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CK 서머 첫주, 지난 시즌과 다른 경쟁구도에 팬 환호

'T1 징크스' 깬 DRX 행보 눈길...2주차 일정에 관심 집중

디지털경제입력 :2020/06/24 10:42

지난 17일 개막한 2020 우리은행 리그오브레전드 챔피언스 코리아(이하 LCK) 서머 스플릿이 첫주 일정을 마치고 둘째주 일정 시작을 앞두고 있다.

새로운 전력을 보강하는 것보다 기존 팀원 사이의 합을 맞추는 것에 중점을 뒀던 예년과 달리 이번 서머 스플릿은 시작을 앞두고 전력보강에 공을 들이는 팀의 행보가 눈길을 끈 바 있다.

이런 이유로 서머 스플릿 개막을 앞두고 e스포츠 업계와 팬은 스프링 스플릿과는 사뭇 다른 형태로 리그가 진행되지 않겠냐는 전망을 내보이기도 했다.

첫주 일정을 마친 2020 LCK 서머 스플릿 순위표는 정확히 대칭구조를 이루고 있다. 2승을 기록한 상위 그룹이 3팀, 1승 1패를 기록한 중위권 그룹이 4팀, 나란히 2패를 기록한 팀이 3팀이며 세트 득실차 역시 순위표를 반으로 접었다가 편 것처럼 대칭을 보이고 있다.

또한 양강으로 지목됐던 T1과 젠지 e스포츠 외에도 기량 향상을 보이는 팀이 눈에 띄며 스프링 스플릿과는 사뭇 다른 양상의 리그를 관전하는 재미가 있을 것이라는 기대도 높아졌다.

첫주 일정에서 가장 눈길을 끈 팀은 단연 DRX다. 담원게이밍과 아프리카프릭스와 마찬가지로 2승을 거뒀음에도 세트 득실차가 +2에 그치며 3위를 차지하고 있는 DRX의 행보가 눈길을 끄는 이유는 그 상대가 지난 스프링 스플릿 1위와 2위 팀인 T1과 젠지 e스포츠였기 때문이다.

특히 철저한 메타 분석으로 스프링 시즌 단 한 번도 이기지 못 했던 T1을 잡아내며 T1에 약하다는 징크스를 깬 것도 첫주에 얻은 소득이다.

담원게이밍과 아프리카프릭스는 나란히 2승을 거두며 1위와 2위를 기록 중이지만 상대적으로 무난한 대진의 덕을 봤다는 평을 받는다. 담원은 약체로 평가됐던 샌드박스게이밍과 설해원 프린스와 대결했으며 아프리카프릭스는 팀다이나믹스와 샌드박스게이밍과 경기를 가졌다.

특히 아프리카프릭스는 2주차에 T1와 DRX와 대결을 앞두고 있어 2주차 결과에 따라 팀 전력에 대한 정확한 평가가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베테랑 선수가 여럿 포진한 팀 다이나믹스는 승강전을 거쳐 올라온 팀이라고는 믿기 어려울 수준의 안정적인 기량을 보였다. 전체적인 교전 능력이나 한타 과정에서 보이는 팀원 사이의 호흡도 인상적이었다.

다만 이득을 봐야할 시점에 더 큰 이득을 보지 못 하거나 승기를 가져와야 할 때 이를 놓치는 등 결정력은 아직 더 가다듬어야 한다는 평가도 받았다.

서머 스플릿 시작 전 진행된 미디어데이에서 공공의 적으로 지목된 T1과 젠지는 1승 1패를 기록하며 중위권에 자리했다. 다만 승패 기록보다도 경기 중 안일한 플레이로 승기를 내주는 모습을 보여 남은 2주차와 3주차 일정을 철저히 대비할 필요가 있음을 알렸다.

APK프린스에서 이름을 바꾼 설해원프린스는 스플링 스플릿에서 보여줬던 대규모 싸움 위주의 화끈한 경기 운영을 보이며 깊은 인상을 남겼다. 다만 선수들의 기량이 좋을 때와 그렇지 않을 때가 극명히 엇갈린다는 점은 조속히 개선해야 할 점이다.

또한 조합 차이로 인해 어려운 싸움을 이어가다 결국 승리를 헌납한 담원게이밍과의 경기 2세트에서 드러난 것처럼 좀 더 신중한 밴픽 운영이 필요하다는 숙제도 남겼다.

하위권 세팀은 각기 다른 약점을 뚜렷하게 드러내며 험난한 시즌 행보를 예고했다.

한화생명 e스포츠는 스프링 스플릿을 앞두고 그리핀의 원거리딜러 박도현을 영입하며 바텀라인을 강화했으나 탑 라이너와 미드 라이너가 모두 부진한 모습을 보이는 예상치 못한 결과를 마주하게 됐다.

kt 롤스터는 한 시즌을 쉬고 돌아오기는 했으나 여전히 팀의 버팀목 역할은 해줄 것으로 기대했던 탑 라이너 송경호가 아직까지 제 기량을 찾지 못 하는 모습을 보이고 바텀 라인에 자리한 두 선수가 충분한 화력을 내지 못 하며 무난하게 2패를 기록했다.

샌드박스게이밍은 코로나19 여파에 직격탄을 맞은 팀이다. 승강전에서 챌린저스 리그로 강등되는 것은 막아낸 샌드박스게이밍은 한국 e스포츠 역사상 최초의 외국인 감독 야콥 멥디를 영입하며 눈길을 끈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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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콥 멥디는 리그오브레전드 유럽 리그에서 선수와 코치, e스포츠 분석데스크로 활약한 바 있는 인물이다.

다만 한국에 입국한 야콥 멥디 감독이 코로나19로 인해 자가격리 중이어서 4주차부터 감독직을 수행할 수 있는 상황이다. 전력은 이미 드러났는데 사령탑이 없는 상황을 어떻게 버틸 것인지가 하위권 탈출을 노리는 샌드박스 게이밍의 주안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