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렉서블 스마트폰 성능 높이고 가격 낮출 기술 개발

국내외 공동 연구팀, 수직으로 쌓은 고성능 유기 트랜지스터 개발

과학입력 :2020/06/24 00:36    수정: 2020/06/24 09:51

한국표준과학연구원(KRISS·원장 박현민)이 해외 연구팀과 공동으로 플렉서블 스마트기기의 성능을 높이고 가격은 낮출 핵심 기술을 개발했다.

KRISS는 독일 드레스덴 공대와 홍콩 중문대 공동연구팀과 함께 플렉서블 스마트기기의 핵심 기술인 유기 트랜지스터를 수직으로 쌓는 새로운 방법을 개발했다고 23일 밝혔다.

공동연구팀은 복잡하고 비싼 공정 없이 전기화학적 공정만으로 유기 트랜지스터를 수직으로 쌓았다. 기존 수평 방식 유기 트랜지스터보다 구동 속도와 전류를 높이는 반면 전압은 낮추는 등 모든 부분에서 개선했다.

KRISS 관계자는 “현재 상용화된 폴더블폰은 디스플레이 한 면만 접었다 펼 수 있게끔 만들어져 있는데, 디스플레이 전체를 구부리고 늘려 손목시계처럼 차고 신문지처럼 둘둘 말아 사용하려면 기기 안에 탑재하는 정보처리·저장 반도체 소자나 배터리 등 모든 부품이 유연해야 한다”고 말했다.

임경근 KRISS 소재융합측정연구소 선임연구원이 수직으로 쌓은 고성능 유기 트랜지스터를 들어보이고 있다.

이 관계자는 “정보를 처리하고 저장하는 반도체 소자인 트랜지스터 성능에 따라 스마트기기 성능이 결정되기 때문에 상용화하려면 값싸고 유연하면서 고성능인 트랜지스터 개발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트랜지스터 성능에 따라 디스플레이 반응 속도와 컴퓨터 처리 속도, 데이터 저장장치 용량, 전력 소모량 등이 결정되기 때문이다.

유기물의 유연한 성질을 이용한 유기 트랜지스터는 가볍고 유연할 뿐 아니라 소재 가격도 저렴해 대량생산이 가능하지만 무기물 반도체보다 구동 전력이 크고 반응시간이 느려 트랜지스터로서 성능이 제한돼왔다.

공동연구팀은 산업현장에 사용되는 대표적 전기화학적 공정인 아노다이징에 주목해 전계효과 트랜지스터(FET)에 응용했다. 기존처럼 깎아내고 붙이는 방식이 아닌, 화학반응을 통해 미세 구조체를 아래에서부터 쌓는 방식을 개발했다.

아노다이징이 적용된 유기 수직구조 전계효과 트랜지스터의 모식도(왼쪽)와 단면 전자현미경 사진.

아노다이징은 수용액에 알루미늄 전극 패턴이 포함된 소자를 담그고 전압을 인가해 전극 표면에 일정한 형상의 산화알루미늄 산화막을 생성하는 공정이다.

이 방식을 사용하면 전기화학적 처리만으로 나노미터 간격으로 미세하게 배열된 반도체 소자 전극을 손쉽게 제작하고 전자 흐름을 효과적으로 제어해 수직구조 트랜지스터 성능을 향상할 수 있다.

기존 수평 방식 유기 트랜지스터보다 최대 구동 속도 100배 증가, 구동 시 흐를 수 있는 최대 전류는 1만배 증가했다. 구동에 필요한 전압은 3분의 1로 줄었다. p형 반도체, n형 반도체, 저분자와 고분자 등 유기 반도체의 종류에 상관없이 균일한 결과를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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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경근 KRISS 선임연구원은 “이번 기술은 궁극적으로 형태가 자유롭게 변하는 디스플레이, 센서, 반도체 소자와 같은 차세대 스마트기기의 개발 시기를 앞당길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연구재단 신진연구자지원사업의 지원을 받은 이번 연구결과는 재료 분야의 세계적 학술지인 어드밴스드 펑셔널 머티리얼스(Advanced Functional Materials, IF: 15.621)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