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빌리티(mobility)의 끝은 마스(MaaS)입니다. 한 번의 구독료를 내면 통합된 하나의 아이디 안에서 대중교통부터 자전거, 킥보드 등 다양한 마이크로 모빌리티를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는 거죠."
클라우드 전문 개발자 출신인 이강휘 KST인텔리전스 대표가 자신의 전문 분야인 클라우드에 모빌리티를 결합한 서비스를 내놨다. 바로 '마카롱 패스'라는 구독형 모빌리티 서비스다. 이와 같은 서비스를 '마스'라고 부른다.
마스(MaaS·Mobility as a Service)란 운송수단의 서비스화를 말한다. 즉, 대중교통, 자전거, 킥보드 등과 같은 수요자 중심의 모빌리티를 '구독 서비스'처럼 이용하는 것이다.
조금 더 쉽게 말하자면 넷플릭스와 같은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에 한 달 구독료를 내고 무한대로 영화를 볼 수 있는 것처럼, 모빌리티(운송수단)도 한 달 구독료를 내면 그 안에서 나의 이동 경로에 알맞게 자유롭게 이것도 타고, 저것도 탈 수 있다는 의미다.
마스는 교통 자원을 최적으로 활용해 친환경 교통 환경을 구축하기 위한 대안으로 최근 미래 도시의 교통 솔루션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 대표는 클라우드 개발자로서 가지고 있던 전문성을 살려 모빌리티와 결합해, 다음 달 7월 '마카롱 패스'를 출시한다. 마카롱 패스는 대중교통과 마이크로 모빌리티를 묶어서 복합 이동 경로를 제공하고, 해당 모빌리티를 하나의 아이디로 이용하고 결제까지 할 수 있는 서비스다.
지난 8일까지 월 3만원의 구독료로 베타 서비스를 진행했으며, 정식 출시는 7월이다. 현재는 삼성카드로만 결제가 가능하며, 서울시와 경기권 거주자를 대상으로만 진행하고 있다. 향후에는 전국구로 확대할 계획이다. 현재 마카롱 패스 베타 서비스에는 대중교통과 자전거 '따릉이'만 포함돼 있다. 마카롱 택시와는 서비스 연동을 협의 중이며, 정식 출시 때는 킥보드 서비스까지 포함시킬 계획이다.
■ 클라우드 개발만 10년, 모빌리티 결합한 '마스'에 눈 돌리다
이강휘 대표는 한컴에서 10년 동안 클라우드 사업을 진행해왔다. 한컴에서는 당시 클라우드 스토리지 공간과 웹오피스 등 소프트웨어를 제공하는 통합 오피스 서비스인 넷피스를 출시했다. 이 대표는 한컴 클라우드 사업부 총괄과 해외 사업을 동시에 맡으며, 생산성 도구 시장이 클라운드 환경으로 발전하는 과정을 지켜봤다.
이후 10년을 몸담았던 한컴에서 나와 플랜그램이라는 태스크 매니지먼트 서비스(TMS)를 창업했다. 해당 서비스는 프로젝트를 같이 진행하는 사람들이 서로 무슨 일을 하고 있는지 보기 쉽게 공유할 수 있는 서비스다. 예를 들면, 엔지니어가 어떤 일을 하는지 파악이 안 됐던 관리자는 해당 서비스를 통해 엔지니어의 업무를 한눈에 파악할 수 있다.
플랜그램을 운영하던 이 대표는 KST로부터 사업 제안을 받게 됐다. 당시 마카롱 택시를 운영하던 KST는 플랜그램의 IT 기술력이 필요했고, 이 대표는 마카롱 택시의 R&D 센터 역할을 하던 KST인텔리전스에 대표로 오게 됐다.
이 대표는 모빌리티 분야에 어떤 IT기술이 필요할지 생각하다, 모빌리티의 끝에는 '마스'가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마스도 클라우드의 일부거든요. 모빌리티를 서비스로 해 사용자가 구독료를 내고 필요할 때 이용하는 구독형 모델을 생각하다 마카롱 패스를 생각하게 됐죠."
마스가 이용자에게 줄 수 있는 장점은 무엇보다 편리함이다. 그는 "지금은 엔드유저가 킥보드, 따릉이, 카카오 택시 등을 이용할 때 각각의 플랫폼에 가입해서 이용해야 하는 불편함이 있다"며 "마스를 이용하면 하나의 아이디로 한 번의 구독료를 통해 자유롭게 다양한 모빌리티들을 사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 지역 소상공인도 혜택받는 강릉시 '관광형 마스' 도전
KST인텔리전스는 최근 국토부가 주관하는 '2020 스마트시티 챌린지 사업' 공모에서 최종 예비사업자로 선정됐다. 강릉시에 관광형 마스 체계를 적용해 교통 정체나 주차 문제에 얽매이지 않고 자유롭게 여행을 즐길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표다.
이를 위해 KST인텔리전스는 강릉시의 기존 이동수단과 라스트마일(최종 구간, last mile) 모빌리티를 결합해, 방문자의 원활한 이동을 돕는다. 차가 바글바글해 진입이 어려웠던 골목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특정 공간에 차를 주차해놓고, 골목 안에서는 킥보드와 같은 마이크로 모빌리티를 가지고 움직일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한다.
동시에 소상공인 활성화를 위해 소상공인 점포 디지털 전환도 함께 추진한다. 소상공인 점포용 원격예약 시스템을 통해 맛집 혹은 상점을 스마트폰으로 미리 예약해 기다리지 않고 이용할 수 있도록 한다. 이 모든 과정은 '파인패스'라는 통합 플랫폼 안에서 이용할 수 있다.
'2020스마트시티 챌린지' 강릉 파인패스 예비사업에는 올해 15억이 할당된다. 스마트 챌린지 사업에 선정된 예비사업자는 KST인텔리전스를 포함해 총 4개 업체다. 이 중 사업이 잘 이뤄진 2개 기업은 향후 2년간 200억이 할당될 것으로 기대되는 본 사업을 진행할 수 있다. KST인텔리전스는 올해 예비 사업을 성공적으로 진행해 내년 본 사업을 노린다는 계획이다. 본 사업으로 들어가면 기존 강릉시에서만 진행하던 해당 사업을 속초, 양양까지 확대할 수 있다.
관련기사
- KST인텔리전스, 아주IB서 첫 투자 유치2020.06.11
- "'타다 베이직' 빈자리 채우자"…다시 달리는 모빌리티 업계2020.06.11
- 마카롱택시, 경기 양대 택시조합과 업무협약 체결2020.06.11
- KST모빌리티, 전국 10개 지역으로 가맹서비스 확대2020.06.11
이 대표는 국내 모빌리티 사업 진행 시 고려해야 할 점도 빼놓지 않았다. 그는 "마스는 각 지역 특색에 맞게 진행돼야 한다"며 "단일화된 기준을 가지고 마스를 진행해서는 안 된다"고 조언했다.
그는 "예를 들면, 서울의 경우는 따릉이, 킥보드 등이 많지만 지방의 경우는 찾아보기 어려운 경우도 많으며, 또 언덕이 많은 지역은 특정 모빌리티 이용이 어려울 수 있다"며 "실질적으로 시민들이 갖고 있는 불편함이 지역별로 다를 수 있기 때문에 현실화될 수 있는 마스 솔루션도 지역별로 다를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