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까말까] 음식물 처리기, '음쓰' 걱정 날려줄까

습식분쇄 음식물 처리기는 환경오염 주범?…소음·필터 비용 따져야

홈&모바일입력 :2020/08/24 16:04

음식물 처리기가 차세대 신가전 후보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삼성전자가 음식물 처리기 시장 진출 가능성을 타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업계 이목이 쏠린다.

24일 G마켓에 따르면 최근 한 달(7/24~8/23)동안 음식물 처리기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37% 증가했다. 음식물을 버릴 때 수분을 짜고 버리는 수고로움과 냄새 걱정을 덜어준다는 점이 판매 성장 요소로 분석된다. 

스마트카라 400 건조분쇄식 음식물 처리기(사진=스마트카라)

국내 음식물 처리기 시장은 춘추전국시대를 지나는 중이다. 스마트카라와 루첸, 에코체, 비바, 한일전기, 웰릭스 등 다양한 중소기업이 포진해 있다. 각 제조사마다 음식물 처리 방식 등으로 경쟁 중이지만 아직 이렇다 할 선도 기업은 없다.

■ 습식분쇄, 건조분쇄, 건조식, 미생물식 순으로 인기

음식물 처리기는 건조식과 건조분쇄식, 습식분쇄식, 미생물식 등의 방식으로 나뉜다. 

최근 다나와 리서치 조사 결과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인기 있는 음식물 처리기 방식은 습식분쇄식, 건조분쇄식, 건조식, 미생물식 순이었다.

습식분쇄식은 갈아서 흘려버리는 방식이다. 물과 함께 그라인더로 분쇄하고 2차 처리기에서 찌꺼기를 걸러낸다. 다량의 음식물을 빠르게 처리할 수 있으나 2차 처리기를 주기적으로 비워야 한다. 또한 환경부 인증 제품을 규정대로 설치해야 합법적 사용이 가능하다.

건조분쇄식은 음식물을 건조하면서 분쇄하는 방식이다. 처리물이 가루 형태로 나온다. 건조식보다 가격이 비싼 편이며, 칼날 교체 비용이 든다. 또한 조개껍질, 동물 뼈 등 고형물은 처리 불가하다.

건조식은 음식물의 수분을 고온 처리해 물기와 냄새를 제거하는 방식이다. 수분이 사라져 무게가 줄고, 부패하지 않는다. 다만 수분만 증발한 것이기 때문에 처리물이 덩어리 형태가 되고 처리물 부피도 크다. 하지만 비교적 저렴하다. 

루펜 건조식 음식물처리기 SLW (사진=루펜)

미생물식은 눈에 안 보이는 미생물을 넣어 음식물을 발효시키는 처리방식이다. 음식물이 기화되거나 소멸된다. 처리 시간이 길고 미생물 구입비용이 발생한다. 또 미생물 특유의 냄새가 나는 경우가 있다. 가격이 다소 비싼 편이다.

■ 렌털과 일시불, 뭐가 더 유리할까

음식물 처리기 시장은 크게 10만원대 이하 저가 제품에서 최고 100만원대까지 다양하다. 100만원을 웃도는 고가 제품의 경우 렌털을 중심으로 시장이 확대되고 있다. 초기 비용에 대한 부담을 덜어주자 관련 시장이 커진 것이다.

하지만 음식물 처리기 렌털 서비스는 장기 할부 매매 개념으로 보는 게 더 적절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렌털가가 일시불보다 비싼 이유는 매월 사용료에 사후 관리 비용이 포함되기 때문인데, 음식물 처리기는 주기적 관리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기 때문이다.

에코체 음식물 처리기 (사진=모두렌탈)

렌털 음식물 처리기 의무 사용 기간은 통상적으로 3년이며, 5년 약정 이후에는 내 것이 된다. 하지만 소유권 이전 시기는 업체별로 제각각이기 때문에 꼼꼼히 알아봐야 한다. 의무 사용 기간을 어길 시 위약금이 발생하는 점도 유의해야 한다.

■ 소음·유지비용 꼼꼼히 살펴야

음식물 처리기의 단점으로는 소음 문제가 항상 꼽힌다. 분쇄 방식의 제품이라면 소음은 필연적으로 생기는 문제다. 다만 최근 출시되는 제품은 소음이 이전과 비교해서는 많이 줄었다는 게 업계 전반적인 평가다.

그럼에도 구매 전 제품 사양표를 통해 소음의 크기(db, 데시벨)를 알아봐야 한다. 스마트카라는 플래티넘 모델에 대해 소음이 40db 이하라고 전했다. 에코체 역시 자사 제품 평균 소음이 24.6㏈이라고 밝히고 있다. 공동주택 층간 소음 기준을 45db로 본다.

전자유통업계 관계자는 “신제품의 경우 저소음 설계로 소음 문제가 많이 개선됐다고 하지만, 소음은 개개인마다 느끼는 정도 차이가 심하다”며 “매장에 들러 제품 소음 수준을 확인하는 것을 추천한다”고 말했다.

필터 유지비(교체 비용)도 함께 살펴야 한다. 필터 가격은 브랜드와 모델에 따라 다르지만 대개 만원을 넘는다. 통상 음식물처리기 필터는 3~6개월에 한 번씩 바꾸도록 설계됐다. 구매 전 제품 가이드라인을 확인하면 대략의 유지비를 짐작해볼 수 있다.

■ 습식분쇄 음식물 처리기는 환경오염 주범?

습식분쇄 방식의 음식물 처리기(주방용 오물분쇄기)는 ‘하수도법 제33조’에 따라 분쇄된 음식물 찌꺼기의 20% 미만만을 하수관로로 배출해야 한다. 소비자가 음식물 찌꺼기의 80%는 회수·배출해야 한다는 얘기다.

하수관로로 음식물 쓰레기가 20% 이상 배출되면 수질 오염뿐만 아니라 배관 악취나 막힘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하지만 최근 이 음식물 처리기를 불법 개조해 음식물 쓰레기를 100% 하수관에 배출하는 사례가 나오고 있어 논란이 되고 있다. 

자료=한국소비자원

한국소비자원이  주방용 오물분쇄기 247개 제품을 조사한 결과, 154개(62.3%)가 불법 제품이었다. 또 주방용 오물분쇄기 사용자 5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49명(98%)이 음식물 찌꺼기를 회수하지 않고 있다고 답해 응답자의 대부분이 오사용하고 있었다. 

환경부에 따르면 주방용 오물분쇄기 불법 제품을 제조·수입 또는 판매한 자는 2년 이하의 징역이나 2천만원 이하의 벌금이 부과되고, 불법 제품을 사용한 자는 100만원 이하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한국소비자원 관계자는 소비자에게 “올바른 주방용 오물분쇄기 사용을 위해 한국물기술인증원인증 홈페이지에서 제품 인증 여부를 사전에 확인하고 불법 개·변조 제품을 구매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주의를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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