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골탈태 필요한 제네시스...품질논란에 방향성 흔들

[이슈진단+] 고난의 시간 계속되는 제네시스

카테크입력 :2020/06/12 10:38    수정: 2020/06/13 13:04

제네시스가 연이은 품질논란으로 프리미엄 브랜드 방향성이 흔들리고 있다. 이를 바로잡기 위해서는 재빠른 환골탈태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 2015년 11월 출시된 현대차 프리미엄 브랜드 제네시스는 ▲운전자 위험을 최소화 시켜주는 지능형 안전 ▲직관적 편의 기술과 단절 없는 커넥티비티를 갖춘 ‘사람의 혁신 기술’ ▲후륜구동 플랫폼 바탕의 역동적인 주행 성능 등 총 3가지 브랜드 방향성을 제시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은 당시 출범식 현장에서 “우리가 새로운 도전을 하는 이유는 오직 고객에게 있다”며 “제네시스 브랜드는 인간 중심의 진보를 지향한다”는 제네시스 브랜드 방향성을 소개하기도 했다.

제네시스는 이후 G90, G80 등을 소개하며 대중의 주목을 받았고 G70이 2019년 북미 올해의 차로 선정되는 등 승승장구하는 모습을 보였다. 당시 제네시스 사업부장 부사장을 맡았던 맨프레드 피츠제럴드의 브랜드 내 입지가 점차 올라가는 듯한 모습을 보였다.

2016 디트로이트 모터쇼 현장에서 정의선 부회장이 제네시스 브랜드 전략과 방향성을 발표한 모습. (사진=제네시스)

그러나 제네시스 브랜드는 지난해 10월부터 현재까지 고난의 시간이 연속됐다. 초반에는 갑작스러운 리더십 교체가 이뤄진 반면, 지난해 연말부터는 제네시스가 주력으로 판매해야 할 GV80과 3세대 G80 출시 시기 연기 논란도 있었다.

제네시스는 올해 1월 GV80을 출시한 후, 3월 3세대 G80을 내놨다. 특히 G80은 지난해 출시될 예정이었지만 당시 SUV 열기와 타 브랜드 주력 차종과의 판매 간섭 등의 영향이 생겨 올해 3월로 출시가 미뤄졌다.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출시가 더 연기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지만 제네시스는 1분기 내에 G80 출시를 이뤄냈다. GV80도 한 때 지난해 연말 출시가 예정되다가 알 수 없는 이유로 수차례 출시가 연기되는 등의 논란을 낳았다.

출시 연기 논란에 휩싸였던 제네시스는 이제 차량 품질 논란까지 겪고 있다.

GV80의 경우 변속기 문제와 디젤 차량 떨림 현상이 생겨 많은 운전자들의 질타를 받았고, G80은 스티어링 휠(핸들) 잠김 현상, 외장 색상 조립 불량 문제가 생겼다.

이 모든 문제들은 제네시스가 2015년 제시한 브랜드 방향성 중 하나인 ‘운전자의 위험을 최소화 시켜주는 지능형 안전’과 맞지 않다. 엔진과 변속기 등 파워트레인 문제가 지속될 경우, 프리미엄 브랜드 이미지를 망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지난 1월 제네시스 GV80 출시 떄 모습. 사진 오른쪽부터 두 번째 자리한 인물이 이용우 현 제네시스 사업부장 부사장 (사진=현대차그룹)

■프리미엄 브랜드 이미지 구축하기 위한 비전 없어

제네시스는 리더십 변화 이후에도 브랜드 방향성 강화를 위한 어떠한 비전도 내놓지 않았다. 단순히 차량 판매 강화를 위한 전략만 발표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앞서 언급한대로 제네시스는 지난해 10월 갑작스러운 리더십 교체가 이뤄졌다.

G70의 북미 올해의 차 선정을 이끈 피츠제럴드는 당시 자진 퇴임 의사를 밝혔다. 사유는 따로 언급되지 않았다.

업계에서는 그의 자진 퇴임에 대한 의문점을 드려냈다. 피츠제럴드는 브랜드 출범 후 짧은 시간동안 국내와 해외 모터쇼 현장 등을 오가며 제네시스의 미래 비전을 소개하는데 앞장섰다. 그는 또 국내 기자간담회에서 전용 플랫폼을 갖춘 전기차 개발에 나서겠다는 뜻도 전했다.

제네시스는 피츠제럴드의 뜻을 받아들이고 제네시스사업부장 자리를 대신할 인물로 현대차 미주권역지원담당을 맡았던 이용우 부사장을 지난해 10월 임명했다. 해외사업 전략과 영업에 능통한 현장 전문가인 동시에 제네시스의 주요 시장인 미국시장 경험이 풍부한 것이 주된 이유다.

이용우 부사장은 이후 한동안 국내 미디어 앞에 모습을 보이지 않다가, 1월 경기도 일산 킨텍스에 열린 GV80 미디어 출시 행사에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냈다. 또 3월 대한상공회의소 행사에서도 미디어 앞에서 차량 출시에 대한 의지를 보이기도 했다.

그렇지만 아직 이용우 부사장은 제네시스 브랜드 방향성 강화에 대한 입장은 내놓지 않고 있다. 애프터마켓 서비스 센터 구축, 판매망 분리, 전용 전시장 확충 등이 아직 제네시스에게 남은 과제인데 이에 대한 구체적 언급은 없다.

제네시스 3세대 G80 (사진=지디넷코리아)

■GV80 보증기간 늘린 제네시스, GV70 품질 강화도 숙제

수차례 논란을 초래한 제네시스는 국내 자동차 업계 사상 유례를 찾아보기 힘든 특별 보증연장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떨림 현상이 가득했던 GV80 디젤 차량 대상으로 주요 부품의 보증기간을 기존 5년/10만km에서 10년/20만km로 연장한 것이다.

또 사고를 제외한 GV80 디젤 엔진 진동 관련 자비 수리 사례가 생기면 수리비를 소급적용한다는 방침도 세웠다.

제네시스는 고객 대상으로 또 “디젤 엔진 진동이 심할 경우 임시적으로 엔진 내에 쌓여진 카본도 일시적으로 제거해준다”는 안내까지 넣었다.

일부 GV80 소비자들은 제네시스의 이같은 결정에 환영하는 분위기다. 차량 평균 소유 기간을 고려했을 때 거의 평생 보증이나 다름없다는 평가가 나온다.

제네시스의 이같은 결정은 그동안 수차례 지적됐던 품질 문제를 완화하기 위한 조치로 해석된다. 하지만 아직까지 G80 차량 일부에서 나타나는 품질 문제에는 제네시스가 어떠한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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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네시스는 올해 하반기 GV80보다 한단계 아랫등급 SUV인 GV70 출시를 앞두고 있다. 만약 GV70 출시 후 품질 문제가 조기에 발견되면 제네시스의 입지가 점차 줄어들 수 있다는 전망까지 나온다.

올해 1월부터 5월까지의 제네시스 브랜드 전체 누적 판매 대수는 3만5천571대로 전년 누계 대비 27.7% 올랐다. GV80은 이 기간동안 1만3천279대가 판매됐고, 3세대 G80은 3월부터 5월까지 총 1만1천744대가 판매됐다.

제네시스 GV80 (사진=지디넷코리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