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래 가능한 비상장주식, 블록체인으로 확 늘린다"

두나무 이성현 핀테크사업실장 인터뷰

컴퓨팅입력 :2020/08/21 16:54    수정: 2020/08/26 14:53

비상장 주식 투자에 대한 관심이 늘고 있다. 은행 예금금리가 0%대까지 떨어지면서, 수익성 있는 투자처를 찾아 나선 투자자들이 스타트업에 주목하면서다. 야놀자, 카카오게임즈, 마켓컬리 같이 친숙한 스타트업들이 많아지고, 이들이 견고한 성장을 이어가고 있는 상황과도 맞물렸다. 비상장 주식 거래 플랫폼들이 등장해 투자 편의성을 높인 것도 이 분야에 투자자들이 모이게 된 중요한 요인이다.

일단 비상장 주식을 주목하는 분위기가 조성된 만큼, 비상장 주식 시장이 꾸준히 성장하려면 투자자들과 접점에 있는 플랫폼들의 역할이 더 중요해졌다.

그런 점에서 지난해 10월 말 출시된 두나무 증권플러스 비상장은 짧은 기간 안에 수 차례 진화를 거듭해 오고 있어 주목된다.

증권플러스 비상장은 매수자와 매도자를 연결해주는 단순한 게시판 기능으로 시작했지만, 최근 금융위원회 혁신금융서비스 지정을 받아으면서 주문 접수와 제출까지 가능한 원스톱 서비스로 업그레이드 됐다. 올해 하반기 내에는 블록체인 기반 주주명부 관리 시스템을 도입해 거래 가능한 종목 수를 크게 늘릴 계획이다.

시장 분위기와 서비스 개선 노력에 힘입어, 증권플러스 비상장은 출시 8개월 만인 지난 6월 가입자 10만명을 돌파했고, 8월 현재 누적 거래 건수는 1만5천 건을 기록했다.

최근 두나무 핀테크사업실 이성현 실장을 만나 증권플러스 비상장의 진화 방향과 사업 전략에 대해 들어 봤다.

두나무 핀테크사업실 이성현 실장

Q. 증권플러스 비상장은 어떤 서비스인가?

"증권플러스 비상장은 비상장 주식을 모바일 상에서 손쉽게 거래할 수 있는 앱이다.

이전까지 비상장 주식을 거래하려면 웹 게시판에서 매수자·매도자가 글을 올리고, 실제 거래하기 위해서 오프라인에서 만나야 하는 등 불편함이 있었다. 그러다 보니까 거래를 하고 싶어도 상대를 모르기 때문에 두려움이 있을 수 밖에 없었다. 비상장 주식 거래에 대한 잠재적인 수요가 있어도 거래가 활성화되기 어려웠다. 거래 당사자들이 서로 신뢰할 수 없기 때문에 '주식을 먼저 보내라, 돈을 먼저 보내라' 하는 일이 빈번했고, 그 과정에서 돈을 보냈는데 주식이 안 오거나 그 반대이거나 하는 사고도 빈번이 발생했다.

증권플러스 비상장은 이런 문제를 해결하고 안전하고 손쉬운 거래를 지원하다. 모바일 앱을 기반으로 매수자와 매도자가 1대 1로 협의해 거래가 성사되면, 뒷단에 증권사와 연동해 증권사 계좌안에 있는 자금과 증권사 안에 있는 주식이 동시에 결제되는 방식이다.

또 비상장 주식 시장의 정보비대칭성을 해소하는 데 중점을 뒀다. 상장 주식은 증권사 애널리스트가 정보를 계속 업데이트하는데, 비상장 주식은 정보가 별로 없다. 그래서 증권플러스 비상장에서는 나이스평가정보를 통해 사업 정보, 재무 정보, IPO 정보 등 객관적인 기업 정보를 제공하고, 종목 분석에 전문 업체 나이스디앤비와의 협업해 비상장 주식 종목 분석 리포트도 제공하고 있다. 이것말고 시시각각 들어오는 뉴스와 공시자료도 포함하고 있다."

Q. 지난 4월 금융위 특례 이후 어떤 점이 달라졌나?

"지난해 처음 앱을 출시했을 때는 거래 상대방을 찾는 용도의 게시판에 삼성증권을 연결해 둔 형태였다. 중고 사이트에서 거래하는 것이 불안하니까 에스크로 결제를 붙인 거와 비슷하다. 상법 테두리 안에서 할 수 있는 서비스를 구상하다보니 어쩔 수 없이 주문을 접수하고 증권사에 전달하는 일도 할 수가 없었다.

그래서 이번에 금융위 특례를 신청했고, 허가를 받아 이제 주문을 접수해서 전달하는 부분까지 할 수 있게 됐다. 이제 이용자들이 협의를 한 다음에 주문을 내면 증권서에서 바로 체결할 수 있게 됐다.

체결까지 우리 플랫폼에서 하려면 투자중계업 허가가 필요하다. 투자중계업예외사업자 신청도 고민했는데 우리는 플랫폼 회사다 보니까 투자중계업 전체를 하는 것 보다 강점이 있는 앞단에 집중하는 게 더 맞다고 봤다."

Q. 주식명부관리 시스템에 블록체인을 도입하는 이유?

"전자적 방식으로 증권사 계좌에 입출금 가능한 '통일주권' 형태로 주식을 발행하면, 회사가 주주명부를 관리할 필요가 없다. 한국예탁결제원과 지정 은행 2곳에서 주주명부 관리하기 때문에 회사는 주주가 다른 사람에게 주식을 매도했다고 해도 신경 쓸 필요가 없다.

하지만 비상장주식에서 훨씬 더 많은 비중을 차지고 있는 '비통일주권'은 다르다. 주주명부 관리를 회사에서 직접해야 한다. 따라서 주식 거래로 주주가 바뀌면 이를 회사에 통보해야 하고, 회사는 일일이 주권확인서를 발급해 줘야 한다. 지금까지 이 작업이 아주 메뉴얼하게 진행됐다. 주주 명부 관리를 엑셀로 하기 때문에 비효율적이고 오류도 날 수 있었다.

우리는 블록체인 기술이 있으니까, 주주명부 관리 자체를 블록체인으로 기록하려고 한다. 거래에 따른 주주명부가 변동될 수도 있고, 회사가 증자나 감자를 할 수도 있고, 누군가 스톡옵션을 행사할 수도 있는데, 이런 다양한 이벤트를 블록체인에 기록하면 위변조가 불가능하다. 주주명부 관리의 안정성 무결성이 생긴다. 주주명부관리가 전자화되기 때문에 회사 입장에서 업무 편의성도 높아진다.

거래 이용자들도 비통일주권이라고 특별히 더 신경쓸 게 없어진다. 통일주권 거래와 유사한 경험을 비통일주권 거래에서도 할 수 있게 서비스를 기획하고 있다."

Q.비상장 주식 플랫폼으로 K-OTC나 코스콤 비마이유니콘도 있다. 증권플러스 비상장의 차별점?

"거래 가능한 종목이 좀 다르다. K-OTC는 재무, 자본, 매출 요건 등을 따져 일정 수준이 되는 기업만 거래를 지원한다. 대부분 우량한 회사들이 거래되겠지만, 종목 수가 많지 않다. 비마이유니콘은 비통일주권만 거래하는 플랫폼이기 때문에 우리와 커버하는 영역이 좀 다르다.

증권플러스 비상장은 통일주권뿐 아니라 비통주까지 거래할 수 있는 일종의 비상장주식 통합거래 플랫폼이다. 지금 거래 가능한 종목 수가 3천800개 정도인데, 올해 하반기 비통일주권 지원으로 좀 더 초기 단계에 있는 기업까지 거래할 수 있게 되면 이 숫자가 더 늘어날 것으로 본다."

Q. 비상장 주식에 대한 관심이 늘면, 스타트업 생태계에도 긍정적인 영향이 있을까?

"스타트업의 가장 큰 고민은 펀딩이다. 아이템이 좋아도 펀딩이 잘 안되면 제품으로 만들지 못하고 성장할 수가 없다. 비상장 주식 유통이 활성화 되면, 자연스럽게 관심사는 유통시장 앞단계인 펀딩으로도 넒어질 것이라고 본다. 그런측면에서 스타트업 생태계 확장에 도움이 될 수 있다.

또, 초기 투자자인 엔젤투자자나 벤처캐피탈들도 투자 실현을 하고 다시 다른 스타트업에 투자를 진행하는 선순환이 이뤄져야 하는데, 비상장 주식 유통 시장이 활성화되면 도움이 될 수 있다.

우리가 비통일주권을 지원하는 것도 스타트업 생태계 확장에 분명 도움이 된다고 본다. 비통일주권이 비상장주식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데, 이 거래가 활성화 돼야 더 많은 스타트업들이 투자 선순환구조에 들어갈 수 있다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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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촬영·편집]

유회현 PD(lusy33@zdnet.co.kr), 김지학 PD(hijihac@zdne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