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기소 타당성 여부 오늘 판가름난다

오전부터 檢수사심의위 개최…오후 늦게 결론 나올 듯

디지털경제입력 :2020/06/26 08:36    수정: 2020/06/26 13:50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과정에서 불법 경영권 승계 의혹을 받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한 기소 타당성을 판단할 검찰 수사심의위원회가 오늘(26일) 열린다.

26일 재계와 법조계에 따르면, 심의위는 이날 오전 10시30분부터 5시50분까지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 청사에서 현안위원회 회의를 비공개로 개최한다. 현안위의 질의응답 등 시간이 길어질 경우 예정보다 늦게 종료될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우선 오전 회의에서는 양창수 심의위원장 회피 안건을 논의하고 위원장 직무대행을 이날 참석위원 중에 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양 위원장은 지난 16일 이번 사건의 피의자인 최지성 전 삼성그룹 미래전략실장(부회장)과의 인적 관계로 심의에서 빠지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이어 외부 전문가 14명이 심의에 나선다. 현안위원회는 대검이 법조계, 학계, 언론계, 시민단체 등 각계 전문가 150~250명 중 선정한 인물로 구성됐다. 위원들은 검찰과 삼성 측에서 각각 제출한 50쪽 분량의 의견서와 의견진술, 질의응답을 토대로 의결 절차를 거치게 된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8일 오전 구속 심사를 받기 위해 법원에 출석했다. (사진=지디넷코리아)

위원들의 최종 판단은 권고적 효력만을 갖고 있어 검찰이 무조건 수용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이날 심의위의 결론이 여러 측면에서 적잖은 영향을 끼칠 전망이어서 양측의 치열한 공방이 예상되고 있다. 양측은 제한된 시간 내 위원들을 효과적으로 설득하기 위해 프레젠테이션(PT) 등에 공을 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검찰 측에서는 관련 수사를 이끌어온 서울중앙지검 경제범죄형사부 이복현 부장검사를 비롯해 최재훈 서울중앙지검 부부장 검사, 김영철 의정부지검 부장검사 등이 참석한다. 삼성 측에서는 김기동 전 부산지검장과 이동열 전 서울서부지검장 등이 나선다. 이 부회장 등 사건 당사자들은 참석하지 않는다.

검찰은 2015년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이 이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를 위한 지배구조 개편 작업의 일환으로 이뤄졌다고 보고 있다. 삼성 측은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삼성바이오로직스 회계처리가 적법하게 진행됐으며, 합병 성사를 위해 고의적으로 시세 조종을 했다는 검찰 의혹과 일부 언론 보도에 대해 사실과 다르다고 주장해 왔다.

이날 현안위원들 간의 의견이 일치하지 않을 경우 출석위원 과반수 찬성으로 의결을 정한다. 14명 짝수 위원이 참석해 찬반이 동수가 되면 사실상 부결된 것으로 간주해 기소 여부 등 판단은 검찰의 몫이 될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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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사심의위에서 나온 결론은 권고에 그쳐 검찰이 이를 반드시 따라야 할 필요는 없지만, 이제까지 8차례 나온 수사심의위 결론은 모두 수용한 바 있다. 법조계 보도에 따르면 당초 검찰은 이 부회장 영장 청구 때까지만 해도 사실상 기소 방향으로 정했지만, 수사심의위 결과를 보고 기소 여부를 다시 판단하겠다는 방침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은 이재용 부회장에 구속영장이 청구돼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이 진행됐을 때와 마찬가지로 총수 부재 시 비상 경영 등에 대한 긴장감을 갖고 심의위 결론을 예의주시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현안위 결론은 이날 오후 나올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