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도 ‘포스트 코로나’ 대비…디지털 전환 속도전

"비용 줄이고 젊은 소비자 공략"

금융입력 :2020/06/18 17:33

저축은행 업계가 디지털 채널을 중심으로 체질 개선에 속도를 높이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불러온 초저금리 시대와 언택트(비대면) 트렌드에 대응하고, 접근성을 높여 젊은 세대를 공략하기 위함이다.

특히 인터넷 전문은행의 성장과 빅테크 기업의 금융업 진출로 경쟁이 한층 치열해진 만큼, 저축은행 역시 IT기술로 대응 태세를 구축해야 한다고 업계는 진단한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현재 디지털 전환에 가장 적극적인 곳은 웰컴저축은행이다. 이 은행은 오프라인 채널을 줄이면서 영업의 중심축을 차츰 온라인으로 옮겨가고 있다.

사진=이미지투데이

실제 웰컴저축은행은 지난해에만 15개 점포 중 5곳을 없앴고, 지금도 부산 중앙역지점과 서면지점의 통폐합을 진행 중이다. 다음달 통합 작업이 끝나면 전국에서 운영 중인 웰컴저축은행의 점포는 한 자릿수로 줄어든다.

웰컴저축은행 관계자는 "온라인 영업을 강화하고, 비용 절감으로 소비자에게 더 많은 혜택을 제공하자는 취지"라면서 "오프라인 채널이 사라짐으로써 불편을 겪는 고령층을 위해선 'W브랜치'로 적극 대응할 것"이라고 귀띔했다.

태블릿 기반 플랫폼인 'W브랜치'는 계좌개설과 카드발급에서 대출상담, 대출금 송금까지 처리할 수 있는 일종의 '이동식 점포'다. 은행 방문이 어려운 소비자를 위해 마련됐다. 웰컴저축은행 직원은 이를 들고 현장을 찾아다니며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업계 1위 SBI저축은행도 모바일 플랫폼 '사이다뱅크' 출범 1주년을 맞아 고도화 작업에 나섰다. 은행 측은 이를 통해 서비스 편의성을 높이고, 새로운 모바일 전용 상품도 선보일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그간 '사이다뱅크'는 SBI저축은행이 소비자를 늘리는 데 크게 기여해왔다. 은행 거래자 100만명 중 30%가 이 플랫폼을 거쳐 유입됐을 정도다. 여기엔 하루만 맡겨도 이자가 붙는 '사이다입출금통장'이나 공유형 적금 '사이다뱅크 인맥적금'과 같은 전용 상품의 인기가 결정적이었다.

OK저축은행 역시 다음주 중 디지털 플랫폼 'OK저축은행 모바일'을 업그레이드해 재출시 한다. 수신 상품 가입 절차를 매끄럽게 고친 게 이번 개편의 핵심이다. OK저축은행이 저축은행중앙회의 공동 전산망을 쓰는 탓에 소비자는 상품에 가입할 때마다 ‘SB톡톡 플러스’ 연결 과정을 거쳐야 했는데, 오픈API를 활용해 화면 이동 등 번거로움을 없앴다고 은행 측은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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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상인저축은행의 디지털금융 플랫폼 '뱅뱅뱅'도 이달말 출격을 앞두고 있다. 해당 서비스엔 다른 은행과 마찬가지로 비대면 실명확인을 통한 계좌 개설과 지문 인증 로그인 등 기능이 담긴 것으로 파악됐다. 은행 측은 플랫폼 공개와 동시에 고금리 수신 상품을 내놓으며 소비자 유치에 속도를 낸다는 방침이다.

저축은행 한 관계자는 "최근 금융업의 중심이 비대면 영역으로 이동하는 만큼 저축은행 역시 빠르게 대비해야 한다"면서 "디지털 채널을 강화하면 비용을 줄이는 것은 물론, 이를 다시 상품에 반영해 경쟁력을 높이는 선순환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