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흑자를 달성한 한국전력공사가 그동안 정부의 탈(脫)원전 정책에 묶여 적자를 기록해왔다는 일각의 비판에 대해 사실이 아니라고 지적했다.
한국전력은 13일 "(2분기 영업실적은) 당사의 실적이 국제 연료가격에 크게 영향을 받는다는 점을 보여준 것"이라며 "그간 소위 '탈원전'으로 인해 한전이 적자를 냈다는 비판은 타당하지 않다"며 이같이 밝혔다.
한전은 상반기 매출이 28조1천657억원, 영업이익이 8천204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이날 공시했다. 영업이익은 지난해 상반기와 비교해 1조7천489억원 증가했다.
전력 공급을 담당하는 공기업인 한전의 실적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건 연료비와 전력구입비다. 연료비와 전력구매비용을 얼마나 줄였고, 반대로 전기 판매수익을 얼마나 더 남겼느냐가 영업이익 혹은 손실을 판가름한다.
한전의 올해 상반기 실적을 자세히 살펴보면, 지난해 하반기 이후 국제 연료가 하락 등으로 연료비와 전력구입비는 총 2조6천억원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연료비는 유연탄·액화천연가스(LNG) 등 연료가 하락으로 전년 대비 1조4천억원 감소했다. 전력구입비 역시 유가 하락에 따라 1조2천억원 줄었다.
반면, 전기 판매수익은 약 2천억원(2.9%) 감소했다.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라 전력 소비가 줄었다. 그러나 유가 하락에 힘입은 연료비·전력구입비 감소분이 훨씬 컸다.
주목할 점이 또 있다. 2분기 원전 이용률이 직전 분기인 1분기(79.3%)에 비해 1.6%포인트 줄었음에도 영업실적이 크게 개선됐다는 점이다. 앞서 전문가들은 2분기 원전 이용률이 1분기보다 더 상승해 한전이 실적 개선을 이룰 것으로 내다봤다. 저유가가 실적에 긍정적인 요인으로 작용은 하겠지만, 더 중요한 건 원전 이용률이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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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대해 한전은 "한전 영업비용의 60% 내외를 차지하는 연료비와 전력구입비는 국제 유가에 주로 비례하고, 이에 영업실적과 국제유가는 반비례 관계가 존재한다"며 "원전 이용률이 소폭 하락했음에도 불구하고 저유가로 인해 실적이 개선됐다"며 "이는 한전실적이 원전이용률 보다는 국제 연료가격에 크게 영향을 받는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만, 한전은 탈원전보다는 오히려 탈(脫)석탄 정책이 비교적 실적에 더 부정적인 요인이라고 봤다. 한전은 "겨울철 미세먼지 감축 대책에 따른 석탄발전량의 감소가 실적에 다소 부정적으로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한전에 따르면 석탄발전량은 2018년 상반기 108.1테라와트시(TWh)에서 지난해 상반기 96.7TWh, 올해 상반기 85.8TWh로 점차 줄어드는 추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