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DP 대비 국가 R&D 비중 세계 1위…과도한 행정규제는 문제”

산업부 이달 말 산업 R&D 혁신방안 발표…‘산업 R&D 혁신방안 정책토론’서

디지털경제입력 :2020/08/13 18:46    수정: 2020/08/14 09:00

“우리나라 GDP 대비 국가 연구개발(R&D) 비중은 세계 1위이고 정부 R&D 규모도 지속해서 증가하고 있지만 과도한 행정규제 등으로 연구 창의성이 제한되고 R&D 시스템이 시장 수요를 적극적으로 반영하지 못하는 것은 여전한 문제점이다.”

오동훈 산업통상자원 R&D 전략기획단 MD는 13일 서울 삼성동 인터컨티넨탈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산업 R&D 혁신 방향 정책토론회’ 주제발표에서 국내 R&D 시스템의 문제점을 이같이 지적했다.

오 MD는 “문제점을 극복하려면 R&D 시스템 전반에 걸친 혁신이 필요하다”며 “특히 R&D 도전성과 창의성 제고, 시시각각 변화하는 시장 수요 반영, 개방형 R&D 확대 등이 무엇보다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김용래 산업통상자원부 산업혁신성장실장(왼쪽 두 번째)이 13일 서울 삼성동 인터컨티넨탈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산업 R&D 혁신 정책 수립을 위한 정책토론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오 MD는 도전성과 창의성을 강화하려면 연구 자율성을 억제하는 각종 규제를 완화해 기업과 연구자가 연구에만 몰입할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해야 하고 R&D 사업 전반에 걸쳐 도전성을 띤 R&D를 과감하게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역설했다.

또 시장 수요 반영을 위해서는 공공연·대학, 기업이 각각 원하는 시장 성격을 고려해 그에 맞는 과제를 기획·지원하고, 인공지능(AI)·빅데이터 등의 디지털 대변혁과 서비스 시장 확대 등 급격한 산업환경 변화에 따른 디지털화, 제조·서비스 융합화 등을 적극 추진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오 MD는 “세계시장의 기술 트렌드가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 만큼, 이러한 속도전에 대응해 국제공동 R&D 전략성을 높이고 신흥국 시장 선점을 위해 한-아세안 R&D 플랫폼을 신설하는 등 국제협력 R&D도 강화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오 MD의 주제발표 후에는 ▲R&D 수행기관의 자율성 확보 ▲시장중심의 산업 R&D 추진 ▲새로운 디지털 환경에 따른 R&D 방향 ▲개방형 R&D 확대 등 토론 주제에 대한 산·학·연 전문가 논의가 이어졌다.

민동준 연세대 교수는 “산업기술 R&D에서 대학과 공공연 역할은 기존과 같은 산업현장의 후방지원을 넘어 산업기술을 선도하는 혁신적 연구에 있다”며 “신산업, 새로운 먹거리 창출이 가능한 도전적 R&D를 통해 혁신적 대형 성과물을 도출해야 한다”고 밝혔다.

박준영 삼보모터스 부사장은 “정부 R&D를 수행하는 기업이 복잡한 사업비 정산과 잦은 평가 부담 등에서 자유로울 수 있는 연구환경을 조성해 줘야 한다”며 “급변하는 시장 변화를 반영해 유연하게 연구개발 목표와 전략을 변경할 수 있게 하는 실효적 제도 마련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최재영 성균관대 교수는 “목표 달성 중심의 기존 기술개발 R&D를 지양하고 시장에서 실제로 요구하는 기술개발의 완성도·성격·기간을 만족시키는 시장 중심형 R&D가 필요하다”며 “이를 위해 산·학·연 각자의 역량에 따른 역할분담이 이뤄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종구 나노융합 2020사업단장은 “산업기술 R&D 지원 시 제조업 분야 지원과 서비스업 분야 지원이라는 제조와 서비스의 이분법적 접근보다는 AI·빅데이터 등을 활용해 제조업과 서비스업의 융합을 유도하는 연구개발 투자에 집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동섭 신성이엔지 CEO는 “기업의 국제 시장 진출과 선진 기술을 확보하려면 R&D에 정부 지원이 필요하다”며 “주요 글로벌 기관과 기업과 국제공동 과제 수행 기회가 확대돼야 한다”고 제안했다.

13일 서울 삼성동 인터컨티넨탈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산업 R&D 혁신 정책 수립을 위한 정책토론회’에 참석한 인사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정책토론회에 참석한 김용래 산업부 산업혁신실장은 “디지털 전환, 코로나19 팬데믹 등 산업 대변혁에 따라 나타나고 있는 디지털화, 서비스화 등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R&D 시스템이 필요하다”며 “산업부도 그간 R&D 혁신을 위해 취합한 산·학·연 전문가 의견을 토대로 제조-서비스 융합 R&D 촉진, 데이터기반 R&D 추진 등 시장이 진정으로 원하는 R&D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김 실장은 이어 “소부장 분야 등에서 외국인 투자 기업의 국내 진출이 늘어나는 등 국제협력의 필요성도 증대되는 만큼, R&D 개방성도 대폭 강화해 기업의 기술도입 속도가 제고되도록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정책토론회를 공동 주재한 나경환 전략기획단장은 “정책토론회에서 시장이 원하는 R&D 방향이 많이 언급됐는데, 이를 적극적으로 정부 R&D에 반영할 필요가 있다”며 “전략기획단도 정부 R&D가 기업이 가장 원하는 R&D가 될 수 있도록 최일선에서 수요자 의견을 적극 반영하는 플랫폼 역할을 하겠다”고 밝혔다.

관련기사

나 단장은 또 “다양한 분야의 정책포럼을 개최해 더욱 많은 의견 수렴의 장을 만들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산업부는 2월 산업 R&D 혁신총괄위원회를 발족해 수렴한 산·학·연 전문가 의견을 바탕으로 혁신방안을 수립해 이달 말께 발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