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생명, 디지털·프로젝트 중심 조직개편

"미래 경쟁력 강화…김동원 상무가 주도"

한화생명이 디지털과 프로젝트 중심으로 본사 조직을 재편했다.

15일 한화생명은 기존 13개 사업본부 50개 팀에서 15개 사업본부 65개 팀으로 조직을 개편했다고 밝혔다.

눈여겨볼 부분은 15개 사업본부 중 9개가 디지털과 신사업 추진을 위한 업무로 꾸려졌다는 점이다. 또 전체 임원 56명 중 디지털과 신사업 담당 임원은 22명에 달하며, 이들의 평균 연령은 45세로 비교적 젊은 축에 속한다.

사진=한화생명 제공

한화생명 측은 코로나19가 불러온 언택트 시대와 대형GA의 시장 지배력 확대, 카카오·토스 등 ICT 기업의 금융업 진출 등 변화에 대한 대응을 강화하려는 포석이라고 설명했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도 신년사에서 "전사차원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가속화해 4차산업혁명시대의 경쟁력을 적극 확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개편된 조직체계에선 직급에 상관없이 주어진 과제(프로젝트)에 가장 적합하고 전문성을 지닌 사람이 리더가 될 수 있다. 리더에겐 성과 창출에 필요하다면 임원도 프로젝트 조직의 팀원으로 참여시킬 권한이 부여된다.

한화생명은 ▲기술전략실 ▲빅데이터실 ▲OI(오픈 이노베이션)추진실 ▲MI(마켓 인텔리전스)실 등을 앞세워 급변하는 트렌드에 유연하게 대응할 조직으로 전환하겠다는 복안이다.

먼저 기술전략실은 인슈어테크 핵심 역량 강화를 통해 디지털 기술과 융합된 보험사로서의 체질 변화에 중점을 둔다. 그간 한화생명은 네이버와 카카오 등의 인공지능(AI), 미래 신사업 전략, O2O서비스 담당 핵심 인력을 영입하며 디지털 역량을 강화해왔다.

빅데이터실은 빅데이터에 기반한 소비자 분석과 고객관리를 추진한다. 이 회사는 빅데이터를 활용한 소비자별 위험예측 모델을 계약심사에 활용하고 있으며 조기 보험금지급 확률이 높은 건을 예측하는 시스템도 구축 중이다.

아울러 OI추진실은 신규 아이템 발굴과 기존 상품·서비스의 사업화 검증을 통해 신사업 추진력을 높이는 것을 목표로 한다. 2014년 스타트업 액셀러레이터로 출범한 드림플러스를 기반으로 유망한 스타트업의 실제 사업화에 조력자로서 역할도 확대할 예정이다.

MI실은 국내외 다양한 정보를 수집하고 전사에 인사이트를 제공하는 업무를 맡는다. 전략적 협업 파트너를 발굴하고 투자기회도 모색한다.

이밖에 한화생명은 대면채널인 영업분야에서도 디지털 환경에 대응하기 위한 조직을 구축했다. 앞으로는 설계사가 보험사 점포에 출퇴근 하지 않고도 스마트 기기만으로도 보험 영업이 가능토록 하기로 했다.

무엇보다 이 같은 조직개편은 한화생명 최고디지털전략책임자(CDSO)인 김동원 상무가 주도했다는 전언이다. 김동원 상무는 작년 8월부터 CDSO를 맡아 디지털정책과 업무를 이끌어왔다. 작년까지 다보스포럼, 보아오포럼, 머니 2020 아시아 회의 등 국제행사에 꾸준히 참가해 세계 유수의 핀테크 업체 대표와 글로벌 네트워크를 구축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