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스마트폰 이용자들은 위챗을 쓰지 못할 경우 아이폰 사용을 포기하겠다는 입장인 것으로 나타났다.
블룸버그 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의 위챗 금지 명령으로 중국 아이폰 사용자들이 기기 변경을 고려하고 있다고 1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에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주 위챗을 비롯한 중국 기업 텐센트와의 거래를 금지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중국 사용자 대부분, 아이폰보다 위챗 선택
웨이보를 통해 진행된 설문조사에서 120만 명에 달하는 응답자의 95%가 위챗을 쓰지 못한다면 아이폰에서 안드로이드폰으로 바꾸겠다고 응답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홍콩에 거주하는 케니 오우(Kenny Ou)는 인터뷰를 통해 “위챗이 금지된다면 아이폰은 비싼 쓰레기로 전락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이 서명한 행정명령의 시한이 가까워지면서 애플 등 중국에서 사업을 하는 미국 기업들은 이 조치가 자신들의 사업에 어떤 영향을 미치게 될 지 우려하고 있는 상황이다. 해당 금지 조치가 미국에서의 위챗 앱 사용에만 적용되는지, 아니면 전 세계 아이폰에서 위챗 앱이 제거되는지는 아직까지 명확치 않다.
지난 10일 애플 전문 분석가 밍치궈 애널리스트는 애플이 전 세계 앱스토어에서 위챗을 제거해야 할 경우 아이폰 연간 출하량이 25~30% 감소할 수 있으며, 미국 내 앱스토어에서만 위챗을 제거해야 할 경우엔 출하량은 3~6% 가량 줄어드는 데 머물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 주요기업 “위챗 거래 금지하면 경쟁력 약해질 것”
같은 날 월스트리트저널은 애플과 월트디즈니 등 미국 주요 기업들이 위챗과의 거래금지를 명령한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에 “중국 시장에서의 경쟁력이 약해질 것”이라며 우려의 뜻을 전달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12개가 넘는 미국 기업들은 13일 미 백악관 고위 관료와의 화상회의에서 다음 달 20일 발효되는 위챗 거래금지에 대한 행정명령이 자신들의 중국 사업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고 밝혔다. 이 회의에는 애플, 포드, 월트디즈니, 골드만삭스, 모건스탠리 등이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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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의에 참여한 기업들은 해당 행정명령의 내용을 명확히 밝혀줄 것을 요구했다. 지난 주 트럼프 대통령이 서명한 행정명령에는 위챗과의 모든 거래를 금지한다고만 명시됐을 뿐 이 행정명령의 효력 범위가 자세히 설명되지 않았다.
크레이그 앨런 미·중 무역 전국위원회(USCBC) 회장은 "중국에 거주하지 않는 사람은 미국 기업의 위챗 사용 금지가 어떤 의미인지 이해할 수 없을 것"이라며, "미국 기업은 외국 경쟁기업들에 비해 엄청난 불이익을 얻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