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전문가들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경제적 충격이 글로벌 금융위기보다 약 50%, IMF 외환위기보다 약 15% 더 크다고 진단했다. 이들은 21대 국회 최우선 정책과제로 '규제 혁신'과 '노동시장 개혁'을 꼽았다.
한국경영자총협회는 경제전문가(경제·경영학 교수) 222명을 대상으로 21대 국회에서 추진해야 할 경제·노동 분야 정책과제와 코로나19가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 등 '최근 현안에 대한 경제전문가 의견 조사결과'를 24일 발표했다.
■'신산업규제·유연근무제 제한 완화·임금체계 개편' 시급
설문 조사결과 21대 국회의 최우선 정책과제는 ‘규제혁신’, ‘노동시장 개혁’이라는 응답이 높게 나타났고, 노동시장 부문은 ‘유연근무제 제한 완화’, ‘직무·성과 중심 임금체계 개편 촉진’이 가장 시급한 입법과제로 나타났다.
응답자들은 21대 국회가 추구해야 할 최우선 정책과제로 ‘진입규제 폐지, 신산업규제 완화 같은 규제혁신’(73.4%), ‘노동시장 유연화 같은 노동시장 개혁’(57.2%)을 많이 지적했다.
경쟁력 있는 노동시장 조성을 위해 가장 시급한 입법과제로는 ‘유연근무제 제한 완화’(45.0%), ‘직무·성과 중심 임금체계 개편 촉진’(44.6%)을 꼽았다. 이어 ‘최저임금제도 개편’ 34.2%, ‘해고법제 경직성 완화’ 32.9%, ‘기간제·파견 규제 완화’ 14.4% 순으로 나타났다.
노사관계 선진화를 위해 가장 시급한 입법과제는 ‘쟁의행위시 대체근로 허용’(45.9%)라고 답변했다. 그 외 응답은 ‘부당노동행위제도 개선’ 41.4%, ‘단체교섭 대상 명확화’ 21.6%, ‘사업장 내 쟁의행위 금지’ 19.8% 순으로 나타났다.
21대 국회가 견지해야 할 재정운용 기조에 대해서는 ‘재정확대가 필요하지만 최소한으로 해야 한다’는 응답이 높았고, 법인세 최고세율과 상속세 최고세율에 대해서는 ‘인하가 필요하다’는 응답이 가장 높게 나타났다.
■ "재정 확대 속 최소한 운용해야…법인세·상속세 인하 필요"
재정운용 기조에 대해서는 응답자의 41.0%가 ‘재정확대가 필요하지만 최소한으로 해야 한다’고 답변했다. 다음으로 ‘균형 재정 유지가 필요하다’ 27.5%, ‘최근 추세보다 더 확대해야 한다’ 22.5%, ‘긴축재정이 필요하다’ 9.0%로 집계됐다.
법인세 최고세율에 대해 ‘국제경쟁력 확보 차원에서 인하’라는 응답이 55.4%, ‘세수 확보 차원에서 인상’이라는 응답이 11.7%로 나타났다. 상속세 최고세율에 대해서는 ‘기업 경영의 영속성 확보 차원에서 인하’라는 응답이 54.1%, ‘부의 대물림 방지와 소득불평등 해소를 위해 인상’이라는 응답이 18.9%로 나타났다.
이 같은 응답결과에 대해 경총은 우리와 세계시장에서 경쟁하는 주요국들이 법인세 최고세율을 인하한 반면, 우리나라는 오히려 최고세율을 인상(22%→25%, ‘18년)해 기업의 조세경쟁력이 저하된 점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상속세와 관련해서 경총은 "우리나라는 기업승계 시 높은 세율과 최대주주 할증평가로 상속세 부담(할증평가 고려시 최고세율 60%)이 세계 최고 수준인 점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OECD 36개국 중 17개국은 직계비속에게 기업승계 시 상속세 부담이 없고, 10개국은 세율을 낮게 차등적용하고 있다.
■ "코로나 충격, 금융위기比 50%↑…회복에 1~2년 소요"
코로나19가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조사한 결과, 응답자들은 코로나19 사태의 경제적 충격을 글로벌 금융위기보다는 약 50%, IMF 외환위기보다는 약 15% 크게 체감하는 것으로 나타났고, 코로나19 사태 이전으로 경제여건이 회복되기까지 소요되는 기간에 대해서는 ‘1년~ 2년’이라는 응답이 가장 높게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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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가 겪은 3번의 경제위기에 대한 충격 체감도를 조사한 결과, 응답자들의 충격 체감도(평균치)가 글로벌 금융위기를 100으로 볼 때 IMF 외환위기는 130.2, 코로나19 사태는 149.5로 나타났다. 즉 지금의 코로나19 사태로 인한 경제적 충격을 글로벌 금융위기보다는 49.5%, IMF 외환위기보다는 14.8% 크게 체감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 경제여건이 코로나19 사태 이전으로 회복되기까지 걸리는 기간에 대해서는 ‘1년~2년 걸린다’는 응답이 41.9%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이어 ‘6개월~1년’ 26.1%, ‘얼마나 걸릴지 가늠하기 어렵다(장기침체)’ 18.5%, ‘6개월 미만’ 10.4%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