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 센서·IoT로 지진 감지 음영지역 없앤다

기상청·경북대와 2021년까지 공동 연구…지진 관측 시스템 고도화 추진

방송/통신입력 :2020/07/09 15:41    수정: 2020/07/10 08:38

# 지진 발생 환경을 구현할 수 있는 설비가 요란한 소리를 내며 작동을 시작했다. 설비 위에 부착된 ‘소형 관측 장비’가 진동을 감지하자 이내 모니터에 선명한 파동이 나타난다. SK텔레콤이 개발한 이 센서는 수집한 데이터를 사물인터넷(IoT) 망을 통해 서버로 전송한다. 서버에 모인 데이터는 다시 기상청과 경북대학교로 각각 전송된다. 이들은 향후 지진으로부터 안전한 대한민국을 만들기 위한 시스템 개발에 이 데이터를 활용할 방침이다.

9일 SK텔레콤은 경기도 동탄 소재 한국에스지에스 시험소에서 모의 지진 시험을 진행했다. 기상청, 경북대학교와 함께 진행한 이번 시험에서 SK텔레콤은 지진 규모 6.0 이상 지진과 유사한 진동을 발생시켜 기지국으로부터 진동 데이터를 수집·분석하는 과정을 선보였다.

SK텔레콤은 지진 감지 센서 개발에 나선 배경으로 ‘사회적 가치’를 제시했다. 2016년 울산에서 발생한 5.0 규모의 지진 발생 이후, 지진에 대한 국민의 관심이 집중됐고, 회사가 가진 자원을 활용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고민이 시작됐다는 설명이다.

지진 탐지 및 경보체계와 연계할 수 있는 ‘지진관측 네트워크’를 시연하는 모습 (사진=SK텔레콤)

SK텔레콤의 고민에 기상청과 경북대학교가 화답하면서 3자 간 협업은 본격화됐다. 기상청이 보유한 고성능의 지진관측장비를 보조하는 소형 관측 장비를 전국 곳곳에 구축해 지진 감지 속도와 정확도를 높인다는 계획이다.

이상진 SK텔레콤 5GX 인프라 BM팀 팀장은 “미세먼지나 지진 등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법을 고민하던 중 회사가 보유한 기지국 등을 활용해 수집한 지진 관련 데이터를 제공하면 도움이 클 것이라고 생각해서 진행된 사업”이라며 “기지국 등 전국 3천 곳에 자체 개발한 장비를 설치했고, 올 하반기 내 경찰청·주유소 등과 협업해 8천개로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 SKT 5GX Infra BM팀 이상진 팀장이 한국에스지에스㈜ 동탄시험소에서 '지진관측 네트워크' 시범 구축 관련 설명하는 모습 (사진=SK텔레콤)

SK텔레콤의 소형 관측 장비에는 가속도 센서와 기압 센서, 온도 센서 등이 탑재됐다. 센서가 감지한 데이터는 IoT망을 통해 SK텔레콤이 보유한 서버로 전송된다. SK텔레콤은 이 데이터를 기상청과 경북대학교로 각각 전송한다. 기상청은 이 데이터를 자체적으로 수집한 데이터와 함께 살펴 후속 조치를 취한다. 경북대학교는 이 데이터가 실제 재난 상황에서 사용할 수 있는지에 대한 학술적인 연구를 맡는다.

권영수 경북대학교 교수는 “기상청이 지진을 관측하기 위해 설치한 관측소는 18km 간격으로 떨어져 있기 때문에 일부 지역에서는 공백이 발생할 수밖에 없는데, 소형 관측 장비를 활용하면 이를 매울 수 있다”며 “보다 촘촘한 지역에서 수집한 데이터를 합치면 더 정밀하게 지진 관련 데이터를 수집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관련기사

경북대 초연결융합연구소장 권영우 교수 한국에스지에스㈜ 동탄시험소에서 '지진관측 네트워크' 시범 구축 관련 설명하는 모습 (사진=SK텔레콤(

기상청과 경북대학교는 SK텔레콤이 소형 관측장비를 통해 수집한 지진 관련 데이터를 기존 고가의 관측 장비와 결합해 지진 관측 및 조기 경보 시스템에 도입하기 위한 연구를 진행한다. 2021년까지 연구를 마치고, 본격적인 사업 확산 및 시스템 고도화에 나설 방침이다.

이지민 기상청 지진화산연구과 연구관은 “지진 조기 경보를 위해서는 정밀한 관측이 필요한데, 아직 소형 관측장비에 대한 신뢰성이 확보되지 않았기 때문에 연구가 필요하다”며 “향후 이 장비를 활용해 진전된 지진 감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