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가 세계적으로 유행하면서 인류와 신종 감염병 사이에 대전쟁이 벌어지고 있다. 특히 세계 주요 국가는 치료제와 백신 개발 전쟁을 벌이고 있다.
이 모든 과정에서 주목되는 게 인공지능(AI)이다. 감염병 발생을 예측하고, 확진자의 동선을 추적해 질병 확산을 통제하고, 치료제와 백신 개발을 지원하는 등 AI야 말로 감염병 전쟁과 승리하기 위해 꼭 필요한 핵심기술이 되고 있는 것이다.
■WHO보다 AI가 먼저 코로나19 발생 예측했다
신종 감염병 위기가 도래하면서 이를 예측하고 예방하는 기술로 AI가 주목받고 있다. 코로나19를 가장 먼저 예측한 것도 AI 기반 알고리즘이다.
세계보건기구(WHO) 진단보다 앞선 지난해 12월31일 캐나다 AI기반 건강 모니터링 플랫폼 블루닷이 고객들에게 코로나19를 알린 바 있다. 언론 보도나 동식물 질병 네트워크 등에서 나온 데이터를 모아서 분석해 감염 위험을 파악했다.
KT도 AI 기술을 활용해 신종 감염병 최초 발생 지역을 추적할 예정이다. KT는 아웃브레이크 모니터링 시스템을 올해 안으로 질본에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아웃브레이크 모니터링은 KT 원천 기술인 문서기계 독해(MRC) 기술이 적용됐다.
수작업 리서치를 통해 감염병 원천을 찾는 것보다 이 시스템을 통해 훨씬 신속하게 감염병 대응이 가능하다. 이를 통해 감염병 발생 지역에 대한 적절한 조치를 취할 수 있게 된다.
감염병 역학 조사에도 AI가 활용된다. 최근 국토교통부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질병관리본부는 '코로나19 역학조사 지원시스템'을 정식 운영 중이다.
코로나19 역학조사 지원시스템은 빅데이터 분석을 통해 확진자의 이동 동선 및 시간대별 체류지점을 자동으로 파악 가능하다. 여기에 대규모 발병지역 데이터를 분석해 지역 내 감염원 등을 알아 낼 수 있다.
국토교통부와 과기부, 질본은 코로나19 역학조사 지원시스템을 이번 코로나19 대응에 우선 적용하고, 향후에도 감염병 역학조사 지원을 지속적으로 강화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AI 기술을 활용한 예방도 이뤄진다. 네이버는 클로바를 통해 경기도 성남시의 코로나 능동 감시자에게 하루 2번씩 자동으로 전화를 걸어 발열과 호흡기 증상 등을 확인하는 AI 기반 음성봇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 코로나19 진단, AI로 더 빠르게
AI는 더욱 신속하게 코로나19 감염 여부 진단을 할 수 있도록 돕는다. 지난달 국내 의료 AI 솔루션 개발 기업 주식회사 뷰노는 코로나19 장기화에, 자사의 AI 기반 흉부 CT 영상 판독 솔루션과 흉부 엑스레이 판독 솔루션을 전 세계 무료 공개했다.
뷰노가 제공하는 AI 기반 폐 CT 영상과 흉부 엑스레이 영상 판독 보조 서비스는 코로나19 폐렴과 관련된 병변을 자동으로 탐지하고 비정상의 정도를 정량화하여 제공한다. 코로나19 의심환자의 선별 및 확진 환자의 경과 관찰, 후향적 연구 등의 모든 단계에서 활용될 수 있다.
뷰노뿐 아니라 국내 의료 AI업체 루닛도 의료진과 환자를 돕기 위해 코로나19 엑스레이 영상분석 전용 제품을 개발해 온라인에서 무료로 공개했다. 이 회사는 폐 비정상 소견 진단 보조 AI 소프트웨어 '인사이트 CXR'을 개발, 국내외에 공급하고 있다.
루닛이 개발한 제품은 코로나19 엑스레이 영상 분석에 큰 도움을 준다. 코로나19 감염은 폐렴을 유발할 수 있는데, AI 알고리즘이 흉부 엑스레이 영상을 몇 초 만에 분석해 폐렴을 포함한 주요 폐 비정상 소견을 97~99%의 뛰어난 정확도로 검출, 의사의 판독을 보조해준다.
중국 톈진의과대학병원 등 연구진은 폐 CT결과를 통해 코로나19 감염 여부를 진단해낼 수 있는 AI를 개발했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453명의 폐 CT 이미지를 인공지능에게 학습시켜 코로나19로 인한 폐 손상의 특징을 구분하도록 했다. 연구진에 따르면 개발된 AI는 코로나19 감염 여부를 82.9%의 정확도로 분석할 수 있다.
중국 IT기업 알리바바도 폐 CT를 통해 코로나19 확진자를 구별할 수 있는 AI 검진 시스템을 개발했다. 해당 시스템은 현재 실전에 도입돼 활용되고 있다. 알리바바가 개발한 AI검진 시스템은 고도의 컴퓨터 비전 기술을 활용해 300여 장의 폐 CT 사진을 분석해 96%의 정확도로 20초 만에 코로나19 감염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AI 진단시약 개발시스템 개발을 통한 진단키트 개발에도 한창이다. 국내 바이오 기업 씨젠이 대표적이다. 지난달 씨젠은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코로나19 진단키트 제품의 긴급사용 승인을 받았다고 밝혔다.
이 제품은 실시간 유전자 증폭(RT-PCR) 방식의 코로나19 진단키트로, 3개의 목표유전자(E, RdRp, N) 모두를 검출해 코로나19 감염 여부를 확인한다. 국내에서 식품의약품안전처의 긴급사용 승인을 받았다.
씨젠은 중국에서 코로나19 사태가 발생한 직후 AI 진단시약 개발시스템을 이용해 코로나19 진단키트를 개발했다. 씨젠의 관계회사이자 국내 최대 검사기관인 씨젠의료재단은 자동화된 검사시스템을 바탕으로 하루 최대 1만5천건의 검사 역량을 갖췄다.
■ 치료제 개발에도 AI 활용
치료제 개발에도 AI가 활용된다. 최근 시판 중인 다른 질환의 치료제 중 AI를 통해 코로나19에 효과가 있는지 선별하는 식이다.
국내 AI 신약개발기업 디어젠은 이번 코로나19로 많은 관심을 받은 기업이다. 디어젠은 현재 다른 질환의 치료를 위해 사용하고 있는 항바이러스제를 AI로 분석해 코로나19에 적용할 수 있는 치료제를 예측했다.
그 결과 올해 1월 디어젠은 AI을 활용한 분석을 통해 이미 시판된 약물인 HIV(인간면역결핍바이러스)치료제 아타자나비르(제품명 레야타즈)가 코로나19 바이러스에 유효할 것이라고 예측하고 논문을 발표한 바 있다.
영국 AI기업인 베네볼런트AI는 인공지능을 이용해 코로나19 바이러스를 억제하는 약물을 찾는 중이다. 베네볼런트AI는 인공지능을 이용해 류마티스 관절염을 치료하는 바리시티닙이라는 약물이 코로나19 치료제로서 효과가 있다고 분석했다.
구글의 자회사 딥마인드도 의료용 AI '알파폴드'를 활용해 코로나19 치료법 개발에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딥마인드는 알파폴드를 이용해 코로나19 바이러스의 단백질 구조를 파악해 코로나19에 어떤 약이 효과가 있을지 밝혀내고 있다.
■ 정부도 신종 감염병 대응 AI 지원 나서
이에 정부도 신종 감염병 신속 대응을 위한 AI 기술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지난달 정부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농림축산식품부, 산업통상자원부, 보건복지부, 해양수산부, 식품의약품안전처, 농진청 등 주요부처와 민간전문가들이 참여한 가운데 제7회 바이오특별위원회를 열어 코로나19 극복을 위해 추경 등 각종 재원을 동원해 치료제·백신을 활용한 약물 재창출 연구를 지원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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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코로나19 신속대응을 위한 감시·예측·자가격리 등 AI·빅데이터 기반 기술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미래에 발생할 가능성이 있는 감염병을 예측하고 선제적으로 준비하고 대응하는 플랫폼을 구축해서 새로운 감염병이 발생했을 때 빠르게 대처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한 연구를 지원키로 했다.