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비 엇갈린 배터리 3사…LG '나홀로 활짝' vs 삼성·SK '숨고르기'

28일 삼성SDI를 시작으로 2분기 실적 연이어 발표

디지털경제입력 :2020/07/20 17:36    수정: 2020/07/20 20:35

다음 주 차례로 공개되는 배터리 3사(LG화학·삼성SDI·SK이노베이션)의 2분기 영업성적표에 희비가 엇갈려 주목된다.

LG화학은 해외 공장의 수율(투입 대비 완성품 비율) 정상화와 주요 고객사인 '테슬라'의 판매량 증가로 흑자 전환에 성공, 3사 가운데 홀로 웃게 될 전망이다. 반면 삼성SDI와 SK이노베이션은 각각 모바일 시장 침체와 해외공장 초기 가동에 따른 부담 증가로 영업적자가 예상된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오는 28일 오후 1시 30분 삼성SDI의 실적발표를 시작으로 배터리 제조사들의 2분기 잠정 영업실적이 발표된다. 29일 오전 10시엔 SK이노베이션이, 31일 오전 10시엔 LG화학의 실적 발표가 예정됐다.

배터리3사 CI. 사진=각 사

'테슬라' 힘입은 LG화학, 흑자전환 전망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추산한 LG화학의 2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시장 전망치)는 3천6689억원이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37% 증가한 추정치다.

증권가 전망을 종합하면 전지(배터리) 부문 영업이익은 약 500억~1천억원 수준으로 예상된다. 전망이 맞는다면, 2분기 배터리 사업은 흑자 전환 가능성이 높다. 이 회사는 지난해 2분기와 직전 분기인 올해 1분기에서 영업손실을 기록한 바 있다.

미국 전기차 브랜드 테슬라의 판매량 증가와 폴란드 사업장의 수율 정상화 등이 실적 호조 요인이다. 특히 '테슬라 효과'가 빛을 발했다는 분석이다. LG화학은 중국 난징 사업장에서 테슬라 '모델3' 배터리를 생산 중이다. LG화학 사안에 정통한 업계 관계자는 "2분기부터 테슬라용 원통형 배터리 매출 실적이 크게 늘고 있다"고 전했다.

김정현 교보증권 연구원은 "LG화학 전지 부문의 가치는 빠르게 상승 중"이라며 "코로나 영향에도 2분기 매출이 전 분기 대비 높게 성장했고, 수율과 생산성 향상이 예상대로 진행됐다"고 분석했다.

서울 청담매장에 전시된 테슬라 모델 3. 사진=지디넷코리아

SK이노, 해외공장 초기비용 증가...삼성SDI는 '하반기 반등' 전망

같은 기간 삼성SDI의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60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약 62% 감소했을 것으로 보인다. 3사 가운데 배터리 사업 비중이 가장 큰 만큼, 배터리 영업실적이 전체 실적을 좌우한다. 소형 배터리는 200억원대의 흑자가 예상되나, 전기차·에너지저장장치(ESS)에 탑재되는 중·대형 배터리는 450억원대 영업손실을 기록할 전망이다.

코로나 확산 여파에 따라 전기차 매출 성장 속도가 더뎠고, 특히 모바일 시장 침체로 스마트폰용 배터리 수요가 크게 줄어든 탓이다. 다만, 하반기부턴 영업이익이 반등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주요 완성차 고객사의 신규 전기차 모델 출시로 유럽지역에서의 판매량 증가가 예상된다. 당장 3분기 흑자전환 가능성도 점쳐진다.

SK이노베이션의 2분기 영업손실 컨센서스는 4천273억원이다. 배터리 사업 적자 규모는 500억원대에서 1천억원대로 예상된다. 직전 분기인 올해 1분기 영업손실인 1천49억원과 비슷한 수준일 것이란 증권가 분석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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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가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은 지난해부터 중국·헝가리 등 해외공장 가동을 개시하면서 비용 부담이 증가했다. 코로나19 확산으로 가동률이 저조했단 점도 실적 악화의 원인으로 풀이된다.

아직 LG화학과의 소송전이 마무리되지 않았다는 점도 이 회사의 약한 고리로 꼽힌다. 강동진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2차전지 사업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지만, LG화학과의 소송이 마무리되지 않은 상황에서 사업가치를 추정하기엔 불확실성이 높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