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정빈의 써보고서] 손맛 좋은 LG벨벳, 1인 미디어에 '딱'

실물이 더 예쁜 6.8인치 LG벨벳 사용기...색상·디자인 매력

홈&모바일입력 :2020/05/15 08:00    수정: 2020/05/16 23:49

"오 이쁘네? 가볍다!"

디자인에 승부를 건 LG전자의 전략 스마트폰 'LG 벨벳'을 받아 본 직후 첫 반응이다. 사진으로 봐왔던 색상보다는 실물 색상이 훨씬 예뻤다. 또 얇고 슬림하고 가볍다는 느낌이 강했다. LG전자의 절치부심이 확 느껴지는 디자인이었다.

LG벨벳 일루전 선셋 색상.

LG전자는 상반기 국내에 출시하는 첫 전략 스마트폰으로 LG벨벳을 택했다. 처음으로 프리미엄 라인업인 LG V60씽큐를 국내에 출시하지 않고, 그 대신 내놓기로 택한 '매스 프리미엄' 제품이다. V60씽큐가 지난 3월 북미 시장에 출시된 후 약 두 달만에 출시하는 전략 스마트폰이다.

LG전자는 LG벨벳으로 LG 스마트폰 브랜드 이미지를 제고하고, 장기 부진에 빠진 사업 턴어라운드를 위한 분위기 개선에 성공할 수 있을까. 15일 국내에 공식 출시되는 LG벨벳을 며칠간 들고 다니며 사용해봤다.

LG벨벳은 왼쪽부터 오로라 화이트, 일루전 선셋, 오로라 그린, 오로라 그레이 네 가지 색상으로 출시된다.

■ 잘 나온 색상, 슬림한 디자인 강점…전면 카메라 디자인 아쉬워

(좌) LG벨벳 후면. (우)LG벨벳 전면.

첫 만남에 가장 눈길을 끄는 건 단연 색상이다. LG 벨벳은 먼저 빛에 따라 색상이 다르게 비춰지는 글로시한 색상을 택했다. 오로라 화이트, 오로라 그레이, 오로라 그린, 일루전 선셋 4가지 색상으로 출시된다. 개인적으로는 오로라 화이트와 일루전 선셋 색상이 가장 마음에 들었으며, 오로라 그린도 색상이 잘 나왔다.

후면에는 카메라 세 개와 플래시를 세로로 배열했다. 마치 물방울이 떨어지는 듯한 느낌을 주기 위해 고안된 디자인이다. 최근 플래그십 스마트폰들이 인덕션 모양의 카메라 디자인을 배치한 것과 차별화되는 포인트다. 맨 위에 있는 카메라만 조금 튀어나오고 나머지 두 개의 카메라는 후면 커버 안에 들어가 있어 깔끔하고 세련된 인상을 줬다.

후면 디자인이 매우 만족스러웠던 반면, 전면 디자인은 조금 아쉬운 감이 없지 않았다. 먼저 가장 눈에 띈 건 바로 전면 카메라 디자인이다. 펀치홀 디자인이 아닌 물방울 모양으로 파여진 노치 디자인을 선택했다. 펀치홀 디자인을 택했다면 조금 더 깔끔하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들었다.

■ 6.8인치 대화면 몰입감 업…베젤 두께는 아쉬워

(상) 6.8인치 LG 벨벳 (하) 6.3인치 갤럭시노트10 화면 크기 비교.
(좌) 6.8인치 LG벨벳, (우) 4.7인치 아이폰SE 화면 정보 노출양 비교.

화면은 6.8인치 대화면을 써 세로로 긴 시원한 디스플레이 환경을 제공했다. 다만 상하의 베젤이 조금 두껍다는 느낌을 받았다. 6.8인치에 20.5:9 화면비를 갖춘 디스플레이는 영상을 보거나 게임을 할 때 몰입감을 높여줘 특히 좋았다.

무게는 180g으로 매우 가벼웠다. 최근 나온 플래그십 스마트폰 갤럭시S20 울트라가 220g, V60씽큐가 214g이라는 것과 비교하면 꽤나 가벼워진 무게다. 6.8인치 대화면에 세로가 꽤 긴 스마트폰이지만 너비가 74.1mm로 좁아 큰 크기에 비해 매우 얇고 가볍다는 인상을 줬다.

여기에 3D 아크 디자인을 적용해 그립감도 더했다. 3D 아크 디자인은 갤럭시에 많이 쓰이는 엣지와 비슷한 디자인으로 디스플레이 좌우 끝을 완만하게 구부리고, 후면 커버도 동일하게 구부린 디자인이다. 손에 쥐었을 때 양 쪽 모서리가 둥글면서도 얇게 가로로 긴 타원형 모양으로 빠져 '손맛'이 좋았다. LG가 '계속 보고 싶고, 만지고 싶은' 스마트폰 구현에 초점을 맞췄다고 밝혔는데, 그 의도에 어느 정도 수긍이 가는 디자인이었다.

(상) LG벨벳에는 3.5mm 이어폰 단자가 탑재됐다. (하) 3D아크 디자인이 적용된 LG벨벳(좌)과 엣지 디자인이 적용된 갤럭시노트10(우) 비교.

■ 야간 사진 무난…줌은 많이 흔들려

디자인은 합격점이었다면, 내부 기능은 어떨까. 카메라를 먼저 살펴봤다. LG 벨벳의 후면 카메라는 트리플 카메라로, 4천800만 화소 표준 카메라, 800만 화소 광각 카메라, 500만 화소 심도 카메라로 구성됐다.

LG벨벳으로 찍은 야간 사진.
LG벨벳으로 최대 10배 줌해서 찍은 야간 사진.

최근 보급형 스마트폰들도 쿼드 카메라(4개)를 탑재하는 추세에 비춰봤을 때는 조금 아쉬운 부분일 수 있다. 특히, 이번 LG 벨벳에는 광학 이미지 흔들림 보정(OIS) 기능이 빠졌다.

실제 야간 사진을 찍어 본 결과, 크게 사진이 흔들리지는 않았다. 쿼드 비닝 기능을 적용해 저조도 촬영에서의 사진 기능을 보완했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줌을 했을 경우에는 크게 흔들려 좋은 사진을 찍기 어려웠다. 야간 사진 외에 주간 사진이나 실내 사진의 경우에는 여러 개의 카메라를 탑재한 스마트폰과 큰 차별점이 보이진 않았다.

LG벨벳으로 촬영한 사진.

■ 게임, 음질 일반인에겐 OK…콘텐츠 영상에 딱!

LG 벨벳은 퀄컴의 5G 통합 칩셋인 스냅드래곤 765 5G를 탑재했다. 일각에서는 최신 AP인 스냅드래곤 865보다 한 단계 낮은 제품군의 칩셋을 써 '매스 프리미엄'이라고 할 수 있느냐는 지적이 나왔다. 성능이 많이 떨어질 것을 우려한 지적이다.

조금 더 오래 사용해봐야 성능 차이가 실제로 얼마나 나는지 확실히 알 수 있겠지만, 단기간 게임을 해 본 결과로는 게임이 버벅거리거나 부드럽게 구동되지 않는다는 느낌은 받지 못했다.

LG벨벳으로 소셜 어드벤처 게임 '스카이: 칠드런 오브 라이트' 구동한 모습.

LG 벨벳은 4천300mAh 배터리를 장착했다. 소셜 어드벤처 게임 '스카이: 칠드런 오브 라이트'를 25분 실행했을 때 배터리는 8%가 줄었다. 1시간을 하게 되면 19.2 %가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LG 벨벳에는 그동안 LG의 강점이었던 고음질 오디오를 구현해주는 쿼드덱(Quad DAC) 기능이 빠졌다. 유선 오디오 사용자를 위한 3.5mm 이어폰 단자를 탑재했는데, 유선 오디오 이용 시 유용한 쿼드덱이 빠진 것은 아쉬울 수 있는 부분이다.

이에 LG전자는 최첨단 인공지능 사운드를 사용해 쿼드덱에서 느꼈던 음감을 지속적으로 느낄 수 있다고 밝혔다. 기자의 경우, 일상생활에서 주로 무선 이어폰을 사용하는 입장이라 쿼드덱 기능의 부재를 느끼긴 어려웠다.

LG 벨벳은 무엇보다 1인 미디어를 찍기에 딱 좋은 스마트폰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바로 동영상 모드에 탑재된 ASMR 레코딩, 보이스 아웃포커스 기능 때문이다. 보이스 아웃포커스 기능은 배경 소음과 찍는 대상의 소리를 구분해주는 기능인데, 이 기능을 사용하니 공사 소리가 들리는 야외에서도 찍는 사람의 목소리가 뚜렷이 들리는 걸 느낄 수 있었다. 비싼 장비 없이도 휴대폰으로 영상 콘텐츠를 찍고 싶은 사용자들에게는 해당 기능이 매력적인 요소로 다가올 수 있다.

■ 남은 건 가격…89만9천원, 소비자 체감은?

이제 남은 건 가격이다. LG 벨벳의 자급제 모델 출고가는 89만9천원이다. 그리 싸지 않은 가격이다. 예쁜 옷을 보더라도 가격이 비싸면 갑자기 옷이 안 예뻐보이는 마법의 경험을 해 본 소비자로서 봤을 때, 가격은 품질 좋은 제품이더라도 다시 한 번 구매를 생각해보게 하는 굉장히 중요한 포인트다. 소비자가 LG 벨벳의 출고가를 어떻게 느끼느냐가 LG 벨벳의 성공 여부에 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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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LG전자는 LG벨벳 정식 출시도 전에 체감 가격을 낮추기 위한 '50% 할인 프로그램을 진행한다'고 밝혔다. 이동통신3사와 협업해 고객이 벨벳을 구매해 24개월간 사용한 후 제품을 반납하는 조건으로 출고가의 최대 50%를 할인해주는 프로그램이다. 단, 반납 후 LG전자의 프리미엄 단말기를 재구매해야 한다.

LG 벨벳의 강점과 소비자에게 가성비를 느끼게 할 수 있는 가격 정책이 얼마만큼 시너지를 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

LG벨벳으로 촬영한 사진.
LG벨벳으로 촬영한 사진.
LG벨벳으로 촬영한 사진.
LG벨벳으로 촬영한 사진.
LG벨벳으로 촬영한 사진.
LG벨벳으로 촬영한 사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