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텐센트, 통행세 내라는 애플에 반기

iOS서 '가상지불' 기능 잠정 폐쇄

홈&모바일입력 :2020/06/14 15:34    수정: 2020/06/14 16:25

중국의 국민 메신저인 '위챗(WeChat)'을 운영하고 있는 인터넷 기업 텐센트가 애플에 반기를 들고 iOS에서 위챗 앱의 주요 기능을 이용하지 못하게 했다.

14일 중국 TMT포스트, 테크웹 등 언론에 따르면, 텐센트는 iOS 개발자 관리 규범을 통해 애플 iOS 기기에서 위챗앱의 '가상지불' 기능을 잠정 중단한다고 밝혔다.

가상지불이란, 메신저의 부가 기능을 통해 일종의 '비(非)실물상품'을 구매 혹은 거래하는 것이다. 예컨대 콘텐츠 VIP 및 유료 회원권이나 디지털 지갑 충전, 온라인 교육 녹화, 영상 녹화 등 가상의 상품을 살 수 있다. 이는 주로 위챗의 공공계정(기업 및 조직 계정)에 지불되기 때문에, 관련 공공계정이나 온라인 교육 등 서비스 등과 소비자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됐다. 이모티콘 구매, 가상화폐 충전, 지식 정보에 대한 지불이 이뤄지는 공공계정에서 구매, 지불, 구독, 충전 등 기능이 정지된다.

위챗 이미지. (사진=바이두)

올해 기준 이미 중국 내외의 위챗 활성 사용자 수가 10억 명을 넘어서는 가운데, 적지 않은 파급효과가 예상됐다.

아이폰 사용자의 일반적 인터넷 혹은 모바일 쇼핑을 위한 결제 시스템 위챗페이(WeChat Pay)를 사용하는 데는 문제가 없지만, 위챗 공공계정의 생태계 타격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이를 감수한 텐센트의 이같은 결정에는 애플이 앞서 위챗의 가상지불 기능을 애플의 '인앱구매'로만 가능케한 것이 직접적 원인으로 작용했다.

만약 인앱구매로 편입되면, 애플의 IAP(In App Purchase) 정책에 따라 지불액의 30%가 애플로 들어간다.

이를 둘러싼 애플과 텐센트의 갈등은 이미 수 년전부터 잡음을 내왔다. 2017년부터 텐센트는 애플의 iOS 인앱구매 정책에 반발해 공공계정의 일부 기능을 폐쇄했다.

이는 미국 대표 하드웨어 및 소프트웨어 기업으로서 애플과 중국 대표 소프트웨어 기업으로서 텐센트의 보이지 않는 알력싸움으로도 비춰지고 있다.

일부 중국 언론은 미국 정부의 제재로 구글 등 기업이 화웨이와 갈등을 빚는 데 이어 애플과 텐센트의 갈등이 심화하고 있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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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네티즌은 기업간 다툼에 소비자가 피해를 입고 있다며 아쉬움을 토로하고 있다.

또 이같은 갈등이 중국 내 아이폰 소비자의 반 애플 기류로 이어질 수 있을 것이란 전망도 나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