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째 계속되고 있는 구글과 오라클 간의 ‘자바 전쟁’ 최종 라운드가 곧 시작된다.
미국 연방대법원은 오는 24일(현지시간) 구글과 오라클 간의 자바 저작권 소송 구두 변론을 들을 예정이다. 대법원 상고심은 한 차례 구두 변론으로 끝난다. 이후 9명의 대법원 판사들이 최종 결정을 하게 된다.
연방대법원 회기는 통상 10월에 시작돼 이듬해 6월말에 종료된다. 따라서 이번 소송도 6월 이전에 최종 판결이 나올 전망이다.
■ "오라클, 1970년대엔 구글과 똑 같은 방법으로 돈 벌어"
대법원 소송의 쟁점은 구글이 안드로이드를 만들면서 자바 API를 도용한 것이 저작권법 상의 공정이용에 해당되는지 여부다.
이번 소송 향방은 두 회사를 넘어 소프트웨어 업계 전체에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오라클이 승리할 경우 API 활용 등에 상당한 제약이 가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까지 전세는 오라클의 절대 우세다. 오라클은 2018년 3월 항소심에서 승리했다.
미국 법무부도 오라클 지지를 선언했다.법무부는 지난달 연방대법원에 제출한 법정 조언서에서 “구글이 안드로이드를 만들면서 자바 소스코드 1만1천500 라인 가량을 도용한 것을 저작권법을 무시한 처사다”고 주장했다.
두 회사 소송 중 저작권 침해 부분은 오라클이 승리했다. 항소법원이 구글의 자바 API 무단 도용은 오라클 저작권을 침해한 것이라고 판결한 것. 연방대법원이 구글의 상고신청을 받아들이지 않으면서 구글 패배가 확정됐다.
이제 구글이 기댈 곳은 ‘공정이용’ 뿐이다. 공정이용이 인정될 경우 저작권을 침해했더라도 배상 책임을 지지 않는다.
이런 가운데 아스테크니카는 11일(현지시간) 오라클이 과거 IBM SQL을 기반으로 한 데이터베이스 시스템을 만들어 큰 돈을 번 적 있다고 꼬집었다. 그 당시 사례와 구글의 자바 API 활용 사례가 비슷하다는 것이다.
아스테크니카에 따르면 래리 엘리슨 등은 1977년 IBM ‘시스템 R’ 백서를 활용해 오라클 DB 소프트웨어를 만들었다. 덕분에 오라클 제품은 IBM SQL과 호환성을 획득할 수 있었다.
2000년대 중반 안드로이드 개발하던 구글은 썬마이크로시스템즈의 자바 시스템을 활용했다. 자바 API를 가져와 안드로이드 개발 작업에 적극 사용했다.
이후 오라클이 2010년 썬을 인수한 직후 구글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그런데 IBM 소스를 활용한 오라클과 자바 소스를 이용한 구글은 큰 차이가 있다.
아스테크니카에 따르면 오라클은 1970년대 IBM SQL을 활용할 당시 라이선스를 하려는 시도를 한 적 없다.
반면 구글은 자바 API를 활용하기 전 몇 차례 라이선스를 받기 위한 시도를 했다. 2005년 썬과 접촉해 2천800만 달러에 자바 API 라이선스 하기로 합의했다. 하지만 이 합의는 금전 외에 다른 문제 때문에 결렬됐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당시 썬은 구글의 안드로이드 개발에 대해 상당히 호의적이었다고 아스테크니카가 전했다. 이 같은 기조는 오라클이 썬을 인수한 이후 돌변하면서 결국 소송으로 이어지게 됐다.
■ 대법원 '9인의 현자들'은 어떤 결정을 할까
오라클과 구글 사례는 조금 차이가 있다. 오라클이 1970년대 베낀 것은 IBM의 상용 제품이 아니었다. 백서를 참고해서 자신들의 제품을 만들었다. 반면 구글이 참고한 자바는 시장에서 유통되던 제품이었다.
하지만 아스테크니카는 “둘 간에는 큰 차이가 없다고 봐야 한다”고 전했다. 백서에 기록된 IBM 제품의 성능을 베낀 것도 무단 복제인 건 분명하다는 게 그 이유다.
이런 유사점이 판결에 반영될 지 여부는 미지수다. 결국 최종 결정을 하는 건 연방대법원의 판사 9명이기 때문이다. 오라클과 구글 간의 소송은 소프트웨어업계의 오랜 관행을 바꿔놓을 가능성도 있다.
두 회사 소송 초기만 해도 ‘소프트웨어 인터페이스는 저작권 보호 대상이 아니다’는 게 대체적인 상식이었다. 하지만 이 상식은 항소법원 판결로 무너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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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남은 것은 소프트웨어업계의 이런 관행이 ‘공정이용’으로 인정받을 수 있을 것이냐는 부분이다.
연방대법원은 오는 24일 역사적인 자바 소송의 구두 변론을 들을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