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보험경쟁자 늘어나는데...제1호 교보라이프플래닛 '안간힘'

국내 최초 온라인 전업 생보사 불구 성장 미미

금융입력 :2020/07/17 14:20    수정: 2020/07/20 19:25

네이버·카카오 등 빅테크가 보험업에 뛰어들고 인슈어테크가 성장하면서 디지털 보험시대에 진입하는 플레이어가 늘어나고 있다. 디지털 보험 시대가 가까워지고 있는 가운데, 제1호 생명보험 다이렉트(온라인) 채널 '케이디(KDB)생명'과 국내 최초 온라인 전업 생명보험사 '교보라이프플래닛'은 화려했던 등장이 무색하게 이름만 유지하고 있다. 

17일 보험업계선 디지털 보험 시장의 경쟁이 치열해질 것으로 예고되는 가운데, KDB생명과 교보라이프플래닛이 재기할 수 있을지에 대해 설왕설래하고 있다.

최근 교보라이프플래닛이 한국핀테크산업협회에 가입하고 이미지 쇄신에 나서면서 획기적인 변화를 가져올지 주목하고 있는 것. 교보라이프플래닛은 그동안 '인터넷 생명보험사'로 칭해왔지만 핀테크협회 가입하면서 '인슈어테크'로 회사를 정의하며 달라지겠다는 포부를 내비쳤다.

그러나 노력이 결실을 맺을 것이란 기대가 현실화 되기에는 어렵다는 평이 우세하다. 2013년 11월 26일 출범한 교보라이프플래닛은 인터넷 생명보험시장에서 단 한 명의 선수였지만, 이제는 분위기가 달라졌기 때문이다. 

(사진=이미지투데이)

경쟁자가 없었던 과거에도 교보라이프플래닛의 성적표는 신통치 못했다. 금융감독원 자료에 따르면 올해 3월 교보라이프플래닛의 영업이익률은 -11.09%다. 성장세를 엿볼 수 있는 초회(初回) 보험료도 급감했다. 출범 후 5년 뒤인 2018년 12월 55억700만원에서 2019년 3월(28억5천800만원), 2019년 12월(60억1천500만원)이었지만 2020년 3월 13억6천800만원으로 뚝 떨어졌다. 수입보험료도 2018년 12월(1천132억5천500만원), 2019년 3월(469억1천600만원), 2019년 12월(1천458억1천600만원)에서 올해 3월 370억6천500만원으로 감소했다. 초회 보험료는 보험사의 성장세를, 수입 보험료는 전체 매출액 규모를 볼 수 있는 수치다.

2018년 3월 교보생명이 교보라이프플래닛을 자회사로 편입해 7번의 유상증자로 총 2천440억원의 자금을 수혈했지만 혁신적인 성과는 나지 않는 실정이다. 현재 교보생명은 최대주주 신창재 회장과 관련해 수습해야 할 일들이 많아 추가 유상증자가 원활할지도 미지수인 상황이다. 다만, 교보라이프플래닛은 지난 5월 1천억원 증자를 받아 사업을 추진 중이다.

이에 보험업계 관계자들은 디지털과 기술에 대한 이해도가 부족한 임직원을 꼽고 있다. 일례로 2016~2018년 교보라이프플래닛은 블록체인 연계 서비스와 챗봇, 인증 절차 간소화를 추진했으나 사업이 결실을 맺지 못한 것이 많다. 업계에선 "사업이 엎어진 것에 대해 규제도 있지만 사실은 전결권을 가진 임원의 이해도를 의심스러워 한다"며 "블록체인 연계 서비스도 무산됐지만 최근 재추진된 것도 그 일례일 수 있다"고 진단했다. 

실제 교보라이프플래닛은 출범 이후부터 대표가 바뀐 적이 없다. 이학상 대표가 7년 간 이끌고 있다.

또 핀테크협회나 인슈어테크로 명명한다 한들 교보라이프플래닛이 과거 '플랫폼'으로 거듭나지 못했는데 지금은 될 수 있을까 하는 관측도 많다. 네이버와 카카오페이는 다양한 보험사 상품을 팔 수 있는 유통 플랫폼이 될 수도 있으며, 플랫폼 기반도 이미 갖추고 있다. 교보라이프플래닛은 여러 기업과 제휴하곤 있지만 자신의 상품만을 팔아 플랫폼으로선 한계가 있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교보생명은 카카오페이 측에 디지털 손해보험사 설립에 대해 합작 제의를 하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교보라이프플래닛은 "디지털 보험 시장에 진출하는 플레이어가 많아진다는 것은 오히려 시장이 커질 수 있다는 가능성이 높아 좋게 평가한다"며 "교보라이프플래닛이 온라인 채널만 보유하고 있어 영업채널 간 갈등이 없이 성장할 수 있는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 회사는 "숫자로만 실적을 보기보다는 성장 가능성을 봐야 하며, 7년 간 대표를 이끌어왔다는 점에서 이해도가 높은 방증"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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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DB생명의 다이렉트 채널은 특히 KDB생명 매각 이슈로 유명무실한 상태다. 다이렉트 채널을 디지털 관련 조직으로 아예 개편해버렸다. 다이렉트 채널 직원 일부와 IT부서 직원 일부를 합쳐 총 13명이 모인 '디지털혁신팀'으로 만든 것이다. 주요 영업 채널이었던 KDB생명 다이렉트가 아예 디지털 전략을 짜는 팀으로 줄어든 셈이다.

KDB생명 관계자는 "영업 채널로만 있었다면 4차 산업혁명 기술이나 로봇프로세스자동화와 같은 것을 접목할 수 있을지 등을 논의 중"이라며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