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강·화학·수송 등 산업 전반에 걸쳐 수소 수요가 증가하는 가운데, 정부가 기업·기관과 힘을 합쳐 2030년 이전에 해외 수소 공급망을 구축키로 했다. 공급처를 다양화하면서, 동시에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는 친환경 청정 수소 공급이 목표다.
산업통상자원부는 23일 오후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30개 기업·기관과 '해외 청정수소 공급망 구축을 위한 상호협력에 관한 업무협약(MOU)'을 체결, 그린수소 해외사업단을 발족했다.
협약식엔 대우조선해양·두산퓨얼셀 등 민간기업, 한전·가스공사 등 공기업, 에너지기술평가원 등 준정부·연구기관, 수소융합얼라이언스·한국선급 등 30개 기업·기관이 참여했다.
■ 민간에 해외 청정수소 투자 유도한다
청정수소는 재생에너지 기반 전력으로 생산해 온실가스 배출 문제를 줄인 '그린수소'다. 우리나라도 청정수소 생산을 위한 기술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지만, 아직 생산능력과 기술적인 한계가 있다.
산업부는 수소 산업과 관련된 기업·기관과 긴밀한 협의를 거쳐 이번 MOU를 체결하게 됐다. 앞으로 민관합동 수소 사업 기획단을 통해 저렴한 해외 청정수소를 도입키 위한 방안을 모색할 방침이다.
우선 해외 청정 수소를 공급할 수 있는 후보군에 대해 약 6개월간 전문 컨설팅 기관을 통한 경제·기술·지정학적 타당성 분석이 실시된다. 이를 바탕으로 4~5년에 걸쳐 해외 청정수소 생산·공급 2단계 실증을 거친 후, 민간의 해외 청정수소 생산·공급에 대한 투자를 유도할 계획이다.
수소 산업 생태계 경쟁력 강화 방안도 추진된다. 산업부는 내년까지 수소 전문기업을 지정·육성하고, 수소 분야 창업과 업종 다각화도 지원할 계획이다. 또, 수소 산업 인프라 구축을 위해 지역 특화 클러스터를 조성하고 지역 수소 산업 혁신 기관과도 연계해 지원한다.
산업부 관계자는 "기관 간 초창기 협력 체계를 구축하고, 정부 간 적극적인 국제 협력을 통해 사업의 위험성을 줄이는 역할을 할 것"이라며 "해외 청정수소 공급망을 직접 구축할 민간이 사업 기획 초기부터 적극적으로 참여해 사업 추진 동력을 확보하겠다"고 강조했다.
■ 10년 뒤 수소 수요 최대 50% 해외서 조달해야
이날 산업부에 따르면 지난 5월까지 국내 수소전기차 보급 대수는 2천231대로 지난해 동기(1천8대)보다 약 120% 증가했다.
연료전지도 올 하반기까지 180메가와트(MW) 이상 추가 완공될 예정이다. 2022년 목표인 1기가와트(GW) 달성도 확실시 된다. 수소충전소는 코로나19 확산세에도 연내 누적 100기 운영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산업부는 설명했다.
특히 연간 수송용 수소 수요량은 올해 4천톤(t)에서 2030년 약 37만톤, 2040년 약 100만톤까지 확대될 전망이다. 여기에 더해 철강·화학 등 산업계의 수소 활용이 확대되면 수소 공급의 중요성이 더욱 부각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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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가 더 문제다. 산업부의 예측에 따르면 2030년 이후 국내 수소 수요의 최소 10~50%의 청정 수소를 해외로부터 조달해야 한다. 우리와 유사한 환경의 일본 역시 호주·브루나이 등으로부터 수소 도입 프로젝트를 활발히 추진 중이다. 정부가 2030년 이전까지 청정수소 공급망을 확충하겠다고 나선 것도 이 때문이다.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수소 분야의 선도자(퍼스트 무버·First Mover)가 돼 청정 수소 생산에 관한 앞선 기술력과 국제 공급망을 확보하자"며 "대한민국 수소 경제의 밝은 미래를 열기 위해 민관이 함께 협력해달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