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유럽 디지털세금 강행 땐 보복관세 맞대응"

'글로벌 세제개혁' 협상중단 선언…갈등 더 심해질듯

인터넷입력 :2020/06/19 14:21    수정: 2020/06/19 17:19

김익현 미디어연구소장 기자 페이지 구독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페이스북, 구글 등 인터넷기업에 초점을 맞춘 글로벌 세제 개혁을 놓고 미국과 유럽이 정면충돌 조짐을 보이고 있다.

미국이 유럽과의 글로벌 디지털 세제 개혁 협상 중단을 선언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 뉴욕타임스 등 주요 외신들이 1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특히 미국은 유럽이 디지털 세제 개혁을 밀어부칠 경우 보복관세로 맞대응하겠다고 경고했다.

스티븐 므누신 미국 재무장관 (사진=므누신 공식 트위터)

파이낸셜타임스는 스티브 므누신 미국 재무장관이 유럽 4개국 재무장관에게 보낸 서한을 입수했다고 밝혔다. 이 서한에서 므누신 장관이 “협상이 교착 상태에 이르렀다”고 경고했다. 이번 서한은 영국, 프랑스, 이탈리아, 스페인 등 4개국 재무장관에게 발송됐다.

유럽, 디지털 과세 형평성 강조…미국 "지금은 코로나19에 집중할 때"

미국이 반발하는 것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추진하고 있는 디지털 세금 부과 계획이다. OECD는 지난 1월 프랑스 파리에서 ‘다자간 협의체(IF)’ 총회를 열고 디지털세 부과를 위한 기본 골격에 합의했다.

디지털세는 구글·페이스북 등과 같이 물리적인 사업자 없이 국경을 초월해 사업하는 디지털 기업에 부과하는 세금이다. 현재 법인세는 기업의 물리적인 사업장이 위치한 국가에만 부과된다. 때문에 물리적 고정사업장이 없는 디지털 기업은 수익에 걸맞은 법인세를 납부하지 않는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이런 불균형 문제를 타개하겠다는 것이 OECD의 디지털 세제 개혁 방침이다. 주요 과세 대상은 ▲온라인플랫폼 ▲콘텐츠 스트리밍 ▲온라인게임 ▲클라우드 컴퓨팅 사업 등이다. 이 계획은 특히 유럽 국가들이 적극 지지하고 있다.

OECD의 디지털 세금 계획이 본격 적용될 경우 구글, 페이스북 등 미국 기업들이 집중 타깃이 될 전망이다. 미국이 강하게 반발하는 것은 이 때문이다.

파이낸셜타임스에 따르면 므누신 장관은 “미국 디지털 기업들에게 영향을 미칠 디지털 세금 계획에 대해선 임지 체계 조차 동의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최근 영국을 비롯한 몇몇 유럽 국가에서는 디지털 서비스 세 징수에 착수했다. 영국은 4월부터 검색엔진, 소셜 미디어, 온라인 마켓플레이스에 대해 2% 세금을 부과하고 있다.

영국은 OECD의 디지털 세제 개혁 최종안이 나올 경우 그 기준을 적용한다는 방침이다.

이런 움직임에 대해 미국은 보복관세를 부과하겠다면서 압박해 왔다. 므누신 장관의 이번 서한은 디지털 세금을 둘러싼 미국과 유럽 간의 갈등을 더 심화시킬 가능성이 있다고 외신들이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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므누신 장관은 지난 12일자로 발송된 서신을 통해 “이렇게 어려운 협상으로 치달을 경우 다른 중요한 문제들로부터 더 멀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그는 또 “지금은 전 세계 정부들이 코로나19로 인한 경제적인 쟁점들을 다루는 데 초점을 맞출 때다”고 강조했다.

김익현 미디어연구소장sini@zdne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