샤오미가 10주년을 기념해 출시한 스마트폰의 핵심 부품에서 한국과 일본산을 빼고 중국산으로 대체해 주목을 끌고 있다.
중국산 프리미엄 폰의 부품 자립 신호탄으로 읽히기 때문이다.
14일 중국 언론을 종합하면 샤오미는 창립 10주년 기념으로 출시한 '미10 지존 기념(영문명 Mi 10 Ultra)' 버전의 디스플레이, 카메라 센서, 지문인식 센서 등의 핵심 부품으로 중국산을 사용했다.
미10 지존 기념 버전의 디스플레이는 전부 TCL 그룹 산하 CSOT의 6.67인치 OLED를 사용했다. 카메라 CMOS 센서는 중국 옴니비전 제품이다. 지문인식 센서는 중국 구딕스 제품이 탑재됐다.
그 동안 샤오미의 플래그십 모델 디스플레이는 주로 삼성디스플레이, CMOS 센서는 삼성전자와 일본 소니 등의 제품을 사용했다. 샤오미는 플래그십 모델 1억 화소 CMOS 센서 등 역시 삼성전자와 협력해왔다.
이중 플래그십 스마트폰의 디스플레이와 CMOS 센서는 본래 중국산이 아닌 해외산이 채용되던 대표적 부품이었다는 점에서 샤오미의 선택이 시사하는 바가 크다. 샤오미는 이 카메라가 DXO마크 평가에서 1위를 차지했다며 대대적인 홍보도 하고 있다.
미10 지존 기념 버전은 120Hz 주사율, 120W 고속충전 기능을 탑재하고 가장 낮은 스펙의 버전이 90만 원을 호가하는 하이엔드 폰이다.
이에 샤오미가 플래그십 OLED 모델에서 중국산 디스플레이만 적용한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다.
샤오미가 주로 중저가형 모델에만 중국산 부품을 채용하던 관례를 깬 셈이다.
샤오미가 지난해 '미10 시리즈'에 삼성디스플레이의 OLED와 CSOT의 OLED를 동시에 쓰면서 '중국산 채용을 진작하기 위한 조치'라고 굳이 밝혔던 것과 무관치 않다. 하지만 이때까지만 해도 혼합 공급으로 CSOT의 OLED를 한 모델에 100% 쓰진 않았다.
화웨이의 경우 미국의 직접적 제재로 외산 부품에 대한 공급에 차질이 생겼지만 샤오미의 경우 자발적 국산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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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이래 미국 정부의 화웨이 등 기업에 대한 제재가 심화하면서 중국 기업들의 자급자족에 대한 의지를 상향시킨 것이 가장 큰 동기로 분석된다. 샤오미뿐 아니라 중국 스마트폰 기업 전체의 중국산 부품 의존도 상향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언제든 '제 2의 화웨이'로서 타깃이 될 수 있다는 위기감 역시 작용했다.
이같은 움직임은 올 상반기 이후 중국 스마트폰 업계에서 두드러질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