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U+, 방송채널 사업 진출 임박…중소PP 울상

수익성 극대화 방안이지만…중소PP “자회사 PP 우대 우려"

방송/통신입력 :2020/06/08 15:25    수정: 2020/06/08 15:26

LG유플러스가 자회사인 미디어로그를 통해 방송채널사업 진출을 준비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해 케이블TV 사업자인 LG헬로비전 인수를 통해 확보한 800만명에 달하는 유료방송 가입자를 배경으로 새로운 수익 모델을 만들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8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LG유플러스의 자회사인 미디어로그는 지난 3월 방송채널사업을 위한 신청서를 제출했다. 과기정통부는 방송법에 따른 자본금·송출시설 등 요건을 검토한 후 미디어로그를 방송채널사업자로 등록했다.

행정적 절차를 마친 미디어로그가 제공할 신규 채널은 이르면 올 하반기 IPTV와 케이블TV 정기 채널 개편을 통해 도입될 가능성이 높다. 업계에 따르면 미디어로그는 어린이와 어르신 전용 채널 등 2개의 신규 채널을 운영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위해 콘텐츠 수급 등 막바지 준비를 거의 마친 것으로 전해진다.

미디어로그 관계자는 “방송채널 사업에 진출하기 위해 준비 중인 것은 맞다”며 “다만 언제부터 채널을 운용할지, 어떤 콘텐츠를 제공할지 등 구체적인 계획은 확정되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 안정적인 수익 확보…케이블TV 인수 시너지 ↑

방송채널사업자(PP)는 자신이 수급한 콘텐츠를 IPTV와 케이블TV 등 유료방송 플랫폼 사업자의 채널을 통해 송출하는 역할을 맡는다. 콘텐츠를 제공한 대가로 플랫폼 사업자로부터 받는 프로그램사용료와 콘텐츠 중간 노출되는 광고에 따른 광고비가 주요 수익원이다.

채널을 송출하는 플랫폼을 보유하고 있는 IPTV 케이블TV 사업자의 방송채널 진출은 과거부터 이뤄져 왔다. KT의 손자회사인 스카이TV와 딜라이브의 자회사인 IHQ가 대표적인 예다.

유료방송 플랫폼 사업자 입장에서는 자신의 플랫폼을 통해 채널을 송출함으로써, 큰 추가 비용을 들이지 않고도 안정적인 수익을 거둘 수 있다. 시장 진입에 규제가 없다는 점도 장점이다. 사업자는 주무 부처에 신고 후 등록 등 절차만으로 방송채널 사업에 진출할 수 있다.

미디어로그 홈페이지 캡쳐.

LG유플러스의 방송채널 사업 진출 결정 역시 이 같은 배경하에서 이뤄진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방송채널의 성공 여부가 채널 송출 가구 수에 따라 달라진다는 점에서, 800만명 이상의 가입자를 확보한 LG유플러스의 방송채널은 안정적인 수익 확보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PP업계 관계자는 “일반 방송채널 사업자의 경우 1천만 가구 이상의 송출 가구를 확보하면 수익 측면에서 안정적이라고 판단한다”며 “이번 신규 PP의 경우에는 LG유플러스와 자회사인 LG헬로비전만으로 800만 가구를 확보했다는 점에서 유리한 입장에 놓인 셈”이라고 말했다.

■ IPTV 계열 PP 등장에 중소 PP는 ‘노심초사’

다만, 일각에서는 LG유플러스의 방송채널 사업진출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내놓는다. 케이블TV 인수로 몸집을 불린 대형 유료방송플랫폼 사업자의 방송채널 사업 진출이 중소 PP의 위기를 가속할 수 있다는 우려다.

실제로 IPTV·케이블TV 사업자는 한정적인 재원을 PP에게 ‘채널사용료’ 명목으로 지급한다. 규제기관이 정한 전체 방송수신료 중 채널사용료 비중은 IPTV 14%, 케이블TV 25%다. 플랫폼 사업자가 이용자로부터 100만원의 방송수신료를 걷어 들였다고 가정하면, IPTV는 14만원, 케이블TV는 25만원을 백여개의 PP가 나눠가져야 한다는 뜻이다.

방송수신료 중 플랫폼이 PP에게 지급해야하는 총액이 한정적인 만큼, 추가적인 PP의 등장은 중소 PP 입장에서 위기감을 고조시키기 마련이다. 대형 유료방송 사업자의 자회사가 방송채널 사업에 진출할 경우 위기감은 더욱 높아진다. 플랫폼 사업자가 자회사 PP에만 유리한 조건으로 계약을 체결할 경우, 중소 PP사업자에게 돌아갈 몫이 줄어드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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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같은 우려는 LG유플러스에 이어 또 다른 IPTV 사업자가 추가로 방송채널 진출을 타진 중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심화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케이블TV 사업자인 티브로드를 인수한 SK브로드밴드 역시 방송채널 사업 지출을 위한 준비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중소PP 관계자는 “IPTV가 케이블TV를 인수·합병한 이후 거대 플랫폼사업자로 자리매김하면서, 채널 편성 권한 등을 악용해 말을 듣지 않는 PP를 제외시키는 일이 벌어질 수 있다”며 “자회사 PP에만 좋은 채널과 높은 채널사용료를 제공하는 방식으로 간접 지원할 경우 중소 PP는 더 어려워질 것”이라고 우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