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애플, 구독형 게임시장서도 경쟁한다

세력 확대 MS, 견제 나선 애플

디지털경제입력 :2020/08/10 11:10    수정: 2020/08/10 11:15

개인용 컴퓨터와 모바일, OS 시장에서 오랜 경쟁을 이어온 마이크로소프트(이하 MS)와 애플이 게임 시장에서도 경쟁구도를 만들어가고 있다.

지금까지 두 기업이 게임 시장에서 직접적으로 충돌한 적은 없다. 콘솔 시장에서 활동했던 시기가 다르기 때문이다.

MS는 2001년에 엑스박스를 출시한 후 지금까지 콘솔 플랫폼 시장에서 활약하고 있다. 애플은 반다이와 손잡고 지난 1996년에 매킨토시를 간소화 한 멀티미디어 플레이어 겸용 콘솔 피핀을 선보인 바 있다.

엑스박스 게임패스 이미지.

콘솔업계 관계자들은 이 두 기업의 콘솔 시장 내 활동 시기가 겹쳤어도 경쟁은 이뤄지지 않았을 것이라고 설명한다. 엑스박스는 2009년 단종될 때까지 약 2400만 대 이상이 판매됐지만 피핀은 출시 1년만에 단종됐기 때문이다. 누적 판매량은 약 4만2천 대였다.

콘솔 시장에서 영향력을 비교하는 것은 의미가 없는 수준이지만 영역을 구독형 게임시장으로 옮기게 되면 이야기가 달라진다. MS와 애플은 각각 게임패스와 애플 아케이드를 내세워 구독형 게임시장에서 빠르게 세를 불리고 있다.

MS의 게임패스는 지난 2017년 6월부터 정식서비스를 시작한 구독형 게임 서비스다. 콘솔, PC, 플랫폼 통합 등 세 가지 형태로 서비스가 구분되며 각각 상이한 요금을 내고 각 서비스마다 제공되는 게임을 무제한 이용할 수 있다.

특히 거의 모든 엑스박스 퍼스트파티 독점작이 출시 당일부터 게임패스로도 서비스되며 하나의 게임을  PC와 콘솔을 오가며 동일하게 즐길 수 있는 엑스박스 플레이애니웨어 정책이 적용된 게임은 게임패스에서도 동일하게 적용된다.

마이크로소프트의 '프로젝트 엑스클라우드'

또한 게임패스에 추가될 게임이나 반대로 삭제될 게임이 하달 전에 미리 공지되며 게임패스 이용자는 해당 게임을 스토어에서 구매할 시 10~20%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어 게임 이용과 구매 계획을 세우는데도 적지 않은 도움이 되는 것이 특징이다.

애플 아케이드는 지난해 9월 정식서비스에 돌입한 구독형 게임 서비스다. iOS 13 업데이트와 함께 시작된 애플 아케이드 서비스는 매달 4.99달러(약 6천500원)을 내고 광고 시청이나 인앱 결제 없이 새로운 게임을 무제한으로 즐길 수 있는 서비스다.

또한 계정만 연동되어 있으면 아이폰, 아이패드, 맥, 애플TV 등 애플 기기를 넘나들며 게임을 즐길 수 있으며 가입 계정도 최대 5명과 공유 가능하다.

게임을 기기에 다운로드 해 네트워크에 연결되지 않은 상황에서도 플레이 할 수 있도록 오프라인 플레이를 지원한다. 스크린 타임 기능과 유해 콘텐츠 차단 기능을 지원해 부모가 자녀의 게임 이용시간과 구독 게임 목록을 제어할 수 있게 한 것도 특징이다.

게임패스와 애플 아케이드는 구독형 게임시장에서 나란히 최다 이용자를 확보하고 있다. 게임패스 이용자는 1천만 명 이상이며 애플 아케이드 이용자는 올해 말까지 1천200만 명을 넘어설 것으로 추산된다.

애플 아케이드 이미지.

콘솔게임과 모바일게임으로 영역이 구분된 탓에 두 구독형게임 서비스가 직접적으로 경쟁할 일은 지금까지 없었지만 최근 분위기가 이전과 달라지기 시작했다.

MS는 게임패스 얼티밋 이용자를 대상으로 클라우드게임 서비스 엑스클라우드를 제공할 것이라는 계획을 밝히며 모바일게임 시장에도 영향을 미칠 채비를 마쳤다.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이용자는 오는 9월 15일부터 엑스클라우드를 통해 게임패스에서 서비스되는 콘솔 게임을 스트리밍 형태로 스마트폰에서 즐길 수 있게 됐다.

다만 게임패스 얼티밋을 이용하더라도 아이폰을 보유한 이용자는 엑스클라우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없다. 애플 측에서 앱스토어에 엑스클라우드 앱을 더 이 이상 서비스 하지 않기 때문이다. 기존에 프리뷰 용도로 출시된 앱스토어에 출시된 엑스클라우드 앱도 테스트 기간이 만료된 상황이다.

MS는 이런 애플 정책에 대해 성명을 내고 직접 비판하고 나섰다.

성명을 통해 MS는 "안타깝게도 우리는 애플 앱스토어로 iOS 이용자에게 엑스박스 게임 패스 얼티밋과 함께 클라우드 게임에 대한 우리의 비전을 전달할 수 없게 됐다. 애플은 엑스박스 게임패스와 같은 클라우드 게이밍과 게임 구독을 부정하는 유일한 범용 플랫폼이다"라고 말했다.

아울러 " 엑스박스 게임 패스에서 이용 가능한 모든 게임들은 ESRB와 같은 각 지역의 독립적인 산업 평가 기관에서 등급을 받았다. 우리는 iOS 플랫폼으로 엑스박스 게임패스 얼티밋과 함께 클라우드 게이밍을 전달할 방법을 찾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우리는 소비자가 게임 경험의 핵심에 있어야 한다고 믿는다. 게임이용자는 우리에게 어디서든 플레이하고 연결하고 공유하길 원한다고 이야기하며 우리는 이에 동의한다"라고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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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업계는 애플의 이 같은 정책이 애플 아케이드를 보호하기 위한 의도로 풀이한다. 엑스클라우드를 통해 게임패스의 콘솔 게임을 이용하게 되면 그만큼 애플 아케이드에서 제공하는 모바일게임에 대한 관심이 줄어들 확률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모바일게임 개발사 관계자는 "게임패스에서 제공하는 게임의 완성도와 애플 아케이드에서 제공하는 게임의 완성도를 비교하면 전자가 우수하다. iOS에서 엑스클라우드 앱을 이용할 수 없는 것은 애플 아케이드를 보호하기 위한 의도로 보인다.  페이스북이나 에픽게임즈 등도 MS의 입장에 힘을 싣고 있어서 추후 애플이 어떻게 대응할 거인지는 두고봐야 할 상황이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