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포스트 코로나 시대, 도시 재창조를 위해 필요한 것

다쏘시스템코리아 김은광 컨설턴트

전문가 칼럼입력 :2020/05/20 13:28    수정: 2020/06/26 21:14

김은광
김은광 다쏘시스템코리아 컨설턴트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팬데믹 확산으로 우리는 평생 만나지 못했던 새로운 환경에 직면해 있다. 많은 기업이 재택근무를 실시하고, 차량과 항공기가 멈추고 공장, 상점은 문을 닫았다. 사상 초유의 온라인 개학이라는 새로운 경험도 맞이했다. 전 세계 35억 인구가 멈춰버리자 공기는 깨끗해지고 도시도, 하늘도, 바다도 조용해지면서 일부 자연의 모습이 되살아나고 있다. 코로나의 역설이다. 소위 ‘언택트’로 대변되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가 도래하면서 우리들의 삶의 방식도 자연의 변화만큼 크게 바뀔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도시 인프라가 이러한 변화를 빠르고 유연하게 대응할 준비가 되어 있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이번 위기를 통해 우리의 도시도 이전보다 더 똑똑하고 효율적으로 재창조하는 계기로 삼아야 할 것이다.

쇼핑 문화의 변화를 예로 들어보자. 아마존과 쿠팡의 실적에서 보듯이 앞으로 보다 많은 사람은 온라인 또는 모바일 쇼핑을 즐길 것이며, 이에 따라 배송 물량은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이다.

그렇다면 도시는 이러한 모빌리티 변화에 어떻게 대응해야 할까?

도요타에서 지난 CES2020에서 공개한 미래형 도시 ‘우븐 시티(Woven City)’ 계획을 살펴보면 미래의 스마트시티가 어떻게 구현될 것인지에 대한 힌트를 얻을 수 있다.

우븐시티는 세 가지 유형의 도로가 그물망처럼 묶여 있기 때문에 ‘짜여진(Wooven) 도시’로 이름이 지어졌다고 하는데, 이 세 가지 도로 유형은 도요타의 자율주행차가 주행할 수 있는 차량 도로, 보행자와 개인형 모빌리티 서비스가 공존하는 도로, 보행자 전용 도로를 가리킨다. 집 지하창고에는 스스로 집안에 물건을 갖다 놓을 수 있도록 작은 로봇과 컨베이어 벨트가 설치될 것이라고 한다.

과연 도요타의 이 야심 찬 계획이 성공할 것인지는 지켜봐야 할 것 같다. 도시는 거대한 종합예술과도 같다. 이러한 계획이 실현되기 위해서는 도시의 지하 공간, 도로 구조, 건물 구조, 전력공급망, 통신망, 배송 로봇, 물류 서비스 등이 새롭게 설계되고 도시에 구현되어야 한다. 그리고 새로운 도시 인프라와 서비스에 대한 법과 제도가 마련되어야 실제로 건축허가가 나고 서비스도 시작될 수 있을 것이다.

결국엔 도시 종합예술에 참여하는 수많은 이해관계자, 기업, 정부 기관, 시민들이 함께 머리를 맞대고 고민하지 않으면 결코 성공할 수 없다는 것이다. 도시는 비가역성의 특성이 있어 도로와 건물이 지어진 후에는 이전으로 되돌리는데 엄청난 대가를 수반한다. 즉, 많은 사람이 함께 협업하기 위한 플랫폼은 선택이 아닌 필수다.

이러한 관점에서 볼 때 프랑스의 도시 렌의 사례는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이들은 도시 재건을 위해 디지털 협업 플랫폼을 도입하여 성공적으로 활용하고 있다. 이들은 도시 전체 영역을 시각화한 디지털 3D 모델을 개발하고, 이를 단일 모델로 삼아 가상환경에서 새로운 도시 인프라와 서비스를 모델링, 분석, 시뮬레이션, 시각화를 진행한다. 도시 설계자, 건축가, 엔지니어링 회사가 플랫폼상에서 인프라와 건물을 설계하고, 해당 설계도를 3D 도시 모델로 구현하여 이해관계자의 의견을 수렴하며, 관련 부서 공무원은 관련 법규와 문제점을 검토하여 인허가를 지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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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전례 없는 혼란의 시대에 살고 있다. 코로나19로 촉발된 도시 변화와 빠르게 성장하는 IT 및 통신 기술은 우리들이 살고, 일하고, 이동하는 방식을 바꾸고 있다. 이것은 새로운 시장을 만들어 우리 기업들에 새로운 기회를 제공할 것이다. 하지만 이 변화에 빠르게 적응한 기업만이 살아남게 될 것이다.

이번 코로나19 사태로 커다란 외부 충격에 우리가 사는 도시가 보다 유연하게 대응하는 ‘재해 안전 도시’로 전환되는 새로운 시작점이 되기를 기대해 본다. 이것은 현 정부가 미래 성장산업으로 적극 육성 중인 스마트시티 산업의 성패와도 직결되기에 그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이다.

*본 칼럼 내용은 본지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