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갤노트20에 처음으로 'LTPO 디스플레이' 채택

고속·저전력 두 마리 토끼 잡기..."새 서비스 나올 수도"

홈&모바일입력 :2020/06/25 09:08    수정: 2020/06/26 13:51

삼성전자의 하반기 전략 스마트폰 갤럭시노트20 시리즈가 저온폴리옥사이드(LTPO) 박막트랜지스터(TFT) 기반의 OLED 패널을 탑재한 첫 스마트폰이 될 전망이다.

삼성전자 갤럭시노트20플러스(가칭)의 렌더링 이미지. (사진=피그토우)

24일 전자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가 오는 8월 공개할 갤럭시노트20 시리즈의 상위 모델인 갤럭시노트20 플러스(가칭)에 LTPO 디스플레이가 적용된다. 스마트폰에 LTPO 디스플레이가 탑재되는 건 갤럭시노트20 시리즈가 처음이다.

■ LTPO가 뭔데? LTPS와 옥사이드 TFT의 장점을 합쳤다

LTPO는 저온폴리실리콘(LTPS)과 옥사이드 TFT의 단점을 서로 보완하기 위해 두 가지 모두를 하나의 유리 기판 위에 올린 형태를 말한다.

지금까지 스마트폰 디스플레이에는 주로 LTPS기술이 적용됐다. LTPS는 전자이동도가 빠르고 안정성이 높다는 장점이 있다. 하지만 누설전류가 많고, 대면적에는 적용이 어렵다는 단점이 있다.

반면, 옥사이드 TFT는 LTPS에 비해 성능은 떨어지지만, 누설전류가 적고 대면적 적용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LTPO 구조. 왼쪽에는 LTPS TFT가 오른쪽에는 Oxide TFT가 적용된 형태다. (사진=LG디스플레이)

LTPO는 이처럼 장단점이 상반된 LTPS와 옥사이드 TFT를 합쳐 빠른 전자 이동도와 낮은 누설 전류를 모두 장점으로 취하는 기술이다. 구동역할로는 빠른 전자 이동도를 갖는 LTPS TFT를, 스위치 역할로는 낮은 누설 전류를 갖는 옥사이드 TFT를 적용한다.

■ 저전력이 강점…애플워치4에서 먼저 적용

이렇게 LTPS와 옥사이드 TFT의 장점을 합친 LTPO의 가장 큰 장점은 바로 저전력이다. LTPO를 사용하면 배터리 전력 소모를 최대 20%까지 줄일 수 있다.

LTPO는 스마트폰에 앞서 스마트워치에 먼저 적용됐다. 가장 먼저 적용된 기기는 2018년에 출시된 애플워치 시리즈4다. 애플은 LTPO 원천 기술을 개발해, 현재 특허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출시된 애플워치 시리즈5에도 LTPO 기술이 적용됐다.

애플에 따르면, 애플워치 시리즈4와 시리즈5는 디스플레이가 항상 켜져 있음에도 최대 18시간의 배터리 수명을 갖는다. 해당 기술을 통해 화면 새로 고침 속도, 즉 주사율을 상황에 맞게 60Hz에서 1Hz로 낮출 수 있어 초효율 전력 관리가 가능한 것이다.

애플워치는 이를 통해 굳이 화면을 터치하지 않아도 항상 시간을 확인할 수 있다. 이때 디스플레이 주사율은 1Hz를 유지해 어두운 디스플레이로 전력 소모를 최대한 낮춘다. 디스플레이를 터치했을 때는 화면 밝기를 다시 높인다.

애플워치 시리즈4. (사진=애플)

삼성전자도 지난해 출시한 갤럭시워치 액티브2에 LTPO를 적용했다.

■ 복잡한 공정에 따른 높은 단가비용 대비 효과가 중요

LTPO가 스마트폰이 아닌 스마트워치에 먼저 적용된 이유는 무엇일까.

LTPO는 저전력이라는 강점을 갖고 있지만, 공정이 복잡해 단가가 높다는 단점이 있다. 기존 LTPS와 옥사이드TFT와는 제조 공법이 완전히 다르며, 공정도 30% 이상 복잡하다. 복잡해진 제조 공정은 단가 상승으로 이어진다.

제조업체 입장에서는 올라간 공정 단가만큼 LTPO 적용 효과가 커야지만 이를 선택하게 된다. 이를 고려했을 때, LTPO 적용 필요성과 효과가 스마트폰보다 스마트워치가 더욱 컸다는 분석이 나온다.

홍문표 고려대학교 디스플레이·반도체물리학부 교수는 "배터리의 용량이 제한될 수밖에 없는 디바이스는 소비전력을 줄일 수 있을 때까지 줄여야 된다"며 "스마트워치에는 (기기 특성상) 조그만 배터리가 들어가기 때문에 소비전력을 어떻게든 줄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즉, 스마트폰보다 상대적으로 배터리 용량이 작을 수밖에 없는 스마트워치에서 소비 전력을 줄여주는 LTPO 기술이 더 필요성이 높았다는 설명이다.

'갤럭시워치 액티브2 LTE' 알루미늄 모델. (사진=삼성전자)

스마트폰 배터리 용량은 주로 3천~5천mAh인 반면, 스마트워치 배터리 용량은 대체로 300mAh 수준이다. 갤럭시워치 액티브2 배터리 용량은 340mAh이며, 애플워치 시리즈5 배터리 용량은 296mAh인 것으로 알려졌다.

전력 소모를 낮추는 효과도 스마트폰보다는 스마트워치가 더 컸다. LTPO를 적용하면 주사율을 낮출 수 있어 소비전력이 낮아지는데, 스마트폰의 경우에는 높은 주사율을 필요로 하기 때문이다. 주사율은 1초에 얼마나 많은 장면을 보여주는지를 나타내는 수치로, 주사율이 높을수록 화면 전환이 부드럽다는 장점이 있다.

스마트폰의 경우에는 게임을 하거나 영상을 볼 때, 높은 주사율이 지원되면 빠른 화면 전환이 가능해 부드럽고 매끄러운 게이밍 등의 경험을 할 수 있다. 최근에 나온 플래그십 스마트폰들은 120Hz 주사율을 지원하는 추세다. 이런 추세를 고려해봤을 때, 화면 전환을 낮출 수 있는 LTPO 기술은 스마트폰 활용도에 그리 맞지 않는 셈이다.

따라서 시계와 같은 주로 정지된 정보를 표시하는 스마트워치가 계속 화면이 바뀌는 동영상을 주로 소비하는 스마트폰보다 LTPO 적용 효과가 크다고 볼 수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최근에 스마트폰에 LTPO를 적용하려는 움직임은 왜 일어나는 것일까. 삼성전자뿐 아니라 애플도 내년에 출시할 아이폰에 LTPO를 적용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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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문표 고려대 디스플레이·반도체물리학부 교수는 "지금까지로는 스마트폰에 LTPO기술을 적용해서 비용 대비 얻을 수 있는 이익이 적다고 본다"며 "하지만 항시 디스플레이가 켜져 있어서 정보를 계속 흘려줄 수 있는 새로운 용도나 기능이 스마트폰에 생긴다면, 로컬한 부분에만 정보를 띄울 수 있는 올레드가 갖고 있는 장점과 LTPO 기술이 접목돼 장점이 생겨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LTPO를 스마트폰에 적용했을 때의 장점은) 애플리케이션과 서비스의 관점이기 때문에, LTPO를 적용한 부분이 얼마나 소비자들에게 어필할 수 있을지는 앞으로 두고 봐야 할 것 같다"고 바라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