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최태원·현대 정의선, 7일 배터리 회동…어떤 얘기 오갈까

SK이노베이션 서산 공장서 미래 모빌리티 협력 논의할 듯

디지털경제입력 :2020/07/06 18:39    수정: 2020/07/07 09:18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이 7일 만나 차세대 먹거리 선점을 위한 협력을 구체화할 것으로 보인다. 전기자동차를 중심으로 미래 모빌리티 관련 논의가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6일 재계에 따르면, 정 부회장은 7일 SK이노베이션의 충남 서산시 사업장을 방문해 최 회장과 만남을 가진다. 정 부회장은 오전부터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기술 현황을 듣고, 최 회장과 배터리 생산라인을 둘러본 뒤 오찬을 함께 할 것으로 알려졌다.

SK 측에서는 최 회장과 김준 SK이노베이션 총괄사장, 지동섭 배터리사업 대표, 이장원 배터리연구소장 등이 함께 현대 측을 맞이할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1월 CES에서 정 부회장과 친분을 쌓았던 최재원 SK그룹 수석부회장 참석도 점쳐진다. 

최 부회장은 2012년 서산 배터리 공장 준공식에도 참석해 “서산 공장을 중심으로 세계 각지에 양산체제를 구축해 세계 시장 1위를 달성하겠다”는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사진=각 사)

두 회사의 최대 현안은 전기차 배터리 협력이 될 것으로 보인다.

SK이노베이션은 LG화학과 삼성SDI에 이어 국내 3위 전기차 배터리 제조사로, 그동안 기아차에 제품을 공급해 왔다. 이 가운데 현대·기아차의 전기차 전용 플랫폼(E-GMP) 기반 전기차의 1차 물량 공급사로 선정되면서 협력 규모가 확대됐다. SK이노베이션은 5년간 약 50만대 배터리(약 10조원 규모)를 공급하게 된다. 여기에 하반기 발주될 3차 물량 수주도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산 사업장은 SK이노베이션이 첫 구축한 배터리 공장으로 2012년부터 양산을 시작했다. 2018년 말에는 서산공장 증설을 통해 연간 생산능력을 4.7기가와트시(GWh)로 확대했으며, 지난해 말 중국과 헝가리에 각각 7.5GWh 규모 공장을 완공하면서 총 19.7GWh 생산 체제를 구축했다.

SK이노베이션은 앞으로도 배터리 생산량을 지속 확대할 계획이다. SK이노베이션은 중국, 헝가리, 미국 등 글로벌 거점에 배터리 공장을 짓고 있으며, 최근에는 미국 조지아주에 11.7GWh 규모의 제 2공장 건설 목표를 밝혔다.

1공장 9.8GWh를 더해 미국에서만 연간 43만대(대당 50KWh 기준) 전기차에 납품할 수 있는 배터리 생산라인을 갖추게 되는 셈이다. 이에 따라 2023년 총 생산능력은 71GWh 규모로 늘고, 2025년에는 100GWh가 될 전망이다.

SK이노베이션의 차세대 배터리 기술에도 관심이 모아진다. 앞서 정 부회장이 지난 5월 삼성SDI 천안사업장, 6월 LG화학 오창공장을 방문해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과 구광모 LG 대표와 만났을 때 삼성의 전고체 배터리와 LG화학의 장수명 배터리, 리튬-황 배터리, 전고체 배터리 등 미래 기술과 개발 방향성이 공유된 바 있다.

업계는 SK이노베이션이 내년 말께 NCM구반반(니켈·코발트·망간 9 1/2 1/2) 양극재를 적용한 배터리 양산에 들어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어 니켈 비중을 무려 90% 중반대까지 높인 초고밀도 배터리를 개발할 계획이다.

에너지밀도를 높이기 위해 음극재에 Si를 첨가하는 기술도 개발한다. 규소를 음극재에 적용하면 현재 배터리 음극재에 일반적으로 들어가는 흑연을 넣을때보다 에너지밀도가 4배로 높아진다. 이를 통해 한 번 충전으로 700km를 달릴 수 있는 배터리와 단 10분 충전으로 300km를 주행할 수 있는 기술 상용화에 나설 방침이다.

완성차 제조사인 현대·기아차는 LG화학과 더불어 SK이노베이션과도 배터리 협력을 강화하면서 글로벌 전기차 시장 선점에 박차를 가하는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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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기아차는 오는 2025년까지 총 44종의 친환경차를 선보일 예정이며, 이 중 절반이 넘는 23종을 순수 전기차로 출시할 계획이다. 2025년까지 현대차는 전기차 56만대를 판매해 수소전기차 포함 세계 3위권 업체로 올라서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기아차는 글로벌 전기차 점유율을 6.6%까지 3배 이상 끌어 올린다는 계획이다.

업계에서는 전기차 배터리 외 또 다른 사업 협력이 전개될 것이라는 전망도 내놓고 있어 이목이 쏠린다. SK이노베이션뿐 아니라 SK텔레콤, SK하이닉스 등 각각 정보통신 사업과 반도체 사업을 영위하고 있는 SK그룹 핵심 계열사들과의 미래 모빌리티 관련 협업할 가능성을 두고서다. 최 회장과 정 부회장은 어렸을 때부터 '호형호제'하는 막역한 사이로 알려졌다. 공식 석상에서도 종종 허물 없이 대화하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