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기 선방' 저축은행 업계 "코로나 쇼크 대비해야"

"연체율 상승 우려…보수적 여신 관리 필요"

금융입력 :2020/06/10 17:33    수정: 2020/06/10 17:33

저축은행 업계가 올 1분기에도 괄목할 만한 성과를 거두며 성장세를 이어갔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와 맞물려 각 저축은행이 중금리 대출 시장을 집중 공략한 게 주효했다.

다만 금융권 전반에서 연체율과 같은 '코로나19 리스크'가 차츰 수면 위로 떠오르는 모양새라, 저축은행 역시 철저한 관리로 불확실성에 대비해야 한다는 진단이 나온다.

10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국내 저축은행 79곳의 1분기 당기순이익은 총 2천463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 동기 대비 19.4%(400억원) 증가한 수치다. 비이자손실이 303억원으로 확대되고 대손충당금전입액도 572억원 늘었으나, 대출 증가에 이자손익이 1천501억원 상승하면서 양호한 실적을 냈다.

특히 1분기엔 대형 저축은행의 성장이 두드러졌다. SBI저축은행의 경우 전년 대비 86.6% 증가한 681억원, OK저축은행은 128.32% 늘어난 395억원의 순이익을 각각 기록했다. 또 한국투자저축은행은 7배 성장한 186억원의 순익을 올렸고, JT친애저축은행은 두 배 이상 개선된 106억원을 남겼다. 같은 기간 월컴저축은행의 순이익도 269억원에서 271억원으로 늘었다.

이 같은 실적 개선세는 코로나19 사태와 무관치 않다. 대출을 원하는 중저신용자가 저축은행으로 몰리면서 이자이익이 뛰었기 때문이다.

그 결과 저축은행의 1분기 총자산도 78조1천억원으로 작년말보다 1.3%(1조원) 증가했다. 총대출액이 67조원으로 3.1%(2조원) 늘어난 영향이 컸다.

하지만 코로나19 후폭풍이 본격화하는 2분기부터는 안심할 수 없다는 게 저축은행 업계의 공통된 목소리다. 그 여파가 상대적으로 늦게 반영된다고는 하나 저축은행도 연체율 상승 등 건전성 이슈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이유에서다.

실제 KB국민과 신한, 하나, 우리은행 등 4대 시중은행의 경우 5월말 대출 연체율(0.23~0.35%)이 4월말보다 0.02%p씩 오른 상태다.

우려할 수준은 아니지만 저축은행의 3월 연체율도 4.0%로 전년말 대비 0.3%p 상승한 바 있다. 기업대출 연체율은 4.3%로 0.4%p, 가계대출 연체율은 3.8%로 0.2%p 각각 올랐다.

따라서 업계에서는 각 저축은행이 여신을 보다 엄격히 관리함으로써 리스크에 대비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안정적인 기업 여신을 늘리거나 개인 소비자의 대출 자격(직장 재직 기간 등)을 높이는 방식으로 부실을 막을 것이란 분석이다. 동시에 소비자가 주로 찾는 소액 대출 규모를 줄일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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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축은행의 한 관계자는 "2분기에 대출이 크게 늘어나진 않아 당장 큰 영향은 없을 것 같다"면서도 "연체율이 상승할 수 있다는 점은 걱정스런 부분"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무작정 대출을 늘렸다간 부실이 커질 수 있는 만큼 은행으로서는 관리에 신경을 쓸 수밖에 없는 실정"이라며 "대출 자격 등 내부 기준을 재검토해 영업에 보수적으로 접근해야 할 것"이라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