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과 오라클 간의 자바 저작권 분쟁 최종 승부가 생각보다 길어지고 있다. 두 회사는 현재 미국 연방대법원에서 자바 API 저작권 상고심 소송을 진행하고 있다.
구글이 안드로이드를 만들면서 자바 API를 이용한 것이 공정이용에 해당되는지 여부가 두 회사 소송의 핵심 쟁점이다. 당초 계획대로라면 두 회사는 지난 3월 16일 연방대법원 구두 변론을 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미국 전역을 강타한 코로나19 여파로 구두 변론 일정이 연기됐다. 처음엔 구두 변론 일정을 5월로 미뤘다가 아예 다음 회기로 연기됐다.
미국 연방대법원 회기는 통상 10월에 시작돼 이듬해 6월말에 종료된다. 결국 두 회사 간 대법원 구두 변론은 10월 이후에나 진행된다. 따라서 연내에도 두 회사간 승부가 마무리되기 쉽지 않을 전망이다.
"자바 API 저작권 인정 공방선 오라클이 유리"
이런 가운데 특허전문 사이트 포스페이턴츠가 7일(현지시간) 흥미로운 글을 올렸다.
자바 API의 특허권 인정 여부를 둘러싼 공방에선 구글의 입지가 더 약해질 것이란 내용이다.
현재 연방대법원에 올라와 있는 구글과 오라클 간 소송 쟁점은 크게 두 가지다.
첫째. 소프트웨어 인터페이스에까지 저작권 보호를 확대할 수 있을까.
둘째. (구글이) 새로운 컴퓨터 프로그램을 만들기 위해 소프트웨어 인터페이스를 이용한 것이 공정이용에 해당될까.
포스페이턴츠는 첫 번째 쟁점에선 오라클 쪽에 유리한 쪽으로 결론이 나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연방대법원이 지난 5월 양측에 공지한 내용을 그 근거로 들었다.
대법원은 지난 5월 구두변론 일정을 연기하면서 양측에 “8월 7일까지 10쪽 이내 분량으로 추가 의견서를 제출하라”고 명령했다. 추가 의견서 제출 대상은 구글의 자바 API 이용이 저작권법상의 공정 이용에 해당되는 지 여부를 둘러싼 공방이다.
포스페이턴츠는 “공정이용 공방을 하기 위해선 저작권 침해가 선행돼야만 한다”고 지적했다. 대법원이 공정 이용 부분에 대해 추가 의견을 요구했다는 건 API 저작권 인정 부분에 대해선 오라클 쪽에 많이 기울어져 있다는 증거라는 게 포스페이턴츠의 주장이다.
2020년 이후 10년 째 공방…공정이용만 남아
두 회사간 자바 저작권 분쟁은 2010년 시작됐다. 한 해 전인 2009년 썬마이크로시스템즈를 인수한 오라클이 곧바로 구글을 제소하면서 길고 긴 자바 전쟁이 시작됐다. 당시 오라클은 구글이 안드로이드 개발 때 자바 API 37개를 무단 도용한 부분을 문제 삼았다.
1심에선 구글이 이겼다. 1심 법원은 2012년 자바 API를 쓴 것은 저작권 침해로 볼 수 없다고 판결했다.
그러자 오라클이 곧바로 항소했다. 항소심에선 “자바 API도 저작권 보호 대상”이란 판결을 받아내면서 오라클이 승리했다.
다만 항소법원은 한 가지 유예 조건을 붙였다. 자바 API 저작권 침해 행위가 공정이용에 해당되는지는 다시 논의해보라면서 사건을 1심법원으로 환송했다.
그러자 구글은 저작권 침해 판결에 불복해 연방대법원 상고를 택했다. 하지만 연방대법원은 구글의 상고신청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하지만 구글은 남은 공정 이용 소송에서 또 다시 반전 드라마를 썼다. 캘리포니아 북부지역법원 샌프란시스코 지원은 2016년 5월 “구글의 자바 API 이용은 저작권법 상의 공정 이용에 해당된다”는 취지의 판결을 했다.
이 판결로 구글은 자바 저작권 침해는 했지만 법적인 책임은 면제받게 됐다.
하지만 이 판결도 반전 스토리가 기다리고 있었다. 항소법원이 지난 3월 오라클이 항소를 받아들여 “구글의 자바 API 이용은 공정이용으로 인정할 수 없다”고 판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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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판결에 불복한 구글은 항소법원에 전원 합의체 재심리 신청을 했다. 항소법원의 구글의 전원합의체 재심리 신청도 기각했다.
결국 구글은 ‘연방대법원 상고 신청’이란 마지막 카드를 꺼내들면서 마지막 반전을 노리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