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업계 다음 주부터 실적시즌 돌입

증권가, 코로나19에도 대체로 실적 호조 기대

반도체ㆍ디스플레이입력 :2020/07/17 18:06    수정: 2020/07/23 15:49

전자업계가 다음 주부터 2분기 실적 시즌에 돌입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여파로 직격탄을 맞을 것이라는 당초 전망과 달리 대체로 양호한 실적을 낼 것으로 예상된다.

17일 한국거래소 전자공시시스템(KIND)에 따르면 오는 22일 LG이노텍을 시작으로 SK하이닉스, LG디스플레이, 삼성전기, 삼성전자가 올해 2분기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다.

증권가는 LG디스플레이와 삼성전기를 제외한 나머지 기업들이 작년 2분기를 뛰어넘는 실적을 달성한 것으로 보고 있다.

전자업계가 오는 23일 LG디스플레이와 SK하이닉스를 시작으로 2분기 실적시즌에 돌입한다. (사진=픽사베이)

반도체 업종은 서버 및 PC용 메모리 반도체 판매 확대 효과를, 부품 업종은 적층세라믹콘덴서 및 카메라 모듈 판매 확대 효과를 본 것으로 분석된다.


■ "땡큐 애플"…LG이노텍, '아이폰 SE 판매확대'로 2Q 깜짝 실적


에프앤가이드는 LG이노텍의 2분기 실적 컨센서스로 매출 1조4천663억원, 영업이익 328억원을 전망했다. 이는 전년동기 대비 매출은 3.68% 줄고, 영업이익은 74.47% 증가한 수치다.

반면, 케이프투자증권은 LG이노텍이 컨센서스를 상회한 매출 1조4천700억원, 영업이익 422억원의 성적을 기록한 것으로 예측했다. 주요 거래업체인 애플이 상반기 출시한 '아이폰 SE'와 저가형 '아이폰11 시리즈'가 판매 호조를 보였기 때문이다.

LG이노텍 실적 추이. (자료=케이프투자증권)

박성순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은 "코로나19로 글로벌 모바일 수요 부진이 2분기를 관통하고 있으나 애플은 아이폰 SE의 출시와 아이폰11의 가격 인하를 통해 비수기 대비 양호한 판매량을 기록했다"며 "이에 광학솔루션(카메라모듈) 사업 부문은 비수기 효과가 희석되며 24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한 것으로 예측된다"고 설명했다.

하반기 실적도 스마트폰 시장의 수요가 회복되는 가운데 애플의 아이폰12 시리즈 출시효과로 더욱 개선될 것으로 전망했다. 케이프투자증권이 예측한 LG이노텍의 3분기 실적은 매출 2조1천630억원, 영업이익 1천389억원이다.

박성순 연구원은 "하반기 스마트폰 수요 반등은 (애플의) 신제품 사이클이 도래하는 아이폰이 가장 강하게 나타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카메라 스펙 향상에 따른 LG이노텍의 사상 최대 실적이 기대된다"며 "트리플 카메라의 높은 점유율을 유지, 스펙 향상에 따른 ASP(평균판매가격) 상승 효과, TOF(비행거리측정) 모듈 초도 공급으로 광학솔루션 사업부(3분기 매출 1조4천910억원, 영업이익 1천110억원)는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할 전망"이라고 전했다.


■ SK하이닉스, 서버·PC용 메모리 호조로 2Q '깜짝 실적' 기대


에프엔가이드는 SK하이닉스의 2분기 실적 컨센서스로 매출 8조2천492억원, 영업이익 1조7천197억원을 전망했다. 이는 전년동기 대비 매출은 27.85%, 영업이익은 169.71% 증가한 수치다.

반면, 키움증권은 SK하이닉스가 컨센서스를 넘어 매출 8조5천110억원, 영업이익 1조8천660억원의 깜짝 실적을 낸 것으로 예측했다. 반도체 수요 업체들이 코로나19로 인한 공급망 붕괴를 우려해 메모리 반도체(D램, 낸드플래시) 구매를 확대했다는 게 이유다.

SK하이닉스 2분기 실적 전망. (자료=키움증권)

박유악 키움증권 연구원은 "2분기 D램과 낸드 가격이 전분기 대비 상승(D램 14%, 낸드 4%)했다"며 "북미 서버 고객들의 재고 축적 수요 증가와 노트북 수요 호조 등으로 인해 D램 부문 출하량 증가율이 기대치를 상회할 것으로 예측된다"고 설명했다.

3분기 실적도 작년 대비 개선된 성적을 거둘 것으로 기대했다. 서버·PC 시장 수요가 3분기 들어 둔화될 것으로 예상되지만, 스마트폰 수요가 살아나면서 이를 상쇄할 것으로 예측되기 때문이다.

박유악 연구원은 "3분기 실적은 매출 8조4천억원, 영업이익 1조9천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이라며 "회복세에 접어든 스마트폰의 수요가 프리미엄이 아닌 중가 제품을 중심으로 진행되고 있어 모바일 D램 수요 회복의 강도는 스마트폰 판매량 회복 속도보다 더디게 진행, 3분기 모바일 D램 가격은 상대적인 안정세를 보일 전망"이라고 전했다.


■ '6분기 연속 적자' 낸 LGD, 4Q 흑자 전환 기대


증권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2분기 LG디스플레이의 실적 컨센서스(시장 평균치)는 매출 4조9천253억원, 영업적자 4천163억원에 달한다.

그러나 유진투자증권은 LG디스플레이가 컨센서스보다 많은 4천520억원의 적자를 낸 것으로 예측했다. TV용 액정표시장치(LCD) 디스플레이 생산량 감소와 대형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 출하가 부진했다는 게 이유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재택근무와 홈스쿨링 등 언택트(비대면) 특수와 재고 빌드업 영향으로 수익성이 좋은 모니터와 노트북 등 IT 패널 매출은 역대 최고치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도 "LCD TV와 OLED TV 부진으로 TV 부문 매출은 전년 대비 45% 감소해 큰 폭의 적자가 불가피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LG디스플레이 대형 OLED 패널 생산 추이. (자료=유진투자증권)

다만, 하반기는 실적 반등을 예상했다. 중국 광저우에 위치한 OLED 공장이 본격 가동에 돌입하면서 대형 OLED 출하량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나아가 애플이 하반기 출시하는 '아이폰 12 시리즈'에 LG디스플레이가 중소형 OLED를 공급하면서 모바일 디스플레이 사업의 수익성도 크게 개선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승우 연구원은 "WOLED(LG디스플레이의 대형 OLED) 패널 출하가 상반기 150만장에서 하반기 330만장 이상으로 크게 증가할 전망"이라며 "모바일 OLED 사업부가 지난해 말 1조6천억원에 달하는 자산손상 처리를 통해 감가상각 부담을 줄였고, 이에 따라 영업손익 규모는 상반기 8천억원 이상에서 하반기에는 BEP(손익분기점) 수준까지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 MLCC 날개 단 삼성전기, 3Q부터 '갤노트 효과'도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성전기의 2분기 실적 컨센서스는 매출 1조7천552억원, 영업이익 961억원에 달한다. 이는 전년동기 대비 매출은 10.34%, 영업이익은 33.82% 줄어든 수준이다.

다만, 현대차증권은 삼성전기가 적층세라믹콘덴서 판매 호조로 컨센서스를 소폭 상회한 매출 1조7천979억원, 영업이익 972억원을 기록한 것으로 보고 있다.

노근창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2분기 삼성전기가 MLCC 가격 상승과 함께 5G 스마트폰용 초소형·고용량 MLCC 출하량 확대 효과를 봤다"며 "여기에 서버용 MLCC 판매량 증가로 컴포넌트 사업부 매출은 추정치를 상회한 8천615억원을 기록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삼성전기 2020년도 실적 전망. (자료=현대차증권)

3분기 실적도 삼성전자가 출시하는 '갤럭시노트20 시리즈'와 주요 스마트폰 제조업체들의 5G 스마트폰 출시로 반등을 예상했다. 현대차증권은 3분기 실적 전망으로 매출 2조2천2천667억원, 영업이익 2천21억원을 전망했다.

노근창 연구원은 "삼성전기의 캐시 카우(수익창출원)인 MLCC가 5G 스마트폰과 ADAS(첨단 운전자 지원 시스템) 수요 증가 속에 하반기부터 본격 회복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여기에 화웨이 시장 점유율 하락(미중 무역분쟁 여파)에 따른 스마트폰용 MLCC 사업 및 카메라 모듈 사업의 반사이익도 기대된다"고 전했다.


■ '어닝 서프라이즈' 미리 예고한 삼성전자


삼성전자는 앞서 2분기 잠정실적으로 컨센서스(매출 51조1천488억원, 영업이익 6조5천369억원)를 훌쩍 뛰어넘는 매출 52조원, 영업이익 8조1천억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한 바 있다.

사업 부문별 세부 실적은 발표하지 않았지만, 이베스트투자증권은 삼성전자가 2분기 반도체 사업에서 매출 18조2천억원, 영업이익 5조4천억원의 실적을 기록한 것으로 보고 있다. 디스플레이 사업(삼성디스플레이)에서는 매출 6조3억원, 영업이익 3천억원의 실적을 기록한 것으로 봤다. 반도체 사업은 서버용 메모리 반도체가 실적을 견인, 디스플레이 사업은 애플의 보상금 지급효과를 본 것으로 분석된다.

삼성전자 평택 캠퍼스 항공 사진. (사진=삼성전자)

최영산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반도체는 D램 및 낸드플래시 비트그로스(비트 단위 생산량 증가율)가 각각 2%, -2%를 기록한 것으로 추정, 평균판매단가도 각각 10%, 6%로 상승한 것으로 예상된다"며 "디스플레이는 북미 고객사(애플)의 일회성 이익(약 1조1천억원)이 반영돼 흑자를 기록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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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는 3분기 역시 시장 컨센서스를 상회한 성적을 거둘 것으로 예측된다. 서버 D램 가격 하락폭이 예상보다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아이폰 12 시리즈 출시 효과로 중소형 OLED 공급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예측되기 때문이다.

최영산 연구원은 "3분기 삼성전자 전사 실적은 매출 58조8천억원, 영업이익 9조5천억원 수준을 추정, 시장 컨센서를 상회하는 서프라이즈를 예상한다"며 "특히 메모리 부분은 D램 및 낸드의 비트그로스가 각각 3%, 9%를 기록할 것으로 예측된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