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의 제조 분야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36-1부 - 디지털 트랜스포머, 독일에서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경험

전문가 칼럼입력 :2020/05/21 08:21

볼프강 바인하우어, 클라우스 페터 프랙, 김은 (사)한국ICT융합네트워크 상근부회장
김은 (사)한국ICT융합네트워크 상근부회장

독일에서 인더스트리 4.0을 시작으로 제조분야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이 진행되면서 이를 지원하는 다양한 방법과 도구가 개발되고 있다. 이러한 방법론 가운데 하나로 여기에서는 Fraunhofer Institut fuer Arbeitswirtschaft und Organisation IAO(노동 경제 및 조직을 위한 Fraunhofer 연구소 ; Fraunhofer IAO)에서 개발한 Digital Transformer(디지털 트랜스포머)에 대해 소개한다. Fraunhofer IAO는 Fraunhofer 연구소의 70여개 연구 분소 가운데 하나로 노동 경제 및 기업 경영 관련 연구에 집중하고 있다. [편집자 주]


Part 1: 여정의 시작 - 현재 위치 및 목표

제조업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새로운 디지털 경제의 예로 흔히 아래와 같은 플랫폼 경제의 대표적인 사례가 언급된다 : 보유 자동차가 한 대도 없는 세계 최대 택시 회사인 우버, 자체 창고가 없는 세계 최대 유통업체인 아마존 및 알리바바, 스스로 콘텐츠를 만들지 않는 세계 최대 미디어 기업 유튜브, 자체 객실을 보유하고 있지 않은 세계에서 최대 호텔 체인인 에어비엔비 등 이러한 기업들은 디지털 플랫폼의 파급효과를 볼 수 있는 실제 모범 사례다. 그러나 이는 제조업의 디지털화를 보여주지는 않는다.

글로벌 시장에서 활동하는 많은 독일 제조 중소중견기업이 디지털화를 하는 이유는 우수한 직원과 함께 디지털 기반으로 변화하는 경쟁 환경에서도 지속적으로 성과를 내도록 하는 것이다. 기계, 설비, 재생 에너지, 화학 및 소비재 산업 등에서 활동하는 독일 중소중견기업들이 시장에서 현재의 경쟁력을 확보한 것은 이노베이션 역량 덕분이다. 이러한 경쟁력은 - 직원들의 역량, 시장에 대한 지식, 업무처리절차, 특허 등을 기반으로 비즈니스 활동에서 핵심 역량을 유지하면서도 - 이제 디지털 경쟁력 측면에서 확대되어야만 한다.

한국에서도 점점 더 확대되고 있고, 특히 독일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는 혁신적인 중소중견기업의 디지털화는 진화론적인 발전, 즉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를 의미하지만 앞에서 언급한 사례와 같은 디지털적인 와해(digital disruption)를 의미하지는 않는다.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이란 기업이 비즈니스 모델, 구조, 역량을 디지털 시대의 경쟁력에 전략적으로 정렬하는 것을 의미한다. 그리고 이는 제품의 디지털화, 디지털 비즈니스 모델의 이용, 프로세스의 디지털화 등을 통해 달성 가능하다. 여기서 프로세스의 디지털화는 효율성을 가능한 최대화하고 기획 역량을 확보하기 위한 것이다. 이러한 프로세스를 성공적으로 해결할 수 있기 위해서는 변화를 촉진하고 구체적인 조치의 파급효과를 검증할 수 있는 효과적인 방법과 도구가 필요하다.

체계적인 경영관리를 위한 방법 및 도구

Fraunhofer 연구소는 유럽에서 가장 큰 응용 기술 연구기관이다. Fraunhofer의 사명은 기업에 새로운 기술을 제공하고 업계와 함께 이노베이션을 촉진하는 것이다. 비영리 기관인 Fraunhofer는 업계의 프로젝트를 통해 스스로 자금을 조달하며 MP3 음악 포멧 또는 많은 산업용 자재 및 원료의 발명으로 잘 알려져 있다.

일련의 중소중견기업 및 대기업들은 이미 몇 년 전부터 Fraunhofer IAO에게 기업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위한 체계적인 경영관리 방법론 개발을 요청했다. 그 결과 Fraunhofer IAO는 많은 기업들과 공동 연구를 통해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위한 일련의 방법과 도구를 개발했다. 그렇게 만들어진 방법론 "디지털 트랜스포머(Digital Transformer)"에는 다음과 같은 방법들이 포함된다.

- 디지털 성숙도 측정 모델,

- 디지털 비즈니스 모델 패턴 카탈로그,

- 디지털 전략 개발을 위한 워크숍 방식 및 프레임 워크,

- 트랜스포메이션 제어를 위한 조직 형태 유형,

- 디지털 KPI (Key Performance Indicator, 핵심성과지표) 시스템

이와 같이 개발된 방법들은 다양한 회사에서 개별적으로 적용되었으며, 검증되고, 최적화되었다.

"디지털 트랜스포머" 가운데 여기에서는 성숙도 모델이 간략하게 소개된다. 이는 KPI 시스템 기반으로 개발되었으며 - 건설 기업 STRABAG, 항공 운송 기업 Lufthansa Cargo 또는 일반 은행인 Commerzbank와 같은 - 여러 기업의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장기적으로 경영관리하는 데 사용되었다.

성숙도 모델에서 주요 KPI 시스템으로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여정의 출발점, 즉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진행하기 위해 방향을 잡는데 가장 중요한 도구는 자신의 현재 상황을 확인하는 성숙도 측정이다. 그러나 디지털 성숙도가 중소중견기업에게 무엇을 의미하는가?

단지 기술 벤치마킹 기반 디지털 성숙도 측정은 의미가 없다. 그 이유는 디지털 기술은 지속적으로 빠른 속도로 발전하고, 대상이 되는 기업을 위해 어떤 기술이 중요한지는 고려되지 않기 때문이다. 기술에만 집중할 경우 일부 영역에서 기술적으로 “과잉 투자” 상태가 되는 것도 가능하다. 즉, 어떤 관점에서는 사업적으로 성과를 얻는데 필요 이상으로 디지털화를 추진하는 것 또한 가능하다. 특정 투자가 고객을 위해 중요하지 않다면 바로 과잉투자가 되는 것이다.

[그림 1] 디지털 성숙도 측정에서 고려할 사항 (제조기업 사례)

Fraunhofer IAO가 파트너와 함께 개발한 성숙도 모델은 다음과 같은 일반적으로 고려할 사항을 포함한다.

- 전략 및 비즈니스 모델,

- 조직, 경영관리 및 협업,

- IT 및 프로세스 자동화,

- 트랜스포메이션 및 문화,

- 업무 수행 능력 및 직무 등.

성숙도 모델은 또한 추가로 기업의 핵심 프로세스에 있어서 성숙도를 개별적으로 확인하는 몇 가지 산업 및 기업별 관점을 포함한다. 이는 화학회사, 기계회사, 보험회사 등 산업 및 기업에 따라 다르다.

이러한 각각의 측면에서 보다 구체적인 인터뷰 또는 광범위한 웹 기반 설문 조사를 통해 기업별 디지털 성숙도 및 목표와의 차이를 확인할 수 있는 자료가 수집된다. 그런 다음 목표 및 현재 상태가 정량적으로 1에서 9까지 평가되고, 정량 평가에 대해 서술식으로 이유가 추가로 정리된다.

디지털화가 부수적인 활동으로 진행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 성숙도 결정에서 다음 사항이 반드시 확인되어야만 한다.

- 디지털 전략과 함께 어떤 전략적 방향을 따라야 하는가?

- 다양한 KPI에서 디지털화의 목표치가 무엇인가?

이를 통해 디지털화 추진의 목표와 기준은 이상적인 기술적인 성숙도가 아니라 KPI 관점에서 목표를 반영하는 구체적인 모습이 된다.

예를 들어 자동화 기술 제공업체는 제품 혁신, 고객 및 공급기업과의 관계 그리고 제품을 빠르게 시장에 출시(time to market) 할 수 있는 능력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반면 제조 효율성은 다소 떨어질 수 있다. 그 이유는 제품의 품질, 서비스 포트폴리오, 고객 요구에 따라 대응할 수 있는 능력을 통해 - 가격이 아니라 - 경쟁에서 차별화가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이와는 반대로 표준화되어 대체 가능한 제품을 판매하는 은행은 처음부터 끝까지 전체 프로세스 디지털화에 집중하고 거기에 더해 고객에 대한 신속 대응 및 비즈니스 모델 확대를 중요하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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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숙도 수준을 한 번 평가하는 것은 디지털 전략 개발 및 구현 로드맵의 좋은 출발점이 될 수 있다. 그리고 연 단위로 반복되는 측정을 통해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달성도가 측정될 수 있다.

그러나 기업이 실제로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을 추진하기 위해서는 상기한 측정만으로는 불충분하다. 따라서 추가로 디지털화 프로그램의 프로젝트 진행 단계를 측정하는 나침반뿐만이 아니라 기업의 상위 목표 달성에 도움이 되는 Strategic Controlling(전략적 관리)도 필요하다. 이에 대해서는 [36-2부] "여정은 계속됨: 나침반 및 지원 도구"에서 소개한다.

*본 칼럼 내용은 본지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

볼프강 바인하우어

프랑스 ESRF Grenoble(물리학 및 전산학 전공) 졸업 및 연구원. Fraunhofer Singapore 근무. Fraunhofer IAO의 Web Application Engineering 책임자 역임. (현)Fraunhofer IAO의 디지털 전략 및 조직 설계 담당 책임자.

클라우스 페터 프랙 박사

(현) Fraunhofer IAO의 조직 개발, 디지털화 및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분야 프로젝트 매니저. Stuttgart 대학 기계공학 박사. Hohenheim 대학 경제학 석사.

김은 (사)한국ICT융합네트워크 상근부회장

(현) 스마트제조혁신포럼(SMIF) 사무총장, 울산과기원(UNIST) 겸임교수. SAP 코리아 상무, 독일 프라운호퍼 포커스 연구소Fraunhofer FOKUS 한국 대표, 삼일회계법인/PWC 상무, 카이스트 소프트웨어대학원 초빙교수, 독일 뮌스터대학교 객원연구원, 한국정보사회진흥원 IT성과관리단장, 소프트웨어정책연구소 초빙연구원을 역임했다. 독일 쾰른대학교에서 경영학 석사학위와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주요 저서로는 'Enterprise Solution', '이제 SAP ERP로 성공을 열자'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