퀄컴 ACPC 입지 흔드는 인텔·애플

인텔은 호환성, 애플은 성능으로 새로운 PC '공세'

홈&모바일입력 :2020/07/03 17:17    수정: 2020/07/03 17:22

인텔과 애플이 각각 새 프로세서를 내놓으며 '새로운 형태의 PC'를 내세웠던 퀄컴 ACPC의 입지를 위협하고 있다. 퀄컴이 강점으로 내세웠던 전력 효율성과 호환성 측면에서 두 회사의 추격이 이어지고 있다.

인텔 하이브리드 프로세서를 탑재한 삼성전자 갤럭시북S. (사진=지디넷코리아)

인텔은 최근 내놓은 하이브리드 프로세서로 퀄컴 스냅드래곤 대비 열세에 있었던 배터리 작동 시간을 크게 끌어올렸다. 기존 소프트웨어·하드웨어와 완벽히 호환되는 것도 강점이다. 애플은 올 연말부터 내놓을 맥 컴퓨터에 자체 칩인 '애플 실리콘'을 탑재하면서 성능과 호환성, 판매량 면에서 퀄컴 ACPC를 앞설 것으로 보인다.

■ 인텔, 하이브리드 프로세서 '시동'

인텔은 Arm 기반 프로세서 대비 약세로 여겨졌던 전력소모 등을 개선하기 위해 2018년 말부터 새로운 구조의 프로세서인 레이크필드(Lakefield) 개발에 들어갔다. 

올 상반기 이 프로세서에 '인텔 하이브리드 기술 탑재 코어 프로세서'(하이브리드 프로세서)라는 명칭을 붙이고 정식 출시했다.

이 프로세서는 가로·세로 12×12mm 공간에 10nm(나노미터) 싱글코어 칩(아이스레이크)과 10nm 쿼드코어 칩(트레몬트), 그래픽 코어 등을 한데 넣었다. 프로세서 아래에는 저장장치인 UFS가, 위에는 D램이 탑재됐다.

하이브리드 프로세서 크기는 가로·세로 12×12mm에 불과하다. (사진=인텔)

당초 레노버가 이 프로세서를 탑재한 씽크패드 X1 폴드를 출시할 것으로 전망되었지만 코로나19 영향으로 제품 출시가 지연되면서 삼성전자 갤럭시북S가 첫 정식 출시 제품이 됐다. 삼성전자 역시 제품 개발 과정에서 소프트웨어와 드라이버 최적화에 난항을 겪었다.

지디넷코리아 초기 테스트 결과 이 프로세서를 탑재한 갤럭시북S는 PC마크 10 '모던 오피스' 시나리오에서 15시간 30분을 기록했다. 웹브라우저 실행 성능을 측정하는 웹엑스퍼트(WebXPrt) 3 테스트 역시 인텔 8세대 코어 프로세서와 같은 수준이다.

■ 애플, Arm 기반 프로세서 독자 개발

애플은 올해 말부터 출시하는 맥 컴퓨터에 Arm 기반 자체 칩인 '애플 실리콘'을 적용할 예정이다. 지난 6월 중순 온라인으로 진행된 WWDC 2020 기조연설에서는 Arm 칩용으로 컴파일된 맥OS 빅서(11.0)가 구동되는 장면이 공개되기도 했다.

애플은 올해 말부터 출시되는 맥을 대상으로 최대 2년간 전환 과정을 거쳐 모든 맥 제품에 자체 칩을 적용할 예정이며 기존 인텔 프로세서용 프로그램은 명령어 변환용 프로그램인 로제타2(Rosetta 2)를 이용해 계속 실행할 수 있게 할 방침이다.

애플이 개발자들을 위해 공급하는 DTK(개발자 전환 킷). (사진=키노트 캡처)

현재 애플은 개발자 대상으로 심사를 거쳐 맥미니를 기반으로 아이패드 프로에 탑재된 A12Z 프로세서와 16GB 메모리, 512GB SSD와 맥OS 빅서(11.0) 베타 버전이 설치되어 있다. 이 기기를 수령한 개발자들이 긱벤치를 실행해 집계된 점수는 싱글코어 730~840점 내외, 멀티코어 2천600~2천900점 수준이다.

이는 맥북에어(2020)에 탑재된 인텔 코어 i5-1030NG7 프로세서(싱글코어 1천40점, 멀티코어 2천778점)와 비슷하며 싱글코어 726점, 멀티코어 2천831점을 기록한 마이크로소프트 서피스 프로 X보다 소폭 높다.

■ 호환성은 인텔에, 성능은 애플에 밀리는 퀄컴

인텔 하이브리드 프로세서나 애플 실리콘은 '새로운 형태의 PC'를 앞세운 퀄컴에게는 달갑지 않은 상황이다.

퀄컴은 2018년 이후 저전력과 장시간 사용, 연결성을 내세운 퀄컴 ACPC(올웨이즈 커넥티드 PC)를 지속적으로 출시하고 있다. 현재는 스냅드래곤 8cx를 기반으로 한 삼성전자 갤럭시북S와 레노버 요가 5G, SQ1 칩을 탑재한 마이크로소프트 서피스 프로X 등이 시장에 출시된 상태다.

퀄컴이 CES 2020에서 레노버와 함께 공개한 요가 5G. (사진=지디넷코리아)

먼저 인텔 하이브리드 프로세서는 퀄컴 ACPC가 아직 완벽하게 해결하지 못한 호환성에서 우월하다. 퀄컴 ACPC는 아직 32비트로 제작된 윈도 응용프로그램만 실행할 수 있지만 인텔 하이브리드 프로세서는 기존 출시된 모든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를 고민 없이 바로 활용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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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애플이 Arm 기반 자체 칩으로 돌아서면서 성능과 판매량에서도 우위를 점하기 힘들게 됐다. 애플 개발자 전환킷에 탑재된 A12Z는 2018년 아이패드 프로 출시 당시 탑재된 것으로 1세대 전 제품이지만 지난 해 출시된 SQ1 칩과 비슷한 성능을 낸다. 또 앱 호환성도 로제타2로 확보된 상황이다.

또 애플은 세계 4위 PC 제조업체로 연간 1천700만 대 가량의 PC를 판매한다. 이 물량 중 전부가 애플 실리콘으로 전환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판매량을 따지면 연간 수 만대 정도에 그치는 퀄컴 ACPC를 가볍게 넘어설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