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개념 생산 모델로 코로나 팬데믹 극복한다

전문가 칼럼입력 :2020/07/02 17:47

나다브 고센 메이커봇 최고경영자
나다브 고센 메이커봇 최고경영자

상반기를 강타한 코로나19 팬데믹 사태로 인해 전 세계적으로 공급망 붕괴가 일어나고 있다. 최근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IDC가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과반수(57.4%) 이상의 기업이 "코로나19가 자사 공급망에 중대한 영향을 끼쳤다"고 답했을 정도로 생산량 및 재고, 유통망 관리는 기업의 존폐가 달린 가장 중대한 이슈다.

오늘날 대부분의 제조업체는 공급업체로부터 필요한 시기에 필요한 수량만큼 부품을 공급받아 생산하는 '저스트인타임(Just in Time)' 생산 모델을 취하고 있다. 저스트인타임 모델은 재고 부담이 적으나 최근 코로나19 사태와 같이 전체 생산망에서 일부 공급업체의 문제나 폐업이 발생할 시에 기업의 생산 및 납품 일자에 중대한 차질이 발생하게 된다는 단점이 있다. 저스트인타임 모델에서는 단 하나의 부품 공급 지연도 용납되지 않는다.

이에 일부 제조업체들은 이러한 비상상황에 대비하기 위해 '저스트인케이스(Just in Case)' 시스템으로 회귀하고 있다. 저스트인케이스 시스템은 전통적인 제조 기업이 취하던 방식으로, 물량 부족이 생기지 않게 재고를 대량 구비해 놓는 방식이다. 저스트인케이스 시스템은 납품 주기를 컨트롤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으나 재고 및 비용 부담이라는 위험을 간과할 수 없다. 때문에 기업에게 있어서는 공급망 붕괴를 예방하면서도 재고 관리비를 절감할 수 있는 새로운 개념의 제조 생산 모델 도입이 절실한 상황이다.

3D프린팅은 이러한 진퇴양난의 상황에 하나의 솔루션이 될 수 있다. 제조업체가 3D프린팅을 도입할 경우, 적시 적소에 필요한 부품을 즉시 출력할 수 있기 때문에 생산량을 분산하고, 납품 기한으로 인한 부담에서 해방될 수 있다.

기존에 3D프린팅은 신속하고 효율적으로 시제품 제작을 할 수 있는 기술로 잘 알려져 왔다. 최근 몇 년 동안 3D프린팅 기술은 상당한 진전을 이뤄 대기업과 제조업체가 시제품 제작이 아니라 양산 제품 생산을 할 수 있는 기술 수준으로 발전했다. 이러한 비약적인 발전은 두 가지 핵심적인 요인으로 인해 가능하게 됐다. 첫째는 산업용 3D 프린터의 대중화이며, 둘째는 3D프린팅 소재의 발전이다.

30년의 역사를 지닌 3D프린터는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한 대에 최대 15억원까지 하는 가격으로 인해 대중화가 쉽지 않았다. 하지만 최근에는 기술 발달과 산업용 3D프린터의 상용화로 예전보다 훨씬 쉽게 접근할 수 있게 됐다. IDC에 의하면 전 세계의 3D프린터 시장은 2022년까지 약 26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측된다. 해외보다 성장이 더디었던 한국 시장 역시 2022년까지 24.1%의 연평균 성장률을 보이며, 1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이라는 예측이 있다. 이는 3D프린팅 기술이 특정 분야만이 아닌 산업의 전 영역에 확장되고 있다는 증거로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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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으로 3D프린터 출력에 사용되는 산업용 소재가 발전함으로써 제조 업체가 직면한 산업의 과제를 충족시키고 있다. 오늘날 3D프린팅을 통해 생산된 수많은 산업용 부품이 우리의 삶과 밀접한 곳에서 사용되고 있다는 것은 매우 고무적이다. 나아가 항공우주, 자동차 등의 첨단 산업에서 엄격한 인증 규격을 충족하는 소재를 개발하기 위해 위탁 생산자와 3D프린팅 기업이 긴밀히 협업하고 있다.

3D프린팅의 도입 이후 기업의 재고 보관방식에도 많은 변화가 일어나게 되었다. 수천 개의 재고를 창고에 보관하는 대신 클라우드에 저장된 디지털 파일을 활용해 필요하면 주문형 출력을 할 수 있다. 결과적으로 시장 출시 기간이 단축되고, 재고 보관 및 관련 물류 시스템에 투자하는 비용을 대폭 절감하는 등 기존의 제조공정이 가진 한계점을 극복한 효율적인 공급망을 갖추고 있다. '저스트인 케이스'와 '저스트인타임' 모델 양쪽의 단점을 극복할 수 있는 솔루션이 된 것이다. 3D프린팅은 코로나19 뿐 아니라 향후 더 치열해질 제조 산업의 공급망 관리를 위한 솔루션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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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다브 고센 메이커봇 최고경영자

(現) 메이커봇 최고경영자(CE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