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보생명, AI로 찾아낸 보험사기 檢 고발

보험사기 예측 시스템 'K-FDS' 첫 성과

금융입력 :2020/08/28 13:32    수정: 2020/08/28 13:34

교보생명이 인공지능(AI)으로 포착한 보험금 부당청구 케이스를 검찰에 넘긴 것으로 확인됐다. 지능화 되는 사기 수법에 대응하고자 자체 개발한 보험사기 예측 시스템 'K-FDS'의 첫 번째 성과다.

28일 교보생명은 최근 보험사기 예측 시스템 'K-FDS'로 적발한 의심 사례 중 사실 관계가 확인된 일부를 추려 검찰에 고발했다고 밝혔다.

교보생명은 2018년 7월부터 'K-FDS'를 시범운영하며 205건(총 23억원 규모)의 보험사기 의심 건을 찾아 부당보험금 지급을 막은 바 있다. 다만 회사 측이 그 중 몇 건을 고발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교보생명 관계자는 "소비자의 개인정보를 보호해야 하는 만큼 구체적인 내용을 공개하긴 어렵다"면서도 "앞서 파악한 다른 케이스 역시 검토를 끝내는 대로 같은 조치를 취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 같은 움직임은 회사 차원에서 전략적으로 구축한 인공지능 시스템이 자연스럽게 현장에 녹아들고 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교보생명이 지난 5월 정식 오픈한 'K-FDS'는 보험사기 특징을 학습하고 이와 비슷한 행동을 보이는 대상을 찾아내는 내부 시스템이다. 조사자의 직관이나 경험에 의존하는 기존 방식으로는 지능화하는 보험사기에 효율적으로 대응하기 어렵다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했다. 궁극적으로는 선량한 소비자를 보호한다는 데 그 목적이 있다.

'K-FDS'는 보험 계약과 사고 정보 등 데이터로부터 사기 의심사례 발생이 빈번한 질병과 상해군을 자동으로 그룹핑한 뒤 소비자가 보험금을 청구하면 패턴을 분석해 사기 여부를 판단한다. 공모 의심자를 자동으로 찾아내고 병원·보험모집인과의 연관성을 분석하는 등 조직화된 보험사기에도 대응할 수 있다.

특히 이 시스템은 교보생명 보험사기특별조사팀(SIU부)의 노력으로 만들어낸 금융권 내 모범사례이기도 하다. 무엇보다 SIU 소속 직원이 기획부터 개발에 이르는 전 과정을 주도했을 뿐 아니라 유지보수까지도 맡아본다는 데 높은 점수를 받고 있다.

또 시스템은 시범운영 과정에서 99%에 달하는 사기 예측 적중률을 보였고 지금은 새로운 유형의 사기가 발생해도 즉각 대응 가능한 수준까지 발전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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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는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맞아 다양한 시도를 이어가는 보험업계에도 긍정적인 자극이 될 것으로 보인다. 사실 올 들어 보험 서비스에 인공지능 시스템을 도입하는 사례가 늘어나고는 있지만 그 영역은 상담이나 상품 추천 등 비교적 단순한 업무에 국한된 실정이다. 보험금 지급 심사에 인공지능을 활용하는 곳도 무척 드물다.

교보생명은 해당 시스템을 지속적으로 고도화한다는 방침이다. 단기적으로는 보험사기 관련 법원 판결문(개인정보 제외)을 모아 자동으로 인식·분류토록 함으로써 더 많은 케이스를 학습시킬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