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블록체인 원천기술 확보를 위해 5년간 약 1천억원을 신규로 투입한다. '데이터 경제 활성화' 기반 기술로 블록체인을 주목하고, 합의알고리즘·스마트컨트랙트·분산아이디(DID) 등 핵심 요소 기술 개발에 연구개발(R&D) 예산을 집중 투입할 계획이다.
30일 정부 관계자들에 따르면,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하는 '데이터 경제를 위한 블록체인 기술개발' 사업이 예비타당성조사(예타)를 통과해 확정됐다.
예타는 총 사업비가 500억원 이상이면서 국고로 300억원 이상이 지원되는 신규 R&D 사업에 대해 사전에 정책적·경제적 타당성을 심사하는 제도다.
이번 R&D 사업은 2021년부터 2025년까지 5년간 1천133억원을 투입해 '데이터 경제로의 전환'을 준비하는 데 필요한 블록체인 핵심 기술을 확보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사업 내용도 핵심 기술 개발에만 초점을 맞췄다.
이번 사업을 통해 진행되는 과제는 크게 4가지로 ▲블록체인 트릴레마(탈중앙화, 보안, 확장성을 동시에 달성하기 어려운 문제)를 극복한 고성능·고효율 블록체인 합의알고리즘 개발 ▲스마트 컨트랙트 보안 취약점을 개선하기 위한 기술 개발 ▲프라이버시 보호를 강화한 DID 관리 기술 개발 ▲대용량 데이터 관리와 빠른 분석을 가능케 하는 대규모 노드 관리 기술·대용량 데이터 분산 저장 기술 개발 등이다.
이번 R&D 사업이 통과되면서 블록체인 산업 활성화를 위한 정부 지원에 한층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블록체인 예산은 지난해 350억원에서 올해 400억원 가량으로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지난 24일 발표한 '블록체인 기술 확산 전략'에 따라 '7대 분야 블록체인 전면 도입' 과제 등이 신설되면서 내년에도 예산 확대 편성이 예상된다.
여기에 이번 R&D 사업을 통해 신규로 매년 200억원 규모의 예산까지 추가되면, 블록체인 산업 활성화에 윤활유 역할을 톡톡히 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R&D 사업은 지난해 11월 예타를 신청했을 때보다 축소된 규모로 통과했다.
과기정통부는 당시 이번 사업을 5년간 총 4천800억원을 투입해 총 11개 과제를 추진하는 규모로 추진했다. 하지만 예타 심사를 진행하면서 사업을 수정해, 원안에 포함했던 '실상용화 지원'이나 '확산 지원' 등의 과제를 빼고 핵심 기술 개발 과제만 남겨 전체 규모가 축소된 것이다.
관련기사
- 4800억 규모 블록체인 R&D 사업 이르면 이달말 결정2020.05.13
- 포스트코로나 시대, 부동산 거래 플랫폼도 블록체인으로2020.06.29
- 정부, 온라인 투표·기부에 블록체인 전면 도입2020.06.24
- '첫술에 배부르랴'...카톡 속 블록체인, 가능성 봤다2020.06.05
이미 다양한 공공·민간 시범사업과 확산 지원 사업을 추진하고 있는 만큼 이번 R&D 사업에서는 핵심 기술 개발에만 선택집중하기로 한 것이다.
이번 사업과 관련된 복수의 정부 관계자들은 "처음 사업을 신청했을 때보다 전체 규모는 줄었지만 사업을 통해 진행하는 과제 수도 줄었기 때문에 예산을 집중적으로 활용할 수 있게 됐다는 점은 긍정적이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