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K, 3Q 반도체 수요 전망 쾌청…변수는 '재고'

"코로나 변수 있지만, 서버 수요 강세 속 신규 제품출시 효과 기대"

반도체ㆍ디스플레이입력 :2020/07/30 16:21    수정: 2020/07/31 05:48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서버 및 PC 시장 수요확대에 힘입어 올해 2분기 반도체 사업에서 기대 이상의 실적을 거뒀다. 하반기 실적도 서버 시장 수요가 견조한 가운데 신규 스마트폰 및 콘솔 게임기 출시효과로 전년 대비 성장세를 기록할 전망이다.

30일 삼성전자는 2분기 연결 기준 반도체 사업 부문 실적으로 매출 18조2천300억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이는 전년동기 매출은 13.3%, 영업이익은 5.43% 증가한 수치다. 전분기와 비교하면 매출은 3.34%, 영업이익은 36.09% 늘어난 수준이다.

앞서 SK하이닉스는 2분기 연결 기준 실적으로 매출 8조6천65억원, 영업이익 1조9천467억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한 바 있다. 이는 전년동기 대비 매출은 33%, 영업이익은 205% 증가한 수치로, 전분기와 비교하면 매출은 20%, 영업이익은 143% 늘어났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서버 시장의 견조한 수요에 힘입어 올해 2분기 반도체 사업에서 시장 기대치 이상의 실적을 기록했다. (사진=픽사베이)

양사는 2분기 실적 컨퍼런스 콜을 통해 하반기 실적 메모리 반도체(D램, 낸드플래시) 판매호조로 수익성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했다.

한진만 삼성전자 메모리 마케팅팀 전무는 이와 관련해 "하반기 전반적인 수요는 신규 스마트폰 출시와 함께 중저가 세트 중심으로 회복이 전망된다"며 "서버도 언택트 수요는 지속적으로 발생할 것으로 예측, 신규 콘솔 게임기 출시 영향으로 전반적으로 견조한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기대된다"고 전했다.

차진석 SK하이닉스 최고재무책임자 역시 "하반기 출시되는 신규 콘솔 게임기의 D램 채용량은 최대 16기가바이트로 기존 대비 평균 40% 이상 증가한다"며 "하드 디스크 드라이브 대신 최대 1테라바이트 용량의 솔리드 스테이트 드라이브도 탑재해 내년까지 그래픽 D램과 낸드플래시 수요를 견인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양사는 실적 컨퍼런스 콜에서 최근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과 관련해 하반기 경기회복 둔화에 따른 실적 성장세가 제한적일 수 있다는 우려도 함께 전했다.

(자료=삼성전자)

다만, 상반기 서버 업체들이 경쟁적으로 재고를 비축하면서 불거진 하반기 재고고정 가능성에 대해서는 약간의 온도차를 보였다. SK하이닉스가 하반기 재고상황을 긍정적으로 전망한 반면, 삼성전자는 아직 상황을 예단하기 이르다는 조금은 보수적 입장을 보였다.

한진만 전무는 "상반기까지 서버 고객사가 확대한 구매 중에는 재고 확보를 위한 수요도 존재, 이에 하반기 서버 수요는 상반기보다는 다소 약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며 "현재 재고상황은 최근 고객사 긴급오더에 대한 대응력을 높이려고 정상범위 내에서 재고수준을 소폭 증가한 부분은 있다"고 했다.

이어 "하반기에는 코로나19 영향이 지속되는 가운데 서버 고객의 재고 증가 영향, 고객사의 공급사에 대한 서버향 제품믹스 확대 기대 등 여러 요인이 가격에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며 "다양한 불확실성이 존재하고 이에 따라 고객 재고 투자 전략도 지속변동할 것으로 판단, 현시점에서는 언제 가격변곡점이 나타날지 이야기하기 어렵다"고 전했다.

반면 차진적 최고재무책임자는 "재조고정 우려는 SK하이닉스뿐만 아니라 전체 산업의 관심사로 다양한 채널에서 공급망 점검이 이뤄지고 있는데 생산활동이 다시 회복되면서 하반기를 지나면 재고는 건전하게 소진될 것으로 보고 있다"며 "현재 SK하이닉스 재고는 정상수준으로 하반기 말 기준으로 전체 고객사 재고는 2분기 말보다 조금 더 건전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자료=SK하이닉스)

시장에서는 코로나19로 양사가 반도체 생산량을 조정해 공급증가율이 제한적인 만큼 하반기에도 양사의 실적 성장세는 이어질 것으로 봤다. 또 서버 업체들의 재고조정에 대한 우려도 제한적인 공급으로 인해 과거 다운사이클(장기하락세) 상황은 발생하지 않을 것으로 예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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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 업계 한 관계자는 "양사 모두 현재 D램 비트그로스(비트단위 출하 증가율)가 플랫한 상황으로 SK하이닉스는 3분기에도 D램 비트그로스가 플랫 수준이면 2분기와 재고수준이 비슷하다는 의미이고, 삼성전자는 하반기로 가면서 이보다 재고가 약간 더 늘어날 수 있다는 의미로 언급한 것 같다"며 "전반적인 상황은 상반기 서버 업체들이 필요 이상으로 반도체를 구매해 주문이 줄어드는 상황에서 양사 모두 공급을 줄여 자사 재고를 줄이겠다는 입장인 것 같다"고 설명했다.

또 "하반기로 가면 반도체 업체들의 재고는 소폭 증가할 가능성이 많고, 반면 고객 재고는 줄어들 가능성이 많아 보인다"며 "반도체 업체의 재고가 늘어도 현재 재고수준이 워낙 낮아 업황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 이에 양사의 하반기 실적은 작년보다 성장세를 기록, 내년에는 반도체 업체의 공급증가율이 제한적인 상황에서 스마트폰 시장 회복으로 인한 수요증가율 향상으로 업황은 좋아질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