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거래위원회가 한화그룹의 '일감 몰아주기' 혐의에 대해 24일 심의를 종료하고 무혐의 처분을 내렸다. 3년 7개월 동안 조사를 벌였지만 사실관계 확인이 어렵다는 이유다.
공정위는 한화 등 22개 계열사들이 2015년 1월 1일부터 2017년 9월 30일까지 구(舊) 한화S&C(에스앤씨)와 어플리케이션 관리, 데이터회선 서비스 등 거래를 통해 총수 일가에게 부당한 이익을 제공했다는 혐의를 잡고 조사를 벌여 왔다. 조사 과정에서 한화시스템과 소속 직원들이 공정위의 두 차례 현장 조사 당시 자료를 삭제하고 은닉해 조사 방해 혐의까지 추가된 사건이다.
한화S&C는 당시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세 아들인 김동관 한화솔루션 부사장(50%)와 김동원 한화생명 상무(25%), 김동선 전 한화건설 차장(25%)이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었다. 한화S&C는 2017년 10월 기존 존속법인(H솔루션)과 사업부문(한화S&C)로 물적 분할하고 스틱인베스트먼트 등 재무적 투자자에게 한화S&C의 지분 44.6%를 2천500억원에 매각한 바 있다. 이후 2018년 5월 한화S&C를 한화시스템과 합병했다.
그러나 공정위는 이날 서비스 거래 행위가 거래 관행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고, 거래 과정에서 그룹 또는 특수 관계인의 관여나 지시가 있었다고 볼 만한 구체적인 사실 확인이 곤란하다며 심의 절차 종료 결정을 내렸다. 또 데이터 회선과 상면 서비스 거래 행위는 정상가격 입증이 부족해 무혐의 결정을 내렸다. 조사 방해 혐의와 관련 개인 피심인들이 조사를 방해할 의사가 상당했다고 보기 어렵고 중대하고 명백하다고 판단하기 어려워 고발하지 않기로 했다.
결국 공정위가 한화계열사들이 합리적 고려나 비교 없이 상당한 규모로 부당하게 한화S&C와 거래했다는 혐의를 입증하는 데 실패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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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위 회의 운영 및 사건 절차 등에 관한 규칙 제 46조에 따르면 사건의 사실관계에 대한 확인이 곤란해 법위반 여부의 판단이 불가능한 경우, 새로운 시장에서 시장상황의 향방을 가늠하기가 매우 어렵거나 다른 정부기관에서 처리함이 바람직해 위원회 판단을 유보할 필요가 있는 등 심의절차종료가 합리적이고 타당하다고 인정하는 경우 심의 절차를 종료할 수 있다.
공정위 관계자는 "이번 사건과 별개로 한화솔루션의 부당한 지원행위 등에 대한 건은 현재 심의가 진행 중"이라며 "다음달에 심의속개를 할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