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상반기는 코로나19가 장기화되고 제조, 유통 등 주요 기업의 경영이 어려워지는 위기를 맞았다. 이러한 기업을 대상으로 사업하는 IT서비스 업체도 어려움을 겪은 시기였다.
금전적 피해가 발생한 고객사에서 IT서비스 예산을 축소하고 계약 연기, 신규 프로젝트 집행 취소가 이어졌다. 줄어든 민간사업을 시장을 보완해 줄 것으로 기대를 모았던 공공 IT서비스 사업 역시 지연되거나 축소됐다.
신규 수주 공백이 발생하면서 많은 IT서비스 기업이 장기적인 불황에 대비해 비상 경영체제로 전환하고 재무적 체력 비축에 나섰다.
삼성SDS, LG CNS, SK(주) C&C 등 선두 기업은 인공지능(AI), 클라우드, 빅데이터 등 첨단 기술을 활용한 신사업을 강화하며 위기 돌파에 나섰다.
관련 업계에선 이르면 3분기부터 주요 고객사의 투자가 재개될 것으로 전망하며 매출 성장률이 회복될 가능성을 기대하고 있다.
더불어 소프트웨어산업 진흥법(SW진흥법) 개정안이 통과되면서 업계 관행처럼 이어지던 불공정 행위를 개선하고 건전한 공공SW 사업 생태계를 구축하기 위한 근간이 마련됐다.
이와 함께 아이티센이 인수합병(M&A) 중심의 공격적인 행보로 국내 IT서비스 시장에서 중량급 회사로 성장해 주목받았다.
■ 신사업으로 위기 극복 나선 IT서비스 기업
대형 IT서비스업체는 인공지능(AI), 클라우드 등 첨단 기술을 활용한 신규 사업을 확대하며 부진 극복에 힘을 실었다. 코로나19로 주목받는 비대면(언택트) 서비스와 재택근무 등과 연계를 통해 대외 사업을 발전시켜 나갈 계획이다.
삼성SDS는 인공지능, 스마트팩토리 등 고객사의 업종, 업무 특성에 최적화된 하이브리드 클라우드 서비스를 강화한다. 재택 근무를 지원하는 클라우드기반 가상오피스 서비스 넥스오피스와 업무 자동화를 위한 로봇 프로세스 자동화(RPA) 서비스인 브리티웍스 사업도 박차를 가한다.
LG CNS는 많은 어려움이 있었던 상반기에도 1천220억 규모의 보건복지부 행복e음 사업을 수주하는 등 안정적인 성과를 거둬 주목을 받았다.
더불어 클라우드에 최적화된 기술 경쟁력 확보를 위해 올해 클라우드 네이티브 기술을 전문적으로 개발하는 빌드센터를 출범시켰다.
이 밖에도 얼굴 인식 출입 시스템을 비롯해 엑스레이 영상분석, 안면인식 커뮤니티 화폐, 자동 급여이체 서비스 등 AI와 클라우드, 블록체인을 결합한 서비스를 선보이며 비대면 시장 공략에도 적극적인 행보를 보였다.
SK C&C는 이더리움 기반 기업용 블록체인 플랫폼 ‘체인제트 포 이더리움'을 출시하고 AI 뇌출혈 영상 판독 기술 및 AI 신약 개발 인프라 구축에 나섰다.
이 밖에도 포스코ICT는 AI, 빅데이터, 사물인터넷(IoT) 기반의 통합 스마트 솔루션을 제공하는 '아이소티브를 출시했으며 롯데정보통신은 세종시 자율주행셔틀 도입 사업 등에 참가하며 모빌리티 신사업 확대에 나섰다. CJ올리브네트웍스는 통신, 금융분야 빅데이터 기반 신사업 발굴에 나선다.
■ SW진흥법 진흥법 통과…불공정 관행 개선 기대
소프트웨어산업진흥법(이하 SW진흥법) 개정안이 지난 5월 20일 열린 제20대 국회 마지막 본회의를 통과했다.
SW진흥법 개정안은 건전한 공공SW 사업 생태계 구축해 SW업계 산업체질을 개선하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다. 고질적 문제였던 불공정, 불합리한 관행을 비롯해 SW기업 수익성, 개발자 근로환경 개선을 위한 기반이 마련된 것이다.
공정한 거래를 위한 표준계약서가 제정되며 일정 보안요건을 갖춘 개발사는 원하는 장소에서 개발을 허용한다는 내용도 포함되면서 공공SW사업의 원격지 개발도 가능해진다.
이 밖에도 상용SW 사용 촉진, 기술 및 연구개발 지원 강화, 지역SW진흥기관 지정, SW창업 활성화, SW기업 인수&합병 활성화 등을 SW업계 지원을 위한 내용이 포함됐다.
관련 업계에선 SW진흥법을 기반으로 업계 관행처럼 이어지던 불공정 행위 등이 개선된다면 SW시장이 전체적으로 발전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과기정통부는 토론회를 거쳐 시행령과 규칙 등 하위법령을 마련하고 8월 중 입법 예고를 한 뒤 12월 초 개정 SW 진흥법령을 시행할 예정이다.
SW업계와 관련 협회는 SW 사업에 정당한 대가를 지불하는 정당대가, 불합리한 인력 활용 및 업무 평가 방식인 헤드카운트 폐지 등 SW진흥법에 포함되지 않은 내용을 하위법령에 포함할 수 있도록 토론회 등을 통해 전달할 예정이다.
■ 아이티센, IT서비스 중견 기업으로 성장
상반기에는 아이티센이 쌍용정보통신을 인수하며 새로운 중견급 IT서비스 기업 등장을 알렸다.
아이티센은 삼성SDS, LG CNS 등 대기업 계열사가 아닌 독립 IT서비스업체가 중견기업으로 성장한 첫 사례로 시장의 변화를 예고해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아이티센은 대기업 참여 제한 제도로 대기업 계열 IT서비스회사가 사라진 공공SW 시장에서 공격적인 인수합병(M&A) 전략을 선보이며 중량급 회사로 성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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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지난해 삼성SDS, LG CNS, SK C&C가 공공 시장으로 복귀한 만큼 지금과 같은 성장세를 유지할 수 있을지에 대한 우려도 나오고 있다.
상반기에는 코로나19로 인해 공공을 비롯해 IT서비스 사업이 많지 않았지만 연기되거나 진행되지 않았던 사업이 하반기에 풀린다면 경쟁은 피할 수 없을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