠오르는게 물류 시스템이지만 장부(자산)에 안 잡힌다. 이런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만든 거다. 장부에 비용으로 잡히는 무형 자산을 계량화, 자산으로 평가받게 했다. 제조업과 달리 서비스업은 땅보다 플랫폼이 더 중요하다. 무형 자산은 계량화하기 어렵고 경우의 수도 많다. 이 문제를 AI를 사용해 해결했다."

-뉴욕 증시 말고 국내 증시에는 상장을 안하나

"계획은 있다. 하지만 먼저 시작한 미국에서 인정을 받고 싶다. ETF 시장 특성이 한국과 미국과 다른 점도 미국에서 먼저 상장한 이유다."

-투자는 얼마나 받았나

"시리즈A와 시리즈B 합쳐 누적 100억원 이상을 유치했다. 시드는 안 받았다. 시리즈C는 논의중이다. 해외 자금은 받지 않았는데 시리즈C 때는 받을 수도 있다. 아직 결정된 건 없다. 모든 걸 오픈해 놓고 검토하고 있다."

-회사 맨 파워는 어떤가

"AI 기술 베이스에 자산운용 경험이 풍부한 사람들이 리더로 활동하고 있다. 이 리더십을 통해 새로 합류한 인력의 역량을 끌어올리는 선순환 구조를 형성하고 있다. 이 부분이 크래프트가 시장에서 좋은 성과를 내는 가장 중요한 요인이다. 알파(초과 수익)를 찾는 일은 우수 인재가 많은 걸 걸고 도전하게 만드는 매력이 있는데 우리 사업모델이 이렇다. 사업모델이 어렵지만 좋은 인재들이 많다. AI 기술로 시장에서 알파를 찾고 실제 거래되는 AI 금융상품을 만들 수 있다는 점은 크래프트의 매력이자 맨파워를 유지하는 근간이다."

-5년후나 10년후 크래프트 모습은

"최근 자산운용업의 산업구조가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그래서 5년, 10년 후 계획을 세우기 쉽지 않다. 크래프트는 10년 후에도 기술을 통해 자산운용의 비효율성을 줄여나갈 것이다.  현재 계획하고 있는 미래 모습은 자산운용상품을 만드는데 필요한 데이터 처리, 운용전략 개발, 주문집행까지 전 프로세스를 AI로 시스템화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다양한 금융상품 개발 및 운용 프로세스를 적은 인원으로 처리하고, 그럼에도 매우 뛰어난 성과를 올릴 계획이다.

관련기사

-정부가 추진하는 AI강국에 조언을 한다면

"AI 산업의 장기 전망은 밝다. 하지만 단기적인 상업화는 몇몇 분야를 제외하고 쉽지 않다. 연구개발이 아닌 상업화가 가능한 수준으로 올라온 AI 기술이 많지 않다. 수익을 내고 있는 AI 기업이 거의 없는 건 이런 이유때문이다. 현재의 AI 기술은 보편적(general)인 것이 아니라, 특정 버티컬의 데이터에 특화된 AI 모델을 만드는 게임이다.  AI 고객이 AI 기술에 너무 높은 기대치를 갖고 있거나 또는 너무 낮은 기대치를 갖고 있는 경우가 많다. 기존 산업 종사자의 암묵적인 저항도 만만치 않다. 장기적으로 특정 버티컬에서 상업화에 성공하고 지속가능한 AI 기업을 많이 만들려면 시장기능으로도 충분히 해결가능한 AI 인력 비용 지원이나 AI 기업에 대한 무조건적인 지원은 지양해야 한다. 대신 AI 기업의 시장진출을 돕는 게 더 효과적이라 생각한다. 지금 정부가 시행하고 있는 AI 바우처 제도는 좋은 제도다. AI 기업이 보다 쉽게 고객 레퍼런스를 만들고 AI 성능을 보여줄 수 있다는 점에서 바람직하다. 또 하나는 규제인데, AI 기술 적용에 대한 규제완화가 빠르게 이뤄져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