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인게임즈가 지난 30일 콘솔 어드벤처게임 베리드스타즈를 출시했다. 지난 2017년 베리드어라이브라는 이름으로 처음 공개된 이후 3년만에 게임이 출시된다는 소식에 국내 콘솔 이용자들은 적지 않은 관심을 보였다.
게임 개발을 총괄한 스튜디오 라르고 진승호 디렉터의 존재는 이런 관심을 더욱 크게 만들었다. 진승호 디렉터는 과거 검은방과 회색도시 시리즈를 통해 내러티브를 강조한 게임 시나리오 제작에 참여한 개발자. 특히 베리드스타즈는 과거 두 게임이 추리 파트를 강조한 것과 달리 사람과 사람의 대화 사이에서 자연스레 발생하는 긴장감을 강조한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베리드스타즈는 서바이벌 오디션 프로그램 녹화 현장이 무너져내리고 여기에 고립된 이들의 생존기를 다룬 게임이다. 여러 대화를 통해 생존과 진상 파악을 위한 키워드를 알아가는 것이 핵심으로 이 과정에서 SNS에서 오가는 여러 현실적인 대화가 이용자를 자연스레 게임에 몰입하게 한다.
진승호 디렉터는 "베리드스타즈는 커뮤니케이션 서바이벌 어드벤처 장르라고 소개할 수 있다. 게임 내에서 페이터라 명명된 SNS를 통해 커뮤니케이션을 진행하고 생존해나가는 것이 목표입니다"라고 설명했다.
SNS를 시스템의 핵심으로 내세운 것은 진승호 디렉터 개임의 경험에서 비롯됐다.
진 디렉터는 "과거 다니던 회사에서 나오게 된 계기가 있는데 이 일이 트위터에서 거론되면서 많은 사람들이 이 일을 이야기하는 것을 경험하게 됐다. 당시 스릴모다는 부담스럽다는 느낌을 받았고 이런 경험 후에 이를 게임에 넣으면 재미있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다"라고 말했다.
추리 요소를 줄이고 대화만으로 게임을 진행하면서 이용자가 긴장감을 유지하도록 하기 위해 이야기가 전개됨에 따라 이용자가 키워드를 하나하나 알아가고 이에 따라 등장인물의 대화가 계속해서 변화하는 구조를 택했다.
진승호 디렉터는 "이번에는 방탈출 시스템은 완전히 빠졌다. 키워드를 놓고 대화를 하는 부분에 집중을 하는 형태다. 그런 이유로 키워드 하나에 다섯 명의 생존자가 있다면 대화도 다섯개를 만들어야 했다. 하나의 키워드로 다 다른 얘기를 해야 했어야 하고 이야기가 모순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 집중했다"라고 말했다.
그는 또한 "다만 모두가 살아남는 엔딩은 없다. 모두가 살아남는 엔딩이 대단원으로 어울리기는 하지만 스릴러를 기대하고 게임을 접한 이들의 기대에는 어긋나는 부분이다. 게임을 만드는 입장에서 이런 이용자의 기대에 부응해야 한다고 생각했다"라며 "전원생존을 바라는 목소리가 많다면 서비스 해야겠지만 그런 목소리는 아직까지 나에게 닿지 않았다"라고 덧붙였다.
진승호 디렉터가 밝힌 방탈출 요소를 배재한 이유는 복합적이었다.
그는 "방탈출 형태로 6개의 게임을 만들면서 밑천이 바닥난 것도 있다. 방탈출을 디자인하던 친구가 지금은 다른 일을 하고 있는 것도 이유다. 무엇보다도 방탈출이라는 요소가 진입 장벽이 되는 것은 아닌가 하는 느낌을 받았다"라고 밝혔다.
아울러 그는 "만드는 입장에서는 반년에 걸쳐서 트릭을 만들었는데 이용자가 단기간에 다 해결하는 경우도 많았다. 반대로 어렵게 만들면 어려움 때문에 신규 이용자가 진입하는게 어려움을 겪었다"라며 "기존 작품을 작업하면서 많은 기믹을 사용했기에 변화가 없다면 같은 것을 또 만들어내는 것은 의미가 없다고 생각했다. 언젠가 예전에 보여줬던 요소를 다른 방식으로 녹여내는 방법을 알게 된다면 그 때는 새로이 보여줄 수 있을 것 같다"라고 귀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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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승호 디렉터는 베리드스타즈가 검은방 출시 12주년을 기념하는 의미를 지닌 게임이라 말했다. 때문에 의식적으로 검은방 1편을 연상케하는 구성을 택했다고 부연했다.
그는 "검은방을 만들던 시기의 나는 아마추어와 프로의 경계에 있던 시기라고 생각한다. 이번 게임은 내러티브나 구성 부분에서 검은방 1편을 연상시키는 것이 많은 편이다"라며 "2008년에 검은방을 출시했으니 올해로 12년이 되는 셈이다. 조금 지나긴 했지만 스스로 10주년을 기념한다는 생각으로 개발한 면도 있다. 이러한 것들을 찾는 것도 재미가 있을 것 같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